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앞에 <정신과 이야기>는 안 써도 될 것 같네요. 이번 글 부터는 안 써야지...
이번주는 살면서 한 두번은 써먹을 정신과 지식에 대해서 다룹니다.
오늘은 많은 작품에서 주로 귀신 등 초자연적인 현상과 연관되어 사용되는 가위눌림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가위눌림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우리가 생각하는 잠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면무호흡과 관련된 글에 나왔던 수면다원검사의 결과지 중 일부입니다.
수면다원검사를 하면 뇌파와 근전도 등 다양한 검사가 한번에 진행합니다.
그러면 다음날 아침에 의사가 결과지를 보면서 30초마다 '수면단계'라는 것을 판독합니다.
위에 4개의 지지직 거리는 선이 뇌파, 그 아래 2개가 눈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선입니다.
이게 30초니까 대충 8시간 잔다고 하면 이런 종이 960개를 보면서 판독을 하는 것이죠.
물론 요즘은 기계가 대신하는 영역도 있고, 보조해주는 인력도 있습니다.
여하튼 의사가 판단한 수면 단계를 깔끔하게 정리하면 이런식으로 나타납니다.
1~2단계를 얉은 수면이라고 하고, 3~4단계를 깊은 수면, 그리고 좀 특이한 REM 수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기억하지 못 하지만, 중간중간에 깨어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REM 수면입니다.
요 REM수면은 꿈 수면이라고 불립니다.
이 때 뇌파는 굉장히 지지직거리면서 활성화되고, 그것에 따라 눈이 엄청나게 빨리 움직인다고 해서 Rapid Eye Movement 수면입니다.
그래프에서는 빨간색으로 표시되는데, 수면 초기에는 거의 없고 후반에 길게 존재하지요?
그래서 꿈은 잠을 길게 자야지 꿀 수 있습니다.
낮잠 잘 때는 어지간하면 꿈을 안 꾸는 이유지요.
자 그런데 뇌파다 지지직 거린다는 것은 엄청난 신호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그 신호가 차단되지 않고 근육에게 작용을 해버리면, 근육은 뇌가 시키니까 그대로 움직여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꿈 꾸다가 움직여버리는, 몽유병이 생깁니다.
이걸 '근 긴장도 차단'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REM수면 중에는 근육이 수축하지 않게 신경을 딱 차단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가끔 꿈 꾸고 있는데 누가 때려서 깨우면, 몸이 천근만근 무겁습니다.
REM수면에서 근긴장이 차단된 상태에서 언능 다시 연결을 시키려고 하니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자고 일어나도 피곤한데, 시간이 좀 지나면 괜찮아져서 활동하는데 지장이 전혀 없는 분들이 병원에서는 '잠을 자도 피곤하다.'라고 해버리면 가끔 안정제가 추가되면서 필요하지 않은 약을 먹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REM수면 주기하고 수면 시간이 맞지 않은 것으로,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을 반복해서 학습을 시키면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 이제 약간 눈치가 채어지지요?
REM수면에서 발생한 근 긴장도 차단이 하나도 안 풀린 상태에서 뇌만 깨어나버리면 그것이 가위눌림입니다.
진짜 안 움직고, 근 긴장도가 떨어져있어서 숨 쉬는 것도 힘든 것 같지요.
무겁게 느껴지는 것도 힘이 안 들어가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원래 잠이 들 때, 잠이 깰 때는 조금씩 환각이 보이는데 이런 경험과 합쳐지면 귀신이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그래서 가위눌림은 대부분 과학적으로 해석이 된 현상입니다.
이건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주로 생기고, 만성화되지 않기에 질병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가위에 눌려서 걱정이 되신다면 일단은 스트레스를 잘 처리하시고, 잠 자는 습관을 일정하고 건강하게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아주 희귀한 병 중 하나인 기면증의 한 증상으로 이 수면마비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신은 깨어있는데 몸에 힘이 쑥 빠지면서 넘어져버리는 것이죠.
Dog cataplexy로 검색하면 엄청 신기한 영상들이 있을 것입니다 ㅎㅎ
https://www.dailymail.co.uk/news/article-4450832/Puppy-appears-NARCOLEPSY-plays.html#v-4274337437909038323
한 번 봐보세요. 외국사이트라 뭔가 덕지덕지 뜨기는 하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첫댓글 역시 귀신이니 뭐니 하는 어지간한 미신들은 정신의학 단계에서 다 설명되는군요! 잘 읽고갑니다.
처리했으!
저도 예전에 가위눌리는게 정신은 깨어났는데 몸은 아직 잠에서 안깨서 그런거라고 들었는데 그 얘기랑 일맥상통하네용
네네 ㅎㅎ 몸이 전혀 안 깨어난 것이라서 좀 무섭죠 ㅋ
딱 한번 당해봤는데 정말 불쾌하긴 하더군요 ㅋㅋ
실제 겪으면 그 순간은 너무 무서우니까요 ㅎㅎ 몸이 안 움직이는 경험을 하면 끔찍합니다 ㅠ
아직 살면서 한번도 안겪어봐서 한번쯤은 겪어보고싶네요ㅋㅋ
ㅋㅋㅋ 좋은 경험은 아닙니다 ㅋㅋ
한달에 최소 한번꼴로 자주 그러는데 스트레스를 많이받나..
굉장하군요 ㄷㄷ 운동으로 스트레스 날리기!
귀신:또 우리의 영역을 잃었다...
사탄:나는 진작에 해고당했다니까!
하... 요즘은 진짜 사탄보다 더한 분들이 많더라는...
굉장히 독특한게... 전 가위눌렸을 때 이를 자각몽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자각몽이라고 볼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ㅎㅎ
고등학생 때까지는 가위눌림이 굉장히 불쾌했는데(특히 책상에서 불편한 자세로 잘 때+선생 들어온거도 인식한 상태인데 몸이 못일어날 때. 그럴 때마다 등짝 한 대씩 쳐주는 옆자리놈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ㅋㅋ;; 몇 번 가위눌림 때문에 선생이 불러도 못일어나서 머리통 한대 맞고 교탁 옆에서 얼차려하던거 생각하면 어휴 ㅠ) 자각몽 유도가 되면서부터는 뭔가 조절이 가능해졌다고 할까... 몸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데 생각만으로 심상 속에서 움직이고 촉각을 느끼고...
웃긴 건 이 자각몽 이후로는 뭔가 겁이 많이 없어지기도 했죠. 그전에는 격한 것에 두려움이 엄청 많았는데 이 이후로 번지점프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도 좀 거리낌없이 해보게되고... 현실에도 영향을 주긴 주더군요. 정신의학계에서는 자각몽을 어떻게 보나요? 한번 정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자각몽을 제가 배우지는 않았는데... 한 번 논문들 찾아보면서 공부해보겠습니다 ㅎㅎ 사실 환자분들이 많이 물어보기는 하셨는데 그냥 별 것 아니라고 해버렸는데 갑자기 흥미가 생기네요 ㅋㅋ
하스~ 스톤!
신기하네용
ㅎㅎ 잠에는 신기한 것이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