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가 없으면 안전하다?
MSG 무첨가 선언으로 PB라면 논란은 일단락 된 듯 보인다. 그렇다면 MSG가 안 들어갔으니 이제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걸까.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무MSG’에 속으면 안 된다고 충고한다. MSG외에도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화학첨가물은 수없이 많다.
후델 식품연구소 안병수 소장은 “과자, 라면 등에 ‘무MSG’라고 써 있다고 결코 안전한 식품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이어 안 소장은 “MSG외에도 위험성조차 알 수 없는 화학첨가물이 인스턴트 식품에 가득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바로 화학첨가물. 사용 가능한 첨가물은 ‘식품첨가물공전’에 표시하고 있는데 현재 공전에 606종의 식품 첨가물이 실려 있다. 이 중 화학적 합성품이 404종, 천연 첨가물이 202종이다. 착색제, 표백제, 보존료, 향신료, 발색제 등의 이름으로 수 십 가지 첨가물이 섞여 있는 것이다.
MSG의 정식명칭은 L-글루탐산나트륨으로 화학조미료의 대표격이다. 음식의 감칠맛을 내주는 화학첨가물이다. 우리가 잘 아는 ‘고향의 맛’이라고 하는 라면이나 과자, 즉석요리 식품 등 대부분 가공식품에 MSG가 사용된다. 하지만 MSG의 유해성 논란이 일면서 최근 들어서는 제과업계에서 사용을 줄이는 추세다. 많이 섭취할 경우 비만이나 아토피를 유발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 때문이다. 여기에 업계와 식품의약품안정청은 성분조사와 실험을 통해 인체에 무해하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어린이용 과자는 첨가물 범벅
라면만큼이나 아이들이 끔찍이 좋아하는 과자 포장지의 성분표시를 보면 거의 대부분에 들어있는 산도조절제. 이 대표적인 첨가물은 하나의 성분이 아니라 무려 55가지의 성분을 통합해 말하는 것으로 식품 가공을 하면서 강산, 강알칼리 첨가물을 넣어야 할 때 이를 중화시키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한마디로 과자의 맛을 내는 또 다른 화학 조미료다. 식약청에서는 철저한 안전기준과 정량사용으로 건강에 문제가 될 것이 전혀 없다고 이야기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냥 안심하기에는 찜찜하다.
또한 2006년부터 시행된 식품완전표시제에 따르면 단일 화학첨가물에 대해선 모두 표기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으나 두 가지 이상을 섞은 합성첨가물에 대해선 그 원재료에 대한 표기 의무가 없다. 따라서 그 누구도 합성첨가물 안에 어떤 물질이 들어있는지 알기 어려운 것이다. 녹색소비자연대 이주홍 정책팀장은 이에 대해 ‘합성첨가물 속의 원재료는 전문가들조차 알 수 없다“며 ”소비자들은 더더욱 알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한다.
화학첨가물에 의해 비교적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아토피가 있다. 신창한의원 윤종성 원장은 “최근 성인 아토피 환자가 급격한 증가 추세”라며 “성인 아토피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섭취한 음식물에서 축적된 화학첨가물들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보건연구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라면과 아토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하루 1/3개 라면을 섭취하는 어린이는 전혀 먹지 않는 어린이에 비해 아토피 가능성이 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화학조미료를 피할 수 없는 현대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기업들이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의 권리 확대를 위해 좀 더 쉬운 성분표시를 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의 김자혜 사무총장은 “영국의 식품 신호등제가 좋은 예인데 첨가물 성분별로 녹색, 주황색, 빨간색으로 표시해 건강에 대해 안전,경고,위험 등을 표시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한다.
소비자가 최소한의 선택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이야기다. 또한 외식이나 급식 등 불가피하게 섭취해야하는 경우 녹황색 채소나 과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어 체내 유해물질 배출을 원활히 하는 것이 차선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