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도 저출산 문제 때문에 새로 태어난 인구 수가 20여년전에 예측했던 것보다 9만명 가량 줄어들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9일 영국 공공정책연구소(IPPR)가 공개한 ‘인구정치학’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82년부터 1984년까지 IPPR의 설문조사에 응했던 당시 20대 초반 여성 1천108명이 40대가 된 현재 평균 2.02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설문조사에서 그들이 가정을 이룰 경우 평균 2.25명의 자녀를 둘 것으로 응답했던 것과 비교하면 영국 전체적으로 예정보다 9만2천여명의 어린이가 덜 테어난 셈이라고 이 연구소는 설명했다. 연구소의 이번 보고서에서는 특히 동일한 교육을 받았을 경우 24세에 처음 자녀를 출산한 여성의 경우 자녀가 없는 여성에 비해 평생동안 56만4천파운드(약 9억5천만원)의 임금 손실을 본다는 분석이 들어 있어 눈길을 끈다. 같은 가정에서 28세에 첫 아이를 갖는 경우 손실 예상액은 16만5천파운드가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또 자녀를 일찍 가진 여성이 산후조리를 마친 뒤 다시 직장을 구할 때 30% 정도가 이전보다 적은 급여를 받게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여성들이 직장에서 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점이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가 되는 셈이다. 이 연구소의 닉 피어스 소장은 “영국은 현재 인구학적으로 갈림길에 선 상황인데 잘못된 길로 가려 하고 있다”며 “저출산이 이어지면 세계 무대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원활한 공공서비스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출산 형태가 형성되는데는 40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정치권이 지금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71년 23.7세였던 첫 출산 연령이 지난 2004년에는 27.1세로 높아졌고 자녀가 없는 여성의 비율도 한세대 전에 10% 정도였던 것이 현재는 20%선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