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신이 현현한 천·지·인
동방의 신교문화에서는 이 우주를 구성하는 3대 요소인 하늘과 땅과 인간을 신의 피조물로 보지 않습니다. 천·지·인은 조물주 삼신의 자기현현, 즉 삼신이 현실세계에 자신을 드러낸 것입니다. 천지인 삼재는 물질 덩어리가 아니라 삼신의 생명과 신성과 지혜와 광명을 그대로 다 지니고 있는 영적 존재인 것입니다.
이것을 『천부경』에서는 천일·지일·태일이라 하였습니다. 여기서 '한 일 자'는 하늘과 땅과 인간이 하나의 근원인 삼신에서 나왔음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하늘도 하느님, 땅도 하느님, 인간도 살아있는 하느님입니다!
그런데 인간을 '인일'이라 하지 않고 '태일'이라고 한것은 인간이 하늘·땅의 뜻과 이상을 실현하는 주체로서 하늘·땅보다 더 크고 위대하기 때문입니다.
하늘은 만물을 낳는 아버지의 덕성으로 삼신 가운데 조화신의 신성이, 땅은 생명을 기르고 가르치는 어머니의 덕성으로 삼신 가운데 교화신의 신성이, 천지의 아들딸인 인간은 삼신 가운데 세상의 질서를 잡고 새 세상을 여는 치화신의 신성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것이 신교에서 밝혀 주는 천지인의 참 모습입니다. 여기에는 서양에서 말하는, 절대적인 창조주 유일신이 계시고 이분의 말씀으로 하늘·땅·인간을 창조했다는, '창조와 피조'라는 이원론의 세계관은 전혀 개입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