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지난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올 시즌만 벌써 세 번째 부상을 당했다. 특히 4월초에 당한 부위와 같은 어깨 뒤쪽 부상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검사 결과 큰 이상이 아니라는 소견을 받았으며, 현재는 다시 공을 던지기 시작한 만큼 큰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같은 부위의 부상이 재발한 만큼 확실한 재활과 치료가 필요할 것이다.
투수는 부위를 막론하고 부상을 당하면 투구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 중에서도 팔꿈치나 어깨는 직접적으로 투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른 부위와 달리 이상이 생기면 즉시 투구를 중지할 수밖에 없다.
류현진이 당한 어깨 부상의 경우 크게 앞쪽과 뒤쪽 부상으로 나눌 수 있다.
어깨 부상을 당한 류현진 ⓒ gettyimages/멀티비츠
보통 어깨 부상이 심해진다면 인대뿐만 아니라 그 외의 다른 부위도 끊어지거나 찢어지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그럴 경우 재활 또는 수술이 불가피하게 되는데, 통증이 왔을 때나 오기 전에 미리 부상을 예방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어깨 앞쪽에 부상이 생기는 이유는 투구 시 머리나 몸통이 목표지점인 포수와 어긋난 상태에서 투구를 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릴리스 포인트가 뒤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어깨 앞쪽에 부담을 주게 되고, 결국 투구 수가 많아져 힘이 떨어지게 되면 릴리스 포인트는 보다 뒤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사진 제공: 탐 하우스, NPA/RDRBI)
하지만 위의 사진처럼 안정된 균형과 자세를 가지게 된다면 부상 위험을 좀 더 줄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머리와 몸통이 투구의 목표인 포수로 향하게 되면 어깨 앞쪽의 부상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양쪽 눈이 평행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 같은 투구 폼으로 던진다고 부상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밑의 사진보다는 부상 위험이 줄어듦은 물론 제구의 안정화와 구속 향상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진 제공: 탐 하우스, NPA/RDRBI)
몸이나 머리가 좌우로 크게 어긋나면 투구 시 실제 릴리스 포인트가 벗어나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밑의 사진은 로저 클레멘스의 투구 동작으로 몸과 머리가 벗어 날 때와 교정 후 벗어나지 않았을 때의 사진이다. 확실히 릴리스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제공: 탐 하우스, NPA/RDRBI)
릴리스 포인트가 앞으로 오게 되면 구속 향상은 물론 타자가 느끼는 체감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부상 방지의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다.
이번엔 어깨 뒤쪽에 부상이 생기는 원인이다. 뒤쪽 부상은 대부분 근력이 약해지는 경우 발생한다. 투구를 하다보면 공을 던지는 순간 손목, 팔꿈치 그리고 어깨의 연결 부분이 빠지게 된다. 이 때 뒤에 있는 근육이 빠지는 부분을 바로 잡게 되는데 무리한 투구를 하거나 근력이 떨어지게 되면 뒤 쪽에서 이를 잡아주는 근육이 약해지게 된다. 이럴 경우 근육이나 인대에 손상이 가면서 부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어깨 뒤쪽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뒤쪽 근력 운동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어깨 뒤쪽에 부상을 당하게 되면 공을 놓는 순간 힘을 쓸 수 없게 된다. 글러브에서 떨어져 릴리스 포인트로 오는 팔의 회전보다 앞 회전, 즉 팔로우 스로우의 회전이 짧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다른 부위의 어깨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앞 팔 회전이 짧아지게 되는 이유는 던지는 순간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게 앞 회전이 짧아지게 된다. 글러브에서 나온 팔 회전의 크기를 기준으로 어깨는 어느 정도의 크기로 앞 회전이 이루어지겠다는 것을 몸으로 반응하게 된다. 하지만 팔 회전이 갑자기 짧아지게 되면 어깨 회전을 하려고 준비 했던 모든 반응들이 애당초 계획보다 작아지게 된다. 그럴 경우 근육들이 안에서 서로 부딪쳐 제 2의 부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코치나 트레이너는 평상시보다 드레그 라인(오른손 투수가 던졌을 때 오른발로 던지면서 땅에 생기는 라인)이 길어졌다면 선수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어깨 뒤쪽이 아플 때 나오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드레그 라인 (사진 제공: 탐 하우스, NPA/RDRBI)
쉽게 설명하면 어깨 앞쪽이나 팔꿈치 앞쪽은 투구 동작으로 인해 부상이 생길 확률이 많다. 그러므로 본인이 앞쪽에 통증을 느낀다면 자신의 투구 동작을 돌이켜 보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어깨 뒤쪽의 경우는 근력이 떨어졌거나 휴식 없이 무리한 투구를 하게 되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근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꾸준한 훈련이 정답이다.
필자는 어깨 앞, 뒤쪽 할 것 없이 모든 부위에 통증을 느껴봤다. 수술도 해보고 재활도 매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과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됐고, 이후 많은 이들에게 도움도 줄 수 있게 됐다. 투수는 마운드에서 내려오면 끝이다. 많은 투수들이 부상 없이 오래오래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치료보다는 예방이 우선이라는 점도 투수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항목이다. 그리고 부상을 당했다면 결코 본인이 판단해서는 안 된다. 즉시 의사나 트레이너와 상의 하는 것이 중요하며, 완전한 회복 이후 복귀하는 것이 롱런을 하기 위한 정도가 될 것이다.
캐치볼을 시작한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전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부상당한 많은 투수들이 리햅 개념의 등판을 가지기 마련이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를 앞두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류현진의 경우 불펜 투구를 건너뛰는 그의 특성과 매번 부상 복귀전에서 좋은 투구를 했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한 휴식 후 바로 포스트시즌에 등판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다.
류현진의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 많은 팀들의 한 해 농사를 결정짓게 될 가을의 전설이 시작될 예정이다. 많은 이들이 지난해 챔피언십 시리즈 세인트루이스전의 짜릿함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류현진도, 그를 응원하는 많은 팬들에게도 수확의 계절에 걸 맞는 풍성한 가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