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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정치 구현을 안철수와 함께 (선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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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쓴소리 스크랩 안철수의 정치실험, 왜 실패했을까?
안드레아 추천 3 조회 62 14.09.17 08:05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안철수가 4개월 야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거창하게 등장한 것 치고 너무도 초라하다. 그럼 왜 실패했을까? 다른 것 없다. 지금 야권이라고 말하는 이들과 출신성분도 다르고 정치를 보는 눈도 이상도 다르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현 야권의 주류세력들과 이질적인 배경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현 야권의 주류세력은 그들 스스로 훈장으로 알고 있는 ‘민주화 투쟁’이란 과거에 영원히 매몰 된 ‘좋은 놈’들이고 안철수는 그 ‘좋은 놈’ 범주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 간단히 말하면 그들의 ‘좋은 놈 vs 나쁜 놈’의 이분법 아래에서 안철수는 나쁜 놈이었기 때문이다.


야권에서 주류는 운동권출신이거나 운동권에서 활동하다 시민단체활동가가  되었다가 정치로 들어 온 것이거나 언론도 진보계열, 법조계도 민변, 심지어 의료계나 보건사회계도 운동권, 그리고 투쟁적 노동계여야 한다. 이런 경력이 없으면 ‘나쁜 놈’ 부류에 들어간다. 그래서 철저하게 왕따를 당한다. 


관계에서 정계로 들어 온 행정가들도 마찬가지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출세한 관료들은 역설적으로 그 이전 정부에서 찬밥을 먹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이전 정부에서 어떤 고초를 당했든지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중용되어 일했음에도 정치 입문 후 야당에서 특정한 선출직에 도전하려면 틀림없는 딴지가 걸린다. 김진표에 대한 강성 야권지지자들의 ‘나쁜 놈’ 코스프레가 이를 증명한다.


새누리당이 왜 욕을 바가지로 먹으면서도 선거에서는 이기는가? 그들은 철저하게 개인이 가진 정치적 힘과 자본의 논리에 따르기 때문이다. 이는 안철수가 새누리쪽으로 정계입문을 했을 경우 최소한 지금처럼 철저하게 배척당하지는 않았을 거라는데 답이 있다. 만약 안철수가 새누리당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면 그들은 최소한 안철수가 가진 개인능력과 자산은 자기 조직의 이익을 위해 최대한 활용했을 것이다. 그가 대권주자가 되고 안 되고는 별개의 문제다. 자신들의 조직에 그가 있으므로 이익이 된다면 그를 통하여 모든 이용가치를 활용해야 하므로 철저하게 보호했을 것이다. 전혀 이질적인 성분을 가졌던 이재오 김문수와 정형근 안상수가 당 안에서 서로 상처입지 않고 공존할 수 있는 조직이 그들 조직이다. 


그러나 야권은 야권 주류들의 인식 자체가 좋은 놈 나쁜 놈의 확연한 구별이므로 안철수는 애초에 뿌리를 내릴 수 없었다. 실제로 안철수는 말이 공동대표였지 합당 후 당내에서 여전히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 


윤장현은 광주 운동권에서도 칭송받는 ‘성골 운동권’이었다. 그런데 안철수의 지지를 받는다고 어느날 갑자기 낙하산이란 딱지를 받았다. 금태섭이 안철수 세력이기 전에는 영입 1순위였다가 안철수 세력이 되자 왕따를 당했다. 여담이지만 카메라가 없는 곳이나 혹은 당사자가 없는 비공개석상에선 별의별 험한 말이 오갔다고 한다. 심지어 국회의원 보좌관 급도 아닌 비서관 급도 당 대표인 인철수 알기를 이웃집 꼬마 정도로 취급했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설들이 자기들은 화염병 들고 싸우다가 고문 받고 감옥살이 할 때 안철수는 의사되려고 도서관에서 책보고 공부했던 인간이기 때문에 자격이 없다고 노골적으로 말하기도 한다는 설이었다. 결국 그들이 안철수를 임시방편으로 썼던 것은 안철수를 통해 표출 된 ‘안철수 현상’이 신기루인지 확인해보자는 정도였다는 말이다. 그것이 합당 용인이고 한시적 대표 자리의 위임이었다.


그러나 여건이 그러함에도 안철수가 실패한 중요한 이유는 안철수 자신에게 있다. 우선 이런 야권의 풍토를 쉽게 생각했다는 점이 안철수의 가장 큰 실책이다. 물론 안철수도 이런 점을 어느 정도는 인식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그 내면의 심각성을 알기에는 안철수의 정치경력이 너무 짧았다. 그 짧은 시간 환호하는 군중들의 모습도 체험했으므로 최소한이라도 자신의 ‘힘’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착각했을 것이다. 나는 이 착각이 안철수의 실패를 가져 온 가장 큰 이유로 본다. 또 근본적으로 안철수는 정치지도자가 가져야 할 정치적 판을 읽는 시야가 좁다는 점도 있다. 시야가 좁으므로 판단도 잘못되었다. 좁은 시야로 보고 하는 판단은 잘 된 판단이 아니다. 


좋은 타자는 선구안이 좋다. 좋은 게임메이커는 넓은 시야로 판단하므로 볼 배급력이 좋다. 그런 능력을 게임 조율능력이라고 한다. 선구안이 좋은 타자가 힘도 좋으면 팀을 이끄는 4번 타자가 된다. 볼 배급력이 좋은 리베로가 있는 팀은 좋은 슈터도 많다. 안철수는 야구로 치면 선구안이 좋은 타자가 아니었다. 축구로 치면 게임 조율능력이 좋은 리베로가 아니었다. 판을 넓게 보는 눈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원순을 서울시장으로 만들던 바람... 대선후보 출진...이는 바람을 앞세운 진격이었으나 스스로 바람의 강도를 죽였다. 판단미스다. 나는 사실 처음부터 안철수의 바람이 자연인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는데까지 갈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 바람이 위에 언급한 야권주류들이 가진 ‘허상’을 깨 주는 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했다. ‘운동권 귀족’들의 ‘좋은 놈’ 코스프레가 시효가 다 되었음을 깨닫게 해주기를 바랐다. 그래서 안철수의 대선 완주를 주문했다. 그것은 바람의 강도로 봤을 때 2위는 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무소속 후보에게도 밀린 3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하므로 자신들의 실력을 절감하게 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안철수는 스스로 죽었다. 선구안이 나쁜 타자의 전형이다. 게임 시야가 좁은 리베로의 전형이다. 선구안이 나쁜 타자는 터무니없는 볼에도 방망이가 나간다. 그래서 스스로 죽는다. 게임 시야가 좁은 리베로는 아군보다 적군이 많은 곳으로 볼을 배급한다. 아군 공격수는 볼을 잡지 못하고 허둥대고 볼은 적군이 잡아 역습을 당한다. 


안철수는 사퇴하지 말아야 할 때 사퇴하므로 단일후보를 받는 측에게 키를 넘겨주었다. 소극적 선거운동으로 패배의 책임도 뒤집어썼다. 단일후보 협상을 시작했으면 협상을 통한 정당한 경쟁, 그리고 그 경쟁에서 졌을 경우 전폭적 선거지원이었어야 했다. 그런데 둘 다 아니었다. 때문에 선수가 아니었음에도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남의 탓 좋아하는 저들에게 빌미를 제공하는 것으로 패배한 당사자보다 더한 데미지를 입었다.


노원병 출마와 신당창당, 그리고 합당...이 모두는 잘못된 판단에 따른 잘못된 행보였다. 만약 안철수가 지금도 자연인이라면 ‘안철수 현상’은 박원순을 서울시장으로 만들던 시기보다 더한 태풍이 되어 지금 전국을 휩쓸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는 노원병 출마와 신당창당, 그리고 합당의 길로 갔다. 나는 앞서 기술한대로 그때마다 비판보다는 지지의 입장이었다. 안철수의 판단이 잘못된 것임을 인식하고 있었으나 그 잘못을 지적하므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잃는 손해가 크다고 생각했다. 나의 생각...그것은 지금도 하나다. 현 새정치연합이나 정의당 통진당의 주류세력이 야권 주류여서는 절대로 정권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 이점에서 나는 지금도 후퇴가 없다. 


따라서 안철수가 신당을 만들어서 현 야당들과 정면승부를 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최소한 민주당을 밀어내고 2위 자리를 차지할 수만 있다면 야권의 주력이 교체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6.4지방선거 후였으면 했다. 그것은 안철수의 조직이 민주당 등과 정면승부를 하기에 턱없이 힘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철수는 신당을 지방선거 전으로 잡았다. 그러다가 힘에 부쳐서 결국 합당을 했다. 


합당의 조건이 정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조건이었다. 기초단체 정당무공천...정치 자영업자들이 주류인 민주당이 이 조건을 지킬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 이 어리석은 판단은 선거 전체를 망쳤다. 당을 선거에 올인시켜도 쉬운 승리가 아닌데 선거일을 코앞에 두고 공천에 대한 당론분열로 풍비박산 직전까지 갔다. 서서히 내가 지쳐갔다.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상황...야권의 재편을 성공시켜야 정치에서 희망을 볼 수  있는데 결국 그 희망을 절망으로 끌고 가는 안철수...그래도 안철수를 비난할 수는 없었다. 그 외에는 대안이 보이지가 않았으므로....


어제 중앙일보에 이런 기사가 났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대화한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취임한 뒤 활용도가 높아졌다. 문제는 소통 방식이다. 익명을 요구한 초선 의원은 “카카오톡 대화의 80% 이상은 강경파라고 불리는 소수 의원들”이라며 “이들은 지도부에 대해 노골적인 공격을 취한다”고 말했다. 그래선지 31일 사퇴한 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는 대화방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중도·실용파 의원은 침묵한다. 말을 잘못했다간 집중 공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은 호도된다. 또 다른 의원은 “일부 강경파가 의견을 올리면 20여 명이 우르르 달려들어 말을 보태면서 이게 전체 여론으로 보이게 한다”며 “그러면 강경파들은 자기들 주장을 전체 여론으로 확대해석해 보다 더 강경론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이렇게 이어진다.


[세월호 국면에서도 ‘카톡 정치’는 강경론을 강화시켰다. 7·30 재·보선이 진행되는 내내 세월호특별법 통과와 유병언 변사체 발견 등에 대한 ‘정부심판론’이 사라지지 않았던 배경이다. 지도부가 “정부심판론을 얘기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심판론은 강경파들에게 일상용어가 된 상태였다. 심지어 선거기간 중 김한길 대표가 “기자들에게 제발 정권심판론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라”고 당부한 일도 있을 정도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의원은 “선거 직전 내 눈을 의심케 할 만큼 순천에서 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봤다”며 “하지만 의원들은 ‘설마 지겠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정작 순천에선 “일꾼을 뽑는 선거에서 웬 세월호 타령만 하느냐”는 민심이 들끓었는데 새정치연합은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이 기사가 현 새정치연합의 실체를 정확하게 말하고 있다. 운동권이라는 정체성, 선거 때마다, 독재정권 타도, 박근혜 out, 이명박 out, 이는 곧 좋은 놈 VS 나쁜 놈 코스프레다. 이 코스프레는 늘 자신들만 옳다의 도그마가 작용한다. 이 도그마는 일반인, 생활인의 욕망이 무엇인지 전혀 관심이 없다. 거대담론으로 타도, 정의, 민주주의...온통 이런 키워드다.


정의의 수호자는 본인들뿐이다. 자신들이 정의와 민주주의의 독점세력이다. 중앙일보 기사가 말하듯이 강성 세력들이 설치는데 자기 생각을 말했다가 물매를 맞을 것이 두려운 중도 정치인들은 입을 닫을 수밖에 없다. 동작을 공천을 두고 보여줬던 운동권들의 행태...심지어 권은희의 재산 의혹을 보도하고, 그 난리를 피웠으나 선관위가 정당하다고 해도 보도가 당당한 뉴스타파를 만드는 사람들과 야권 내 운동권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지 않다.


'좋은 놈'인 자신들이 '나쁜 놈'으로 찍으면 그놈들은 '나쁜 놈'이어야 한다. 만약 그놈들이 좋은 놈으로 판명되면 큰일이다. 그래서 끝까지 그놈은 죽여야 한다. 그 전형적인 사건이 권은희 파동이다. 동작을 파동도 마찬가지다. 금태섭이 뛰니까 허동준이 좋은 놈이었다. 그래서 좋은 놈 기동민을 공천하니까 기동민도 나쁜 놈이 되었다. 기동민이 사퇴하니까 허동준 기동민 다 좋은 놈으로 변했다. 이런 파동은 결국 전체 선거를 망쳤다. 그리고 망친 선거의 책임은 자신들에게 없고 안철수에게 있다. 정작 안철수는 최고위원회에서 한표를 행사했는데 그 한표의 책임이 전체의 책임이다. 이게 실상이다.


세상은 ‘좋은 놈과 나쁜 놈’이 공존한다. 좋은 놈이 나쁜 놈을 척살할 수가 없다. 나쁜 놈 다 척살하고 좋은 놈들로만 세상을 만들면 이제 나쁜 놈들은 전혀 나오지 않을까? 천만에다. 노동자와 농민, 빈민과 억압받는자의 천국을 주장했던 ‘소비에트’는 신 권력의 나쁜 놈 화가 구권력(제정 러시아 왕실과 귀족)을 능가했다. 그래서 제정 러시아는 1721년부터 1917년까지 190년을 존속했으나 러시아 혁명으로 등장한 소비에트 연방은 그 절반도 안 되는 80년도 지속하지 못했다.


안철수? 그래 실패했다. 그의 실험이 실패하면서 내가 바라던 ‘좋은 놈들의 야당’깨기도 어렵게 되었다. 그런데 안철수를 몰아내고 다시 야당을 정비한다는 ‘비상대책위’인지는 또다시 ‘좋은 놈’ 코스프레로 언로를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다시 그렇게 간다면 앞으로 우리는 영원히 ‘나쁜 놈’들이 이끄는 정권아래에서만 살게 될 것이다. ‘좋은 놈’ 코스프레로는 절대로 ‘나쁜 놈들의 정당’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나쁜 놈들의 정당’은 자신들이 나쁜 놈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좋은 놈’ 취급을 받는 사람을 끌어들이기도 하고 그도 안 되면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십시오’도 할 줄 안다. 그런데 ‘좋은 놈들의 정당’은 자신들이 ‘좋은 놈’이라고 끌어들여 놓고는 그가 조금 더 가질까 싶어서 ‘저놈 나쁜 놈이네’로 먼저 죽인다. 그리고 선거에선 ‘우리가 좋은 놈인데 왜  몰라 줘?. 왜 안 찍어? 저놈들 나쁜 놈인데 왜 그놈들 찍어?’식의 선거운동만 한다. 


다시 말하지만 세상은 좋은 놈 나쁜 놈이 공존한다. 어떨 때는 나 스스로 좋은 놈이었다가 나쁜 놈이 되기도 하는 것이 삶이다. 그래서 ‘나는 좋은 놈 너는 나쁜 놈’의 이분법은 우군보다 적군이 많을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그들 스스로 자기들은 ‘좋은 놈’이라고 자부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들이 ‘나쁜 놈’이다. 왜? 실제 그들의 방식으론 ‘나쁜 놈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영원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나쁜 놈들에게 이겨야 한다. 이기지 못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런데 그들 방식으로 절대로 이길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이 실상은 나쁜 놈들이다. 좋은 세상을 만든다고 노래하지만 나쁜 세상이 지속되도록 하는 것은 사기다. 사기꾼들은 나쁜 놈들이다. 


그래서다. 나는 이 사기꾼들이 득시글한 '나쁜 놈들의 정당'이 이번에는 기필코 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 '좋은 놈 나쁜 놈이 공존하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좋은 놈'만 득세하는 마이너스 정당이 아니라 '좋은 놈 나쁜 놈'이 공존하는 플러스 정당...그런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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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9.17 09:41

    첫댓글 공감합니다

  • 14.09.18 21:36

    화씨911 이 분글 대단하시죠~. 결코 결치공학적이지도 않으면서 뼈대와 가지를 잘 구분하여 지나친 은유나 비유를 쓰지않으면서도 신랄하게 사안들을 분석하시지요.공감하며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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