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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in Cinema┨ 정치와 진실의 상충, 그 울림의 서사 '이보 반 호브' 의< 로마 비극 >에 흐르는 밥 딜런의 노래 '시대가 변하고 있는...'(The time they are A- Changin')
이충식 추천 0 조회 196 19.11.15 19:12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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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9.11.16 00:16

    첫댓글 진실의 정곡은 여러 갈래로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지요.

    2919년 현재,

    전세계의 연극계는 한 연출가가 펼쳐낸
    '진실의 이동'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새로운 진실'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텍스트의 침묵 속에서 유의미한 진실을
    발견한 인물은 다름아닌 벨기에 출신의
    이보 반 호브(Ivo van Hove)였지요.

    " 텍스트에 충실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 진실이 하나도 없다. "

    이보 반 호브가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그의 발언은 이론 텍스트의 권위 너머로
    이동하겠다는 선언과도 같지요.

    그리고 지금까지 그가 해온 작업은
    다름아닌 '진실'로 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작성자 19.11.16 00:18

    동시대 관객들은 이보 반 호브의 작품
    에 열렬히 호응했으며,

    평단 또한 다양한 비평으로 응답했지요.

    그가 말하고자 했던 '진실' 의 명제가
    오늘날에도 유효한 가치임이 증명된
    것입니다.

  • 작성자 19.11.16 00:38

    2016년 노벨문학상은 바로 미국의
    가수이자 작곡가 밥 딜런이 수상했지요.

    1960~70년대를 거치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치적이면서도 시적인 가사의 음악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밥 딜런...

    그는 미국 포크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수이자, 세계 대중음악계에 큰 영향력을
    끼친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마틴 스코시즈 감독은 'BBC'의 의뢰로
    그에 관한 내밀한 서사의 다큐멘터리
    < 노 디렉션 홈, 밥 딜런 >(2005)을 만들었고,

    토드 헤인즈 감독은 밥 딜런 특유의 시적인
    가사를 줄기 삼아 그의 7가지 서로 다른
    자아를 등장시킨 < 아임 낫 데어 - I'm not
    there >(2007)를 연출하기도 했지요.

  • 작성자 19.11.16 00:38

    그처럼 그는 음악을 넘어 당대 대중문화의
    거대한 아이콘이었습니다.

    영화 < 아임 낫 데어> 에서 보여준 것처럼
    사람들은 밥 딜런이라는 행성에 가닿기
    위해 그에게 '민중의 대변자' 라는 왕관을
    선사했지만,

    정작 밥 딜런 자신은 “나는 거기에 없다”며
    행성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렸죠.

    그가 쓴 문장으로 대신 설명하자면,

    '뭔가 일이 벌어졌는데, 넌 그게 뭔지를
    모르지'('Because something is
    happening here, But you don’t know
    what it is')라고 노래하는 쪽을 택했던
    것입니다.

    밥 딜런의 걸작 <Highway 61, Revisited>
    (1965)의 수록곡 'Ballad of a thin man'
    의 가사이죠.

  • 작성자 19.11.16 00:36

    - 영화 < 아임 낫 데어 > 중
    'Ballad of a thin man'
    : 밥 딜런('쥬드') 역 케이트 블란쳇
    https://youtu.be/9Ha1eqHDu_w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어떤 순간에도
    확정된 정답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즉, 그는 사람들이 그토록 갈구했던
    '진실의 수호자'라기보다는,

    '진실을 의심하는 쪽’에 가까운 인물이었던
    게죠.

    그런 그에게 정답 따위란 있을 리가
    만무했을 터,

    비평가 밥 스탠리의 말마따나,

    " 밥 딜런은 전적으로 친근하지 않은
    목소리로 팬들과 평론가들의 마음속에서
    빈둥거리면서,

    그들이 구축해놓은 자신에 대한 신화를
    방해하는 걸 즐겼다.”

  • 작성자 19.11.16 09:09

    하여, 밥 딜런은

    '귀로 듣는 시’라는,
    노벨문학상 위원회의 선정 이유가 무색하지
    않는,

    자기라는 수수께끼를 풀기보다는, 그냥
    내버려두길 원하는 예술가로 자리합니다.

    - 'Blowin' In The Wind'
    https://youtu.be/G58XWF6B3AA

    - 'Like a Rolling Stone'(Live)
    https://youtu.be/4F0ytNzHDj8

    - 'Knockin' on Heaven's Door'
    https://youtu.be/rnKbImRPhTE

    - One More Cup Of Coffee
    https://youtu.be/CB1Yq4zVC70

    -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https://youtu.be/1iHhWh9FtsQ

  • 작성자 19.11.16 09:18

    이보 반 호브는 연출 노트(Director's
    Note)를 통해 얘기합니다.

    " 휴식 시간 없이 논스톱으로 공연되는
    이 작품은 24시간, 365일 돌아가는
    이 세계의 정치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대신 극장의 문은 관객들 각자가 원할 때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계속 열려 있지요.

    어쩌면 관객들은 역사를 바꿀 결정적인
    독백이나 정치 살인의 현장을 놓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일은 우리 삶에서도 실제로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로마 비극 은 끊임없는 논쟁과 결정의
    산물로써 정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지요. "

    또한, 그는 강조합니다.

    " 로마 비극 은 여러 의견과 관점,
    사고방식이 공존하는 다층적인 작품이지요.

  • 작성자 19.11.16 09:22

    이 작품은 누가 옳은지 어느 방향을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거부합니다.

    셰익스피어 역시 어느 한 편을 선택하지
    않았죠.

    셰익스피어는 정치적인 이상이나 행동을
    믿는 사람들이 어떠한 편향성이나
    편견 없이 서로를 마주하고,

    그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거나 실패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정치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 진다는 것을
    얘기해주는 것이지요.

    이 작품은 로마 제국을 설립하기까지의
    힘든 여정을 담고 있지만,

    우리는 이번 작품에서 1차적인 역사적
    서술보단 이야기의 이면에 숨겨진
    정치적 메커니즘에 주목하고자 했습니다. "

  • 작성자 19.11.16 09:24

    아울러 '정치란 무엇인가?' 에 대해,

    한나 아렌트의 단순하지만 명확한 표현을
    인용하며, 나름의 답을 건네주고 있지요.

    " 정치는 각 개인들이 세상에서 말하고
    행동하며,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가는
    가능성을 결정해주는 것입니다.

    정치란 어떤 명분을 위한 투쟁을 언제나
    내포하고 있기에 오직 진실만을 말하고자
    하는 사람은 정치적이 될 수 없지요. "

    진실과 공적인 정책은 전혀 다른 영역으로,

    정치는 합의(야합이더라도)에 의해
    존재하는데 반해 진실은 타협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하여,

    '정치와 절대적 진실은 언제나 서로
    상충한다' 는 이보 반 호브의 명료한
    해석은 찬탄할 수밖에 없는 공명으로
    울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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