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녹색당 농민 여름잔치 1박 2일 후기 - 전북 진안 부귀황금마을
중2 아들과 중3 딸을 데리고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진안군 부귀면 황금리 황금마을은 오래된 학교를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 건물도 깔끔했지만 파란 잔디밭 운동장도 시원했고, 그 주위에 심겨져 있는 오래된 아름드리 왕벚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들이 먼저 눈길을 사로 잡는 멋진 곳이었다.
여름잔치 행사장인 현대식 건물로 들어서니 나이를 가늠하긴 좀 힘든 미모의 여성당원이 도착할때부터 심심하다고 징징거리는 뽁식이한테 반갑게 관심을 보였지만 중2가 다 그렇듯 쉬이 친해지진 못했고, 종이로 뽁식이는 비행기를 묘령의 여인은 배를 접으며 서로 가까워지려는 노력은 이어졌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여성은 충북 제천에서 녹색당에 가입한지 한달된 미혼의 아주 활달한(이날 만난지 채 한시간도 안된 경남 합천의 장총각이 마음에 든다고 자기소개 시간에 대놓고 공개 댓쉬를 하는) 분이셔서 무척 반가웠다.
청주 사시다가 귀농을 준비하시면서 얼마전 전북 장수로 내려가 귀농준비를 하시는 송기은 당원도 장수에서 자전거로 일찍 도착해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아침 일찍 옥천서 버스로 대전가서 진안오는 버스를 갈아타고 일찍 도착한 충북녹색당 황정연 위원장과도 인사를 나눴다.
서둘러 오느라 점심도 못먹고 온 안현숙 당원과 애들 둘, 예은경 당원과 애들 둘은 짐을 풀고 곧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이번 1박 2일 녹색당 농민 여름잔치 참가자들의 큰 특징은 부부참가자들이 많았었다는 점이다.
참석자들의 자연스런 웃음이 끊이지 않도록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물흐르듯 매끄럽게 첫번째 이야기마당 진행을 해 주신 경남에 김관규 당원 부부를 비롯해
강원도 고성에서 430km를 총 7시간동안 운전해 참석한 황경구 당원 부부,
얼마전 kbs 인간극장에도 소개됐었고 저녁 뒷풀이때 기가막힌 창으로 춘향가중에 쑥대머리 한자락을 불러주신 무주에. 이필재 당원 부부
지난 2월 강원도 횡성서 열린 제2회 농민의날 행사에서 유기농 피자트럭을 몰고 와 뒷풀이때 즉석에서 직접 만든 피자와 요리들로 많은 분들을 즐겁게 해 줬던 청주에 '라피자' 김우현, 최종예 당원 부부
경기녹색당 도당 일을 핑계로 연애만 일삼다 최근 결혼에 골인해서 귀농을 꿈꾸고 있는 최은식 이동현 당원 부부,
그밖에도 귀농할 지역을 구체적으로 찾고 있는 남양주에서 오신 김영술 김선영 부부를 비롯해
진안에 이은순 당원이 남편과 함께 그리고 장수에 정유생 당원도 남편, 딸과 함께 모두 8쌍이 참가하셨었다.
처음 순서는 전북녹색당 정치학교 프로그램으로 이유진 공동운영위원장과 김현 조직강화특별위원장의 '2016년 4월 총선에 대한 녹색당의 목표와 전략' 설명이 있었다.
이어서 녹색당 농민여름잔치 첫번째 이야기마당으로 모두 내노라 하는 여섯분들이 10분씩의 주옥같은 발제가 이 이어졌다.
1. "농민에게 기본소득을-(농업정책)" - 마을연구소 정기석 소장
2. 유전자조작식품과 우리밥상 (안전한 먹거리) - 김은진 원광대 교수
3. 도시에서 농사짓기 (도시농업) - 김희수 경기녹색당원, 텃밭보급소 이사
4. 기후변화와 농업에너지 (농사에너지 자립) - 구자상 부산녹색당 공동위원장
5. 농촌의 마을이야기 (귀농귀촌) - 박후임 진안귀농귀촌협의회 대표
6. 농촌에서 먹고살기 - 도농교류, 가공, 교육, 에너지, 마을공동체 (온 삶) 이명주 전북녹색당원, 되살림연구소
저녁식사를 마치고 야외풋살장에서 참석자들이 첫번째 이야기마당 발제자들을 중심으로 삼삼오오 둘러 앉아 이어진 두번째 이야기마당에서는 10분 발제로 촉발된 다양한 당원들의 궁금증들에 대해 서로 묻고 답하고 새로운 제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간이 흘러 한여름 밤이 무르익어 갈때쯤 어디선가 구수한 우리 가락이 장구장단에 실려 오고 있었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사람들이 모여 뒷풀이가 시작되었다.
커다랴 광주리에 찰진 까만 옥수수가 쪄져서 나오고, ㅈ 각 지역에서 들고 온 팔도 막걸리들이 큰 양은 함지에 하나둘 섞여지고 있었다.
기억나는대로 충북에서 가져온 막걸리만 좀 소개하자면 단양의 소백산 막걸리, 청주 가덕 막걸리, 옥천에 유명한 ㅇㅇ막걸리와 장수에서 자전거를 타고온 송기은 당원이 장수에서 유명한 똔봉샘 막걸리를 비롯한 세종류의 막걸리와 강원도 한계령 막걸리 멀리 해남의 막걸리, 부산의 생탁막걸리까지 셀 수도 없이 많은 막걸리들이 하나로 합쳐졌다.
올 2월 강원도 횡성서 열린 제2회 녹색당 농민의 날 행사때 초청가수로 데뷔해 얼마전 입당한 소리꾼 수수와 진안 황금리 주민의 기타 듀엣도 끝없이 앵콜이 이어졌고, 막걸리가 며순배 돌자 제흥에 못이긴 당원들의 뽕짝메들리와 막춤경연까지 흥이 많은 농민당원들의 뒷풀이는 새벽 늦은 시간까지 끝날줄을 몰랐다.
둘째날 아침 세번째 이야기마당은 전날 모둠별로 이야기 나눈 것들을 돌아가며 발표를 하는 시간이었는데
첫번째 이야기마당의 명사회를 보았던 김관규 경남 당원의 '도시농업 모둠'에서 이야기 나왔던 아침에 일어나서 이빨을 딱딱딱 여러번 부딪쳐서 입안에 침이 고이면 혀를 이용해 그 침으로 이빨을 닦고, 그 침은 삼키고 머리 목 팔 다리 몸통을 30분정도 손으로 두드려 몸을 깨우고 나서 하루를 시작해야 풀과의 싸움에서도 지지않고 이길수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아무리 작은 텃밭농사라도 내 몸을 먼저 잘 살피고 돌보는 습관을 생활화해야 몸에 무리가 가지않게 즐겁게 농사지을 수 있다는 가르침과
풀과의 싸움 핵심기술은 풀이 우리 눈에 보이기 전에 풀씨가 땅속에서 깨어 나려고 몸부림 칠때 이랑을 호미로 득득 긁어 막 깨어나려고 하는 풀씨들을 확 흔들어 놓으면 한 일주일간은 풀씨들이 정신을 못차려서 우리가 키우고자 하는 풀들이 어느정도 커올라올때까지 그런식으로 관리를 해주면 된단다,
보성에 최고령 김무길 당원께서는 농민기본소득도 중요하지만 농민들이 부당하게 내는 돈을 좀 줄이는 방법도 녹색당 차원에서 집중해 보자고 제안해 주시면서 논 열마지기랑 밭 조그먀데서 나는 1년 소득이 최대치로 다 합해봐야 1500만원 밖에 안되는데 연봉 1500만원짜리 도시근로자는 월급에서만 의료보험을 떼고 농민이 내는 의료보험은 왜 재산까지 다 포함해서 의료보험 수가를 매기는지 형평성이 어긋난다고 이 문제를 꼭 녹색당이 나서서 해결하자고 제안해 주시면서
2016년 총선 목표 정당득표율 3%도 전국의 많은 지역에서 녹색당원들이 지역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기탁금 300만원과 입후보 기탁금 1500만원씩 좀 열심히 모아서 여기저기서 많이 출마를 해야 달성가능한 목표지 지난번 총선, 지방선거처럼 비례대표 후보만 내서는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를 적극 내보자고 제안해 주셨다.
최혁봉 당원은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선출시 농민후보를 비례대표 후보로 녹색당원들이 선출할 수 있도록 하는 후보선출 방식에 대해서도 적극 고민해달라고 요청했었다.
구자상 당원은 각 대학을 돌며 청년귀농귀촌설명회를 해보자고 제안해 주셨고,
전남 이현준 당원은 귀농귀촌 희망자들이 시간을 내서 직접 농촌 생활을 경험해볼수 있도록 홈스테이 방식의 녹색당 귀농귀촌 체험 지도를 만들어 보고싶다고 제안해주셨다.
마지막 이야기마당 사회를 맡으셨던 전희식 녹색당 농업먹거리특별위원장께서는 농업먹거리특별위원회가 1년 예산이 2백만원인데 농민의 날 행사 한번 하고 나면 더이상 쓸 예산도 없고 아직 위원들 수도 얼마되지 않지만 오늘 나왔던 좋은 제안과 이야기들을 잘 정리해서 운영위원회에 전달도 하고, 농업먹거리특별위원회 위원들도 좀 많이 보강해서 "특별"이라는 글자도 떼고 녹색당 공식 조직도 속에 들어가 농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의결권도 행사할 수 있는 상설위원회가 하루빨리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해 주셨고,
9월 18일 농업먹거리특별위원회 회의때 오늘 참여하셨던 분들중에 많은 분들이 함께 자리하셔서 어제 오늘 나왔던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시간이 부족해 못다한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가보면 좋겠다고 제안하셨다
다같이 단체 사진도 찍고, 떡메도 쳐서 인절미도 만들어 먹고, 맛난 점심도 먹고, 까만 옥수수도 다섯통씩 얻어서 집으로 돌아 왔다.
남은 분들은 인근에 블루베리 농가 방문까지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북한군도 두려워한다는 중2 중3 애들의 성화에 못이겨 먼저 출발하게 되었다.
전국의 농민당원들을 초대해 쾌적한 잠자리와 맛난 음식 간식을 제공해 준 멋진 전북녹색당 분들과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묵묵히 매끄러운 행사 진행을 도맡았던 난돌 김정태, 비비, 김관규, 전희식, 최종예 등 녹색당 농특위원분들께도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사진은 서경원당원께서 기록해 녹색당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들중에 충북녹색당 당원 가족들이 나와 있는 사진들 위주로 퍼와서 첨부합니다
이 후기는 난돌 김정태님의 부탁으로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정리해 올리는 글입니다. 빠뜨린 부분에 대해 댓글로 보충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첫댓글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고 귀촌준비에 큰 도움 되었습니다 준비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