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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성찰과 죽음에
대한 단단한 의식
-박필상 시인의 작품 세계
*천성수(시인, 평론가)
**제18회 성파시조문학상
(2001년)을 수상한 박필상
시인의 작품을 많이 접하지
못해 정확한 평을 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많은 작
품을 접하지 않았어도 박필
상 시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의식을 들여다보는 일은 그
렇게 어렵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박 시인은 태어나서 살아가
다가 다시 본래의 무로 돌아
가는 인간의 삶에 대한 의식
이 매우 튼튼하고 명확하다.
그리고 이런 튼튼하고 명확
한 의식이 자신의 생활에 그
대로 잘 나타나 있어 작품을
읽으면 삶과 죽음을 바라보
는 경지가 무척 넉넉하고 깊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 시인들이 쓴 작품들을
보면 글과 사람이 일치하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때가 간혹 있다. 다시 말하
자면 언행의 일치가 되지 못
해서 얼핏 보면 괜찮다고 느
껴지는 작품이 그 사람을 떠
올릴 때는 오히려 빛을 잃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박
시인은 자신의 작품과 삶이
일치하기에 언제 읽어도 감동
을 주고 독자를 공감시키는데
무리가 없다.
인간의 삶을 출생(시작)과 성
장(과정) 그리고 죽음(결과)
이라는 측면으로 놓고 볼 때
출생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
이 이루어지는 일이다. 그렇
지만 성장은 끝없이 갈등하고
고민하고 시련을 겪으면서 삶
을 옹골차게 엮어나가는 의지
와 관련된 과정이다.
박필상 시인은 이 성장의 과
정에 대해 나름대로 깊이 고
뇌하고 갈등하는 속에서 성
찰하는 작품을 그려내고 있
는 것도 하나의 특징으로 보
인다.그리고 어느 땐가 삶의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
고 다시 원래의 무로 돌아가
야 하는 죽음에 대한 강고한
의식이 또한 인상 깊은 특징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앞
에서 말한 이런 성장(과정)
과 죽음(결과)이라는 면에
초점을 맞추어 박 시인의
작품에 대한 감상을 적어
본다.
담쟁이
앞에 벽이 있을 때
비로소 힘이 난다
오를 곳이 없으면
시들시들 죽는다
폭우를 맞은 후에야
더욱 푸른 저 잎새
우리가 넋을 놓고
주저앉아 있을 때
말없이 온 몸으로
그 벽을 오른다
마침내 수천의 깃발
고지 위에 꽂는다
먼저 삶의 과정에서 볼 때
성파시조문학상 수상작인
박 시인의 <담쟁이>라는
위의 작품은 매우 강인한 느
낌을 준다. 사람은 어떤 환경
에서 살게 될지 이 세상에 나
오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부족한
것 없이 살다가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고 태어날 때부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랄 수
도 있다 또 살아가면서 뜻하
지 않은 갖가지 시련과 고난
에 봉착할 수도 있다. 이런
시련과 고난은 입학시험의 불합격일 수도 있고 사업 실
패일 수도 있고 불의에 대한
저항의 좌절일 수도 있다.
그럴 때 더 이상 현실의 시
련과 고난을 극복하지 못하
는 사람도 있고 자포자기하
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라도 사람은 자신
에게 닥쳐온 시련과 고난을
이겨낼 때 더욱 값지고 의미
있는 삶, 풍부한 삶을 살 수가
있다. 박 시인은 <담쟁이>의
첫 수 초장에서 고난과 시련
이 있을 때, 말하자면 극복해
야 할 대상이 있을 때 좌절하
거나 자포자기 보다는 오히
려 힘이 난다고 한다. 그런
극복할 대상, 도전할 대상이
없으면 시들시들 죽는다고 말하면서 도리어 시련을
겪으면서 끝없이 앞으로 나
아 갈 때 더 크게 푸른 세상
을 만들 수 있고 더 위대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고난과 고통을 극복
하고 났을 때 인생의 의미는
더욱 값진 법이다.
손을 씻으며
오늘도 어제처럼
슬픈 손을 씻는다
비롯한 세상 때로
더럽힌 마디마디
씻어도 오염이 되는
슬픈 손을 씻는다
움켰던 주먹 펴면
균열의 강이 울고
우우우 일어서서
흩어지는 잿빛 바람
모두 다 쓸려간 뒤의
갯벌 같은 이 고적孤寂
오늘도 어제처럼
슬픈 손을 씻는다
거칠고 분별 없는
욕망의 무쇠갈퀴
비워도 되채워 있는
슬픈 손을 씻는다
실상문학상 수상작인 <손
을 씻으며>는 박필상 시인
의 대표작 중 하나다.
<손을 씻으며>라는 제목의
'손' 대신 '마음'이나 '가슴'아
니면 '욕망' '욕심' '탐욕' 등을
놓고 읽어보면 조금 더 음미
하기가 좋다. 손을 씻는다는
것은 자기 반성, 자기 성찰이
다. 욕망, 욕심, 탐욕, 허욕 이
런 모든 것들이 시인에게 있
어서 더 씻어내야 할 것들이
다. 어제처럼 오늘도 내일도
끝없는 반성의 시간을 가지
면서 시인은 자신을 다듬고
자신을 바로 갖고자 애를 쓴
다. 그 반성은 일회적이 아니
고 늘 행하는 영속성에 있다.
첫 수 초장에서 '오늘도 어제
처럼 슬픈 손을 씻는다'는 내
용이 셋째 수 초장에서 반복
되는 것을 보면 시인의 삶은
세속적인 것에서 벗어난 삶
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식이
매우 강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워도 다시 채워져
있는 욕망, 욕심, 탐욕, 허욕'
을 씻기 위해서 시인은 죽을
때까지 성찰하면서 살아갈
것이라는 강한 신념의 일단
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면서 반성이 없고 스
스로의 잘못을 알지 못하는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욕망, 욕심, 탐욕, 허
욕을 줄여 나갈 때 세상은
살만한 곳이 될 수 있고 우리
자손들의 미래도 희망적이고
의미 있는 것이 될 수 있다.
지렁이
애초에 눈도 귀도
버리고 태어났네
손발도 무거워서
그냥 두고 왔다네
분별할 마음 없으니
알몸인들 어떠랴
어느 여름날 오후
소나기 그친 뒤에
젖은 땅 온 몸으로
꿈틀꿈틀 기어가다
한적한 길섶 어디쯤
한 벌 목숨 벗으리
뙤약볕 내리쬐어
꼬드러져 누운 육신
개미 떼 온갖 벌레
배불리 먹고 나면
겨자씨 한 알 만큼의
거름이야 늘겠지
제목의 <지렁이>는 시인
자신이다. 지렁이를 통해서
자신의 삶에 대한 마음가짐
을 빗대어 말하고 있다.
눈과 귀를 통해 보고 들으면
서 사람들은 자신보다 나은
자, 더 가진 자와 비교하게
되고 그 비교를 통해 욕심과
욕망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눈도 귀도 손발도 없
는 지렁이가 된다면 분별할
수 없으니 그냥 빈손, 빈 마음
으로 살다가 갈 수 있다는 것
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알몸 하나만 가지고 왔는데
무얼 더 가지고 무얼 더 욕심
낼 것인가? 그저 비우고 살
다가 육신마저도 개미 떼와
온갖 벌레 배불리 먹도록 할
수만 있다면 시원하게 훌훌
털고 갈 수 있을 것이란 게
시인의 마음가짐이다. 삶의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바라
보면서 줄 것 다 주고 버릴
것 다 버리고 비울 것 다 비
우고 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박필상 시인
의 삶은 바로 이런 자세, 이
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도회의 거리에서.5
-회전목마
하늘이 빙빙 돈다
어질머리 앓고 있다
잔기침 쿨룩이며
비틀대는 놀빛 오후
거리는
목마가 되어
나를 싣고 떠난다
어디로 가는 건가
어디 가서 부릴 건가
생각을 잊어버린
나그네 등에 업고
뛰어도
뛰어도 거기
맴을 도는 회전목마
작품의 제목<도회의 거리
에서.5>의 부제 '회전목마'
는 지구라고 봐도 좋다. 시
인은 치열한 삶이 전개되고
있는 도회의 거리에서 끝없
이 돌고 있는 지구를 회전목
마로 보고 있다.
아니, 변함없이 반복되고 있
는 하루, 하루를 회전목마로
보고 있다. 비틀대는 도회의
놀빛 오후 거리를 의식하는
시인의 정신은 늘 혼미하고
어지럽다. 다람쥐가 쳇바퀴
도는 듯한 삶에 대해 강한
회의와 의문을 갖고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그러면서
시인은 대관절 내 삶이 어디
로 가고 있는 것인가? 어디
가서 내 삶을 부릴 것인가?
라고 자문하고 있다. 하지만
치열하게 살아내야 할 메마
른 세상은 아무리 발버둥치
고 뛰어 봐도 거기서 거기다
시인이 바라보는 삶은 시인
자신뿐만 아니라 대개의 서
민들 삶이 다 그렇게 보인다
는 의미로 확대해 볼 수도 있
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우
리 서민들의 삶은 끝없이 버
둥거려 보아도 변함이 없
다. 언제나 거기서 거기고
맴만 돌 뿐이다. 그렇지만 거
기서 거기인 삶에 머물러 살
기보다는 거기서 거기인 데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역설
적 의미를 던져주는 것도 읽
어내야 할 것이다. 삶을 뚫어
지게 의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박필상 시인의 눈길을
이 작품을 통해서 무겁게 읽
어 낼 수 있다.
아내에게
가난한 아내에게
나는 빚쟁입니다
아무것도 준 것 없이
내놓으라 닦달만 한
사십 년 세월이 쓰려
가슴으로 웁니다
탐이 나 옮겨 심은
내 불모의 돌밭에서
비바람 그 눈보라
억새처럼 가누어 온
당신의 등 뒤에 묻은
노을빛이 섧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난한 아내라
고 한 시인의 말을 통해 미루
어 짐작해 본다면 시인은 넉
넉하게 살지 못했는지도 모
르겠다. 남편으로서 아내에
게 늘 생활의 무거운 짐을
지게 한 삶이 아니었을까 싶
은 생각도 든다. 그런 아내를
생각하면서 시인은 일이 년
도 아닌 고생만 시킨 40년
긴 세월이 쓰라려 가슴으로
깊이 울고 있다. 이제 나이가
들고 노을빛이 내리는 인생
길에 선 아내를 바라보는 시
인의 눈길이 무척 애잔하고
애틋하다. 박 시인의 이 작
품 역시 자아성찰의 자세가
잘 드러난 것으로 모든 남편
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울림이 큰 작품이다.
바다
바다는 엄마처럼
가슴이 넓습니다
온갖 물고기와
조개들을 품에 안고
파도가
칭얼거려도
다독다독 달랩니다
바다는 아빠처럼
못하는 게 없습니다
시뻘건 아침 해를
번쩍 들어 올리시고
배들도
갈매기 떼도
둥실둥실 띄웁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동
시조 <바다>는 박필상 시인
이 얼마나 바르게 살아왔고
또 순박하게 살아온 분인가
를 잘 말해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동시조는 순수한 마
음, 따뜻하고 고운 마음이 바
탕에 깔려 있지 않으면 쓰기
가 어렵다. 타인의 작은 슬픔
에도 마음 아파 눈물을 흘리
는 사람, 착하고 고운 것에 늘
눈길이 닿아 있는 사람이라야
쓸 수 있다. 그래야 좋은 글이
되고 독자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글이 된다.
항상 끊임없는 자아성찰의
자세로 살아가고 있는 박필상
시인의 동시조 '바다'는 자식
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바다
같은 엄마의 사랑과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어떤 일도
다 해내는 든든한 아빠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엄마
의 넓은 품과 아빠의 무한한
능력을 바다에 빗댄 것이
선명하고 깔끔해서 멋지다.
해우소
부처님을 '똥막대기'란
스님도 계셨는데
뒷간을 '극락정토'래도
뭐 그리 망언이랴
사는 게
고해이거든
거기 가 해탈하소
절간에서 화장실을 해우소
(解憂所)라고 한다. 한자를
뜻 그대로 풀면 '근심을 푸
는 곳' 달리 말하면 '번뇌가
사라지는 곳'이 된다. 부처
님을 해우소의 똥막대기라
한 것도 해우소를 극락정토
라 한 것도 시인은 망언이
아니라고 했다. 왜냐하면
해우소 그곳이 바로 근심을
푸는 곳, 바로 해탈하는 곳
인데 뭐 달리 말할 게 있느냐
는 뜻이다. 식탐 때문에 많이
먹어 더부룩하고 괴로울 때
해우소 거기 가서 변을 털어
내고 나면 얼마나 시원한가?
우리네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삶도 크게 보면 아무것도 아
니다. 변을 털어내듯 그렇게
훌훌 털어버리면 얼마나 가
벼운가? 시인은 욕심과 욕망
에 얽매여 복잡하게 살 것
없이 그냥 털 것 다 털고 가
벼운 마음으로 살아도 된다
는 의미를 터득한 것이다.
모든 것은 자기 마음이 지어
내는 것이고 그 마음이 스스
로를 옭아매고 괴롭히는 것
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
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천국
도 될 수 있고 지옥도 될 수
있는 것이다. 해우소에 가면
어떤 것이든 털어 낸다. 우
리는 죽을 때 다 털어내고 갈
것들뿐이다. 가지고 갈 것 하
나도 없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물건이든 생각이든
해우소에 버리고 갈 것 뿐
이다.
징검다리
깨금발로 건너갈까
모둠발로 건너갈까
동구 밖 시냇물에
놓여 있는 징검다리
아니야
흰 구름처럼
낮달처럼 건너야지
날마다 땀에 젖어
지치고 힘들어도
고운 친구 미운 친구
모두 다 반겨 맞는
내 마음
푸른 물속에
놓아보는 징검다리
앞에서도 말했듯이 동시조는
마음이 맑고 고운 사람이 아
니면 쉬 쓸 수가 없는 것이다.
박필상 시인은 눈길을 끊임
없이 자신을 맑고 곱게 다듬
으면서 사는 분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아름다운 마음
이 담긴 작품을 쓸 수가 없다.
징검다리를 깨금발도 아니고
모둠발도 아니고 흰구름, 낮
달처럼 건너가고 싶은 마음의
소유자다. 땀에 젖어 지치고
힘들어도 고운 친구 미운 친
구 가라지 않고 다 반겨 맞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모두가
건너다닐 수 있는 푸른 징검
다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다. 자아성찰을 통해 자신을
맑게 가꾸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작품이다. 박 시인의 의
식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동시조다.
지금까지 박필상 시인의 작품
8편에 대한 감상평을 적어 보
았다. 각 작품을 간략하게 요
약해 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
해 볼 수 있다.
(1)<담쟁이>:어떠한 어려움
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강
인한 의식
(2)<손을 씻으며>:삶에 대한
성찰
(3)<지렁이>:삶의 결과(죽음)
에 대한 의식
(4)<도회의 거리에서.5>:삶
에 대한 성찰
(5)<아내에게>:삶에 대한
성찰
(6)<바다>:삶을 바라보는
긍정적이면서 넉넉한 마음
(7)<해우소>:삶에 대한 성찰
(8)<징검다리>:삶에 대한
긍정적인 의식
이렇게 정리한 것을 놓고 마
무리 한다면 박필상 시인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그 어
려움을 넘어서고자 하는 강
인한 의식을 가진 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 하면서 살아온
분이며 삶의 종착점인 죽음에
대한 인식이 투철하고 명확한 시인이라 할 수 있다.
아래의 <나를 찾아서.5>는
이러한 박필상 시인의 정신
세계를 잘 알 수 있는 작품
이다. 경남매일에 소개했던
것인데 덧붙이면서 감상평을 맺고자 한다.
나를 찾아서.5
-원점
생각을 일으키면
어디에도 나는 없고
마음을 내려놓으면
천지에 내가 있네
먼먼 길 돌고 돌다가
허방다리 짚은 세월
애초에 몸도 맘도
내 것이 아닌 것을
허욕의 거센 불길
가슴 열어 잡고 보면
저 산도 푸른 하늘도
거기 있어 아름답네
욕심이 많으면 잡다한 생각
이 일어나고 잡다한 생각이
많아지면 눈길은 자연히 밖
으로 향하게 된다. 그렇지만
모든 것 다 내려놓고 낮은 눈
길로 자신의 내면을 조용히
바라보면 맑고 고요한 자신
을 만나게 된다. 시인은 먼
먼 길을 돌고 돌아가 비로소
허방다리 짚은 세월을 깨닫
고 있다.
부모가 서로 만나기 전에 나
란 존재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이런 모습 이런 생각
으로 잠시 이 세상에 머물다
본래 아무것도 아니었던 원점
으로 돌아가게 될 뿐이다.
이런 것을 알기에 시인은
모든 것을 비운 지금, 산도
하늘도 거기 있는 그대로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리라.
인생의 이치를 터득한
시인의 맑고 푸른 가슴이
부럽다.
*[화중련]24호(2017년)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