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1]
특집 향아설위
“제사를 받들고 위를 베푸는 것은
그 자손을 위하는 것”
‘천도교의절’에는 빛나는 것,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향아설위에 바탕한 ‘제례의식’이다.
다른 하나는 혼례식에서의
신랑 신부 ‘동시입장’이다.
천도교의 ‘동시입장’과 ‘제례의식’이 가지는
현대적 의미는 남녀평등이다.
조상을 추모하는 아름다운 전통이라 포장된
한국의 제사나 차례 문화는,
사실 여성들의 가사 노동으로
유지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며느리들에게는
얼굴조차 본 적이 없는 조상들 아닌가.
가부장적 인습의 총집합체라 할 ‘제사’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이 땅의 여성들이 여전히 많다.
제사에 관한 한 여성들이 음식차림 등에
그 부당함을 먼저 느낄 수밖에 없다.
힘들여 음식 장만을 하건만
여성들은
제사에 참여조차 못하게 하는 집안도 있다.
재래의 제사상을 차리지 않는
천도교의 향아설위 제례는
남녀평등을 생활에서 제시한 선구적 사례다.
이것만으로도 향아설위의 제사법이
시대적 대세가 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감할 수 있다.
다만, 향아설위의 제사법이
부계혈통 중심의
제사의 모순을 극복하는 대안이면서
새로운 제사형식으로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천도교하는 사람들이 우선
향아설위법의 역사와 내용, 현대적 의의 등을
제대로 파악하고
널리 알려나가는 노고가 필요하다.
동학혁명 추모식에서도
당연히 청수일기로 하면 그만이지만,
음식을 차리고 유교식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지역의 행사담당자는
음식차림의 번거러움을 지적한다.
천도교단 내에서도 결혼식에서
신랑신부 동시입장의 의미를 예사로 여긴다.
결혼식에서 동시입장을 하면 그만이지만,
상대측이 있으니 눈치가 보인다.
상대측이 천도교인 아닐 경우
동시입장을 포기하기도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천도교경전, 천도교의절, 선배숙덕의 말씀에서
‘향아설위’의 의미를 새겨보았다. / 편집실
이천시 설성면 수산1리 앵산동.
1897년 4월 5일 해월신사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향아설위의 제례법에 의거해
창도기념식을 봉행.
이 비석은 마을 주민들이
2014년 12월 건립하였다.
1. 천도교경전
∎불연기연
我思我則 父母在玆 後思後則 子孫存彼
나의 나 된 것을 생각하면 부모가 이에 계시고,
뒤에 뒤 될 것을 생각하면 자손이 저기 있도다.
∎향아설위
임규호 묻기를 「나를 향하여 위를 베푸는 이치는
어떤 연고입니까.」
신사 대답하시기를
「나의 부모는
첫 조상으로부터 몇 만대에 이르도록
혈기를 계승하여 나에게 이른 것이요,
또 부모의 심령은 한울님으로부터
몇 만대를 이어 나에게 이른 것이니
부모가 죽은 뒤에도
혈기는 나에게 남아있는 것이요,
심령과 정신도 나에게 남아있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제사를 받들고 위를 베푸는 것은
그 자손을 위하는 것이 본위이니,
평상시에 식사를 하듯이 위를 베푼 뒤에
지극한 정성을 다하여 심고하고,
부모가 살아계실 때의 교훈과
남기신 사업의 뜻을 생각하면서
맹세하는 것이 옳으니라.」
∎수수명실록
성인의 가르침과 덕을
늘 생각하여 잊지 않으면,
성인의 마음과 신의 밝음이
내 마음을 비치나니,
그 주고받는 것을 말할 적에
벽에 의지하여 주는 것인가,
사람에게 의지하여 주는 것인가.
사람과 더불어 주고받는 것이
황연히 의심이 없느니라.
이로써 보면 향아설위가 어찌 옳지 않겠는가.
생각 념 자로 말하면
사람이 서로 생각하는 것이니
생각하면 있는 것이요,
생각하지 않으면 없는 것이라.
이로써 추구하면
한울님의 덕과 스승님의 은혜도
생각하면 있는 것이요, 잊으면 없는 것이니,
천덕사은을 생각하고 생각하여 잊지 아니하면
지기와 지극히 화하여
지극한 성인에 이르는 것이니라.
∎성령출세설
신사께서 사람이 곧 한울인 심법을 받으시고
향아설위의 제법을 정하시니
이것은 우주의 정신이 곧
억조의 정신인 것을 표명하심과 아울러,
다시 억조의 정신이
곧 내 한 개체의 정신인 것을
밝게 정하신 것이니라.
이를 한층 뜻을 좁히어 말하면
전대 억조의 정령은
후대 억조의 정령이 된다는 점에서,
조상의 정령은
자손의 정령과 같이 융합하여 표현되고,
선사의 정령은
후학의 정령과 같이 융합하여
영원히 세상에 나타나서
활동함이 있는 것이니라.
천도교인 집이라 하더라도
향아설위의 형식은 다양하다.
제사음식을 차리기도 하지만
차리지 않는 집안도 있다.
동학시대에는 음식도 차리고 위패도 놓았지만
지금은 청수 한 그릇으로도 족하다.
2. 천도교의절
∎제 례(祭禮)
제사의 의례는
매년 고인이 환원한 날 저녁 9시에
가족과 친척이 모여서
고인을 추모하는 절차를 말한다.
정결한 장소에 예탁을 마련하여
청수를 봉전하고 사진을 봉안하여
촛불을 켜고 향을 피운다.
교회의 공식행사는
청수 한 그릇만 봉전하고
분향을 하며 제례를 행한다.
<제례 식순>
1. 개 식
1. 청 수 봉 전
1. 심 고
1. 주문 3회 병송
1. 약 력 소 개
1. 경 전 봉 독(성령출세설)
1. 추 모 사
1. 분 향(유가족 및 참례인 순서)
1. 심 고
1. 폐 식
∎차 례(茶禮)
우리나라의 전통 의례로서
새해 첫날인 1월 1일과
추석인 음력 8월 15일에
조상에게 제사를 받드는 의례가
차례(茶禮)이다.
대개 차례의 절차는 제사 의례에 준하되
약력 소개는 생략하는 것이 통례이고
정해진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며
대개 아침식사 전에 봉행하게 된다.
3. 천도교와 제사
- 회암 하준천, 『천도강론』 중에서
천도교의 제사는 향아설위를 합니다.
부모는 영혼을 자식에게 보냈는데,
자식이 안 받으면 불효막심입니다.
부모님 환원 후 105일기도는
아버지 어머니 영혼을 죽을 때까지 잊지 않기로
105일간 맹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생상주입니다.
과거 유교에서 부모님 살아생전에는
혼정성신을 했고,
사후에도 빈소에 혼백을 모시고
아침저녁으로 애고애고 상고(喪告)를 했습니다.
초상례는
부모님 사신을 정성껏 수습해서
조용히 환원시켜 드리는 것이고,
부모님 성령은 한울님으로부터 왔으니
다시 한울님으로 환원하는 것입니다.
양반 자랑하면서 술집에서 싸우듯이
상가 집에 조문 가서 싸우는 사람은
개망나니입니다.
상례의 근본은 사치한 마음을 금하는 것입니다.
영혼이 무엇을 잡숫겠습니까.
삼시 조석을 마련하여서 빈소에 올려 바치고
‘어이 좋다’고 하나, 빈소에 곰팡이만 습니다.
부모 생각도 안한 사람이
빈소에 식사를 올린다?
정성스런 마음이라야 영혼이 감응을 합니다.
자기 안방에서 마누라와 동침하면서
무슨 3년 상입니까? 이것은 예법이 아닙니다.
주자가례를 가져와 보십시오.
참된 상례는 105일 동안 맹서하고,
오고갈 때, 매끼니 밥 먹을 때,
한울님과 스승님과 부모님의 영혼에
출입필고를 하면서
나 죽는 그날까지 불망하는 것입니다.
한 번 제사 때만 부모님 생각을 하고
그 후로는 그만 다 잊어버리고 말아요?
대신사께서도
“아사아즉 부모재자”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부모님의 영혼이 자식에게 보내지는 것인데,
부모님의 신성한 영혼이
종이 한 장(紙榜)에 와서 붙는다는 것이
말이 되겠습니까.
부모님의 영혼은 내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지
종이 위에 “顯考學生府君神位”라고
써 놓은 지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을 무엇 때문에 종이 위에 옮기나요?
영혼이 자기 마음에 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종이 위에 옮기는 것입니다.
절을 하는 것은 하심입니다.
한울님이 오시기 때문에
내 마음을 낮추는 것입니다.
표시를 하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에
몸을 구부리는 것입니다.
산 사람은 육신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을 향하여 몸을 낮춥니다.
그러나 죽은 사람에게는
몸을 낮출 상대가 없으니
마음으로 엄숙히 생각하는 것이 예입니다.
부모님이 마음을 자식들에게 보내겠습니까?
벽에 보내겠습니까?
그래서 향아설위를 하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그리 이야기를 하십시오.
그러면 한울님이 기뻐하실 것입니다.
4. 청수 한 그릇
- 월산 김승복
제사 지낼 때
청수 한 그릇 모셔놓고 제사하세요.
만일 지인이나 친척들이 오시게 되면
먹을 만큼만 차려서 나눠 먹으면 되는 거예요.
지금 제사 제일 많이 하는 사람들이 누구예요?
천도교인이에요.
하루에 몇 번 해요?
아침, 저녁, 새 밥, 새 물 떠다 놓고 먹으니까
틀림없는 제사에요.
낮에 사과 하나를 먹어도 제사,
사탕 하나를 먹어도 제사,
제사를 얼마나 많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