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반응도 뜨거웠다. SK텔레콤의 경우 29일 정식 출시 이후에도 예약가입을 계속하고 있으며,
5월6일 현재 63차 예약이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수요가 몰리고 있다.
통신 3사 모두 예약 가입자를 우선 개통하고 있기 때문에 대리점을 방문해도 당장 물건을 구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기자는 몇몇 내·외신의 보도와 같이 갤럭시S2가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이라고 극찬하는
분위기에 동참할 수 없었다.
전작인 갤럭시S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 2(왼쪽)와 갤럭시S
갤럭시S는 2010년 6월 처음 출시된 이후 불과 두 달 동안 무려 네 차례나 펌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출시 초기에 GPS 수신률 문제와 내장 메모리 입출력 방식 등 다양한 버그가 발생하면서
해외 미디어의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8월 국내 업데이트가 진행될 당시 통화녹음과 스와이프 등 새롭게 추가되는
기능이 보도되는 정도에 그쳤다. 갤럭시S에 어떤 버그가 있었고 어떻게 개선됐는지에 대한 정보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스의 잦은 업데이트의 추억’을 분명히 기억하는 이용자는 생각보다 많았다.
갤럭시S2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트친들에게 궁금한 사항을 질문했을 때, 갤럭시S에서 발생했던
버그가 갤럭시S2에서는 발생하지 않는지를 물어보는 멘션이 절반이나 됐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출시 초기에 갤럭시S2를 구매해도 좋을 지, 초기 반응을 지켜보고 천천히 구입하는 것이 나을 지를
물어오는 트친도 있었다.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도 기자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갤럭시S2의 버그를
제보하는 이용자도 있었다.
현장에서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에게 이러한 소비자들의 우려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는 “삼성전자는 품질을 최상의 가치로 생각하는 회사”라며 “애플리케이션 최적화나 GPS 성능,
메모리 입출력 등 갤럭시S 이후 많은 부분에서 성능을 보완했으며, 소비자들이 마음 놓고 쓰실 수
있도록 설계하고 검증했다.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좋다”라며 자신 있게 답했다.
그러나 그의 확신에 찬 답변에도 불구하고 기자는 갤럭시S2의 품질에 대해 안심할 수 없었다.
현장에서 짧은 시간 갤럭시S2를 만져본 것 만으로 중대한 버그나 오류가 있는지를 모두 확인해
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 때부터 갤럭시S2에 대한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쓸 때마다 불필요한 문구가 들어가게 됐다.
기사마다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짧은 시간 갤럭시S2를 사용해본 것만으로 버그 문제가 해결되고,
소프트웨어가 충분히 최적화됐는지를 검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라는 표현을 집어넣고 있었다.
어쩌면 “당신 기사를 읽고 갤럭시S2를 구입했는데 버그가 많아서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항의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아니나 다를까, 갤럭시S2 출시 후 채 일주일이 지나기도 전에 소소하지만 다소 황당한 버그가
발견됐다. 카메라 기능에서 손떨림 보정 옵션을 선택하면 플래시가 터지지 않았던 것이다.
출시 전 버그 테스트에서 미처 잡아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 카메라 드라이버 업데이트 (출처:T스토어 캡쳐)
삼성전자는 4일 신속하게 이 버그를 수정한 카메라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발 빠르게 업데이트를 제공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을 보고 놀라듯’ 지난해 갤럭시S의 잦은 업데이트를 기억하는 소비자들은 그 때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갤럭시S2의 버그가 비단 카메라 플래시 문제에서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갤럭시S2가 출시된 지 정확히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이용자 카페와 커뮤니티에서는
갤럭시S2의 버그와 불량 사항을 공유하는 글이 적잖게 올라오고 있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문제는 카메라 촬영 시 분홍색 멍울이 생기는 현상과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가로모드 시 한글 쿼티 자판이 입력되지 않는 버그 등이었다. 소수에만 해당하는 내용이지만
수시로 전원이 꺼지고 다시 켜지지 않아 배터리를 탈부착한 후 재부팅을 해야 하거나,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는 등 중대한 불량을 호소하는 이용자도 있었다.
갤럭시S2(왼쪽 위)와 모토로라 아트릭스 카메라 성능 비교
(출처: 블루오션의 터치모바일 블로그)
아직 출시 초기인 만큼 이러한 버그나 불량이 다수의 사용자에게 발생하는 것인지,
일반적인 제품 불량률 수준에 그치는 것인지 판단하기는 이르다. 제품 출시 초기에
소수 불량 제품이 발생하거나 소소한 버그가 발생하는 것이 갤럭시 시리즈만의 문제인 것도 아니다.
높은 만족도를 보이기로 유명한 애플 제품의 경우에도 아이폰4 출시 당시 데스그립과 카메라의 멍울
현상 등 다양한 불량과 버그가 발생해 여론의 뭇매를 받기도 했다.
신종균 사장의 답변을 통해 유추해보건대, 삼성전자는 아마도 ‘갤스의 추억’을 교훈 삼아 갤럭시S2는
출시에 앞서 충분한 버그 테스트를 거쳤을 것이다. 그러나 제품 출시 후 채 일주일이 지나기 전에
카메라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발표하게 되면서, 신종균 사장의 호언장담도 무색해진 상황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택할 수 있는 길은 국내 이용자들의 반응에 두 귀를 쫑긋 세우고, 오류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 뿐이다. 전작이 해외 시장에 먼저 출시됐던 것과 달리 갤럭시S2는
전세계에서 국내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됐다. 당연히 버그나 불량에 대한 소식도 국내 소비자를
통해서 가장 빠르게 전해질 수밖에 없다.
이어질 해외 출시를 앞두고, 적어도 해외 소비자들 만큼은 갤투에서 ‘갤스의 추억’을 떠올리지 않아도
되기를, 갤럭시S2가 해외 출시 이후에도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이라는 외신의 찬사를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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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 벌써 300만대...올해 삼성폰 중 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