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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고통
표면적 불행은 구원을 가장해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증은 깨달음의 기회다
panic bird...
위험을 알려주는 무해한 신호가 없다는 것은 우리가 고통을 느낄 필요가 있다는 의미가 된다. 통증은 몹시 아픈 경우도 있지만, 통증덕분에 불에 너무 가깝게 있다는 것을 깨닫거나 왕년에 먹고 체했던 음식을 피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다친 다리로 걸으려고 하지 않는 것도 통증이 있기 때문이다. 다리를 고정하여 움직이지 않도록 함으로써 낫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처럼 문명화된 생활을하는 사람들에게 통증은 더 늦기 전에 의사에게 보이는 것이 낫다는 바람직한 신호일 경우가 많다.
날때부터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큰일이다. 다리에 궤양이 생기거나 무릎 관절이 다 망가지기도 하고 어느정도의 힘으로 발을 땅에 디뎌야 하는지 알수 없어 다리뼈에 금이 가는 일도 있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화상을 입거나 발가락 하나가 떨어져 나가는데도 모르는 사례가 있다.
통증은 어떤 장애로 인해 유발되는 것이라도 우리의 행동을 수정하여 통증의 근원인 장애를 경감시키려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유용한 것이다. 왜냐하면 장애는 예외없이 우리의 조직을 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무서움을 알리는 통증은 아무런 쓸모가 없으며 우리를 쇠약하게 만들 뿐이다. 위가 비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시스템을 우리들에게 부여해준 진화 또는 신에 대해서는 감사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도저히 손을 쓸수 없는 격통을 동반하는 말기 암 환자를 용서없이 괴롭히는 우리의 생리적 시스템을 생각하면 깊은 비탄에 잠길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이마에 네온사인이 달릴때까지는 통증은 매우 곤란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꼭 필요한 자연적인 생리기능의 일부로 남아있을것이다. 놀라운 것은 통증 신호들이 대단히 순응성이 있다는 것이다. 통증 신호의 세기는 통증과 동시에 발생하는 감각, 감정, 사고에 따라 변화한다 .이러한 조절의 일례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통각이 둔화되는 현상을 들 수 있는데, 이것이 이번 장의 주제이다.
통각의 기본
통증은 우리 몸 전체에 분포하는 수용체에서 시작된다. 어떤 수용체는 몸속 깊이 있으면서 근육의 통증, 물이 차 부어오른 관절, 장기의 손상에 관해 알려주기도 하고 어떤 것은 방광이 팽창되었다는 현실을 알려주기도 한다. 우리 피부에 존재하는 다른 수용체들은 베였거나, 데였거나, 쓸렸거나, 눌린 것을 알려준다. 피부의 이 수용체는 때로 국부 조직의 손상의 신호에 반응하기도 한다. .. ...
.. 통각 수용체 중에는 통증에 관한 정보만을 전달하는 것도 있지만, 통증 이외의 일상적인 감각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있다. 예를들면 나는 아내의 등을 긁어주면 등에 있는 여러 촉각을 통해 커다란 기쁨을 느낀다. 그렇지만 좋은 일에도 한도가 있다는증거로, 아내가 손가락으로 살살 긁어주는 대신에 굵은 사포로 난폭하게 문지른다면 조금도 즐겁지 않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온도를 느끼는 우리의 수용체가 따뜻한 햇볕을 받아서 자극되면 즐거워지지만 끓는 물에 화상을 입고 기뻐하는 일은 없다. 때때로 통증은 일상적인 감각이 증폭되어서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어느 통증에 어떤 수용체가 활성화되는지와는 무관하게, 모든 수용체들은 신경의 투사를 척수에 보낸다. 이는 척수반사를 활성화하고 척수의 신경세포들은 근육들에게 빨리 명령을 보낸다. 통증을 유발하는 자극에 관한 정보들은 뇌까지 전달되어 올라가기도 한다.
통각 지각의 조절
통각체계에서 인상적인 것은 다른 요소가 개재되면 쉽게 통각이 조절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척수에 서로다른 감각정보가 동시에모여들면, 통증신호의 세기가 그에 따라 변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근육에 통증을 느낄때에 어떤 다른 정보가 들어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또 만성적으로 욱신거리는 통증은 예리한 일과성 자극이 더해지면 억제되는 수가 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 있는 생리기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신경계의 배선 중에서도 가장 세련된 것이다. 이 회로는 수십년 전 통증을 연구한 생리학자 패트릭 월과 로널드 멜잭이 밝혀냈다. 신경투사에는 한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통증에 관여하는 신경섬유는 급격한 통증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섬유와 느리고 광범위하며 지속적으로 욱신거리는 통증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섬유로 나뉘어 있다. 이 신경섬유들은 둘다 척수의 신경세포들을 활성화한다. 그러나 그 방법은 서로 다르다.
참고) 급격한 통증은 A베타 섬유, 느린 통증은 C섬유를 통해 전달됨.
척수에서 발견된 두종류의 신경세포는 통증정보의 영향을 받는다. 최초의 신경세포X는 앞에서 그림으로 설명한 것과 동일한 신경세포이다. 이 신경세포가 통증정보를 뇌에 중계한다. 두번째 신경세포는 게재신경세포(Interneuron)이라 불리는 국소적인 신경세포이다. Y가 자극을 받으면 X의 활동을 억제한다.
예리하게 아픈 자극이 느껴지면 그 정보는 반응이 빠른 신경섬유를 통해 보내진다. 이 신경섬유는 신경세포 X와 신경세포 Y 양쪽 모두를 자극한다. 그 결과 X는 통증에 따른 신호를 척수에 보낸다. 그러면 그 직후에 Y가 활동을 개시하여 X를 차단한다. 뇌는 이렇게 해서 압정을 밟았을때에 느끼는 것과 같은 순간적이고 예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둔하고 느린 통증이 느껴지면 그 통증 정보는 반응이 늦은 신경섬유 C섬유를 통해 보내진다. 이 신경섬유 역시 신경세포 X와 신경세포 Y양쪽 모두와 연결되지만 이 때의 연결방법은 속도가 빠른 신경섬유의 경우와는 다르다. 이때에도 신경 세포 X가 자극되어 통증을 동반하는 어떤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뇌에 알린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느린 신경섬유가 신경세포 Y가 활동을 개시하는 것을 억제한다. Y는 계속 침묵하고 X가 활발하게 활동하므로 결과적으로 뇌는 화상을 입었을때와 같은 느리고 욱신욱신하는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끊임없이 욱신거리는 통증, 예를들면 곤충에 쏘여서 아프다거나 통증을 동반하는 피부병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다고 하자. 이때 당신은 어떻게 통증을 가라앉힐 것인가? 반응이 빠른 신경 섬유를 조금만 자극하면 된다. 그러면 순간적인 통증이 더해지지만 개재신경 세포 Y가 자극되어 통증체계가 당분간 차단된다. 이는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자주 경험하는 일이다.
상처를 입어서 상당히 강력한 통증이 전달되는 경우에도 근육통과 같은 동통은 당분간 억제된다. 곤충에 물렸을 때의 통증이나 가려움은 참기 어렵다. 그럴때 우리는 물린 부분을 긁어서 통증을 누그러뜨리려 하거나 자기 몸을 꼬집는다. 이러한 경우에 만성 통증의 느린 경로가 차단되는 것이다.
이 모델은 임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선 이 덕분에 과학자들은 만성적으로 심한 통증을 나타내는증후군인 사람들의 치료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 통증이 빠르게 전달되는 경로에 작은 전극을 묻어 환자의 허리에 장착하는 자극장치를 연결함으로써 환자 자신이 때때로 이 경로에 신호를 보내 만성통증을 진정시키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대부분의 경우 큰 효과를 발휘한다.
정상보다 오래가는 통증
만약 누가 당신을 반복해서 콕콕찌른다면 빈번히 통증을 느낄 것이다. 마찬가지로 며칠 동안 지속되는 염증을 동반하는 상처가 생겼다면 역시 며칠동안 통증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통각 수용체와 척수 사이의 통증경로에 무언가가 잘못되어 해로운 자극이 끝난 후에 또는 상처가 나은 후에도 오래도록 통증을 느끼거나 또는 전혀 아프지 않을 정상적인 자극에 반응하여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정상적인 자극에 통증을 느끼는 현상을 이질통(Allodynia)이라고 한다.
어떤 이질통증은 통각 수용기 자체에서 발생하여 내려온다. 조직에 상처가 생기면 어떻게 염증세포들이 그 부위로 모여들고, 그 세포들이 내는 화학물질이 어떻게 국소적인 통각수용기를 더욱 흥분성으로 만들어 더 쉽게 자극이 되도록 하는가를 상기해보자. 염증세포들이 화학물질을 닥치는대로 내놓으면 그중 일부는 상처부위 바깥의 수용체쪽으로 스며들어 흥분성이 되도록 만든다. 그리하여 상처에 둘러싸인 완전한 정상조직이 더불어 상하기 시작한다.
이질통증은 통증경로의 신경세포들이 손상되었을때도 일어날 수 있다. 만약 통각 수용체 부근의 신경종말들이 끊어지면 염증세포들은 신경의 재생을 촉진하는 성장촉진인자들을 분비한다. 때때로 신경의 재생이 잘못되어 신경종말이 신경종이라는 조직으로 엉키게 되는 수가 있는데, 이 신경종은 과 흥분성이기 때문에 주위의 조직이 완전히 정상인데도 통증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척추부근에서 통증정보를 전달하는 신경돌기가 끊어지면 척수신경, 즉 척수를 과흥분 상태로 만드는 염증의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럴때에는 슬쩍 건드리기만 해도 엄청나게 아프다.
앞서 제시한 월과 멜잭의 모델로 두가지 형태의 심한 당뇨병 모두에서 나타나는 이질통의 또 다른 예를 설명할 수 있다. 4장에서 보았듯이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올라가면 동맥경화의 위험도 증가하여 혈관이 막힌다. 그 결과로 이 혈관들을 통한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이 에너지의 의존하는 신경들이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 일반적으로 빠른 신경섬유 쪽이 손상된다. 왜냐하면 전달속도가 빠른 신경섬유는 유지관리를 담당하는 느린 신경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뇨병이 심한 사람은 전달경로 중에서 개재신경 세포 Y를 차단하는 능력이 없어지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가벼운 일시적인 통증인데, 끊임없이 욱신거리는 아픔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뇌가 없으면 통증도 없다
우리는 온몸에 분포하고 있는 통각 수용체에서 시작하여 그로부터 투사를 받는 척수를 살펴보았다. 통증에 의해 활성화된 대부분의 척수 신경세포들은 뇌에 투사를 보낸다. 이야기는 이제부터 정말로 재미있어진다. 세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첫째, 사방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치열한 전투에서 부상을 당한 병사의 경우이다. 그는 생명이 위험하지는 않지만 후송되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둘째, 실험적인 약을 복용하고 있는 간암환자를 생각해보자. 며칠내로 그 장은 심하게 아플텐데, 이것은 약이 암세포를 죽인다는 신호이다. 셋째, 커친 카펫위에서 맨살을 문질러 대면서 정열적으로 섹스를 하는 누군가를 생각하자. 이들이 가진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들의 통증이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라는점이다. 이제 전투는 끝났어, 약이 듣고 있어., 카펫이 무슨 상관이야? 뇌가 느끼는 통증은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다.
1980년대의 어느 연구는 통증을 느끼는 것이 주관적이라는 놀랄만한 예를 보고 하고 있다. 이 과학자는 시골에 있는 한 병원의 10년간의 기록을 검토했는데, 단순한 담낭 수술만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삼아, 어떤 환자가 진통제를 더 많이 요구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창밖으로 나무나 풀을 볼 수 있는 환자가 무미건조한 벽만 보이는 병실의 환자보다 진통제 요구량이 현저히 적은 것을 발견했다. 다른 연구는 만성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경우 사물에 대한 판단력과 같은 정신적 변수를 조작하면 그들이 요구하는 진통제의 양이 극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이런 현상은 뇌가 단순히 통증의 단위를 재기만 하는 아무 생각없는 통증 측정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나타난다. 분명 뇌의 어떤 영역은 가끔 우리로 하여금 객관적인 측정을 할 수 있게 한다. 또 통증 측정기계 역할을 하는 이 영역이 통증을 얼마나 많이 느끼게 할 것인지를 조절할 수 있는 인자들도 있다. 예를들면 포유류에서 출산과 모성적 행동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옥시토시는 그러한 경로를 통해 통증에 대한 반응을 무디게 만든다. 그렇지만 통증에 대한 대부분의 뇌 반응에는 감정적인 반응이 뒤따르게 되고, 그로 인해 우리는 그 통증에 관련된 전후사정을 이해하게 된다. 이것이 대퇴부에 총을 맞고 고통에 헐떡이면서도 나는 살아 남았고, 곧 집에 간다라고 몽환적인 승리감에 도취될 수 있는 이유이다.
뇌가 통증에 반응하여 그것을 해석하는 감정적인 방법에는 세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첫째, 감정 또는 해석의 정도는 척수에서 뇌로 올라오는 통증 신호의 객관적인 양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다시말해 얼마나 심한 통증을 느끼는가와 그 통증으로 인해 얼마나 기분이 나쁜가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전쟁과 암, 그리고 살갗이 벗겨지는 시나리오에는 이것이 함축되어 있다. 이를 더욱 명확하게 해주는 실험도 있다. 이 실험 자원자들에게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최면을 걸기 전후에 뜨거운 물에 두손을 담그도록 하고, 손을 담그고 있는 동안 뇌의 어느 부분이 활성화되는지를 촬영하였다. 그 결과 뇌의 감각을 처리하는 피질영역은 최면과 관계없이 동일한 정도로 활성화되었는데, 이는 자극된 열에 민감한 통각수용체의 수가 거의 비슷하고 자극의 정도도 비슷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더 감정적인 뇌 영역은 최면을 걸기 전에만 활성화되었다. 통증은 양쪽이 같았지만 그에 대한 반응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둘째, 더 감정적인 뇌의 이 영역이 척수를 타고 올라오는 통증정보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를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척수자체가 통증정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조절한다는 것이다.
셋째, 이곳이 바로 유쾌할때에 스트레스가 도달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무통
1장에서 나는 전투중에 자신이 중상을 입은 줄도 모르는 병사의 예를 들었다. 스트레스로 인한 무통을 처음 발견한 사람 중에 하버드 대학교 마취과 의사 "헨리 비처"가 있다. 그는 제 2차 세계 대전에 군의관으로 참전하여 부상한 병사들을 돌보았다. 그가 병사들과 민간인들을 비교해 보았더니 비슷한 정도로 중상을 입은 민간인의 거의 80%가 모르핀을 요구하는 것에 비해 병사들은 부상자의 겨우 3분의 1만 모르핀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우리 중에 전쟁터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무통을 경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가 평상시에 무통을 경험하는 경우 중 하나는 운동 시합중에 자신의 경기에 흥분했거나 열중했을 때이다. 이럴때는 부상을 입어도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있다. 또 다른 일상생활에서의 스트레스로 인한 무통은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면서 겪는다. 언제나 그렇지만 최초의 스트레칭은 힘들다. 처음에는 이러다 심근경색이라도 일으키면 어쩌나, 별 이유를 다 꼽으며 운동을 그만두고 싶어지지만 30분만 자신을 괴롭히고 있으면 통증은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린다. 황홀해지기 까지 한다. 이런 모험이야 말로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자기발전인 것 같고, 매일 같이 이렇게 체력단련을 하녀 100살까지 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권위주의적인 실험실의 연구자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통각 결여와 같은 현상과 자주 마주치면 이를 "정신상태의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해서, 정신이 육체를 이겼다고 애매하면서도 간단히 정리해버리지만 통각 결여증은 실제로 있는 생물학적 현상이다. 그 증거로 스트레스로 인한 무통은 자기나라 군대나 자기가 다니는 회사 야구팀의 승리를 기뻐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일어난다. 이는 전열기를 사용한 동물실험에서 볼 수 있다. 쥐를 전열기에 올려놓고 스위치를 작동한다. 그리고 쥐가 처음으로 약간 불쾌감을 느끼고 다리를 들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한다. 다음에는 물속에서 수영을 시키거나 고양이 냄새를 맡게 해서 미리 스트레스를 준 쥐에게 같은 실험을 한다. 그러면 이 쥐가 전열기에서 열을 느낄때까지의 시간이 먼젓번 쥐보다 더 길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스트레스로 이한 통각 결여"이다.
무통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발견하여 무통이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임을 증명한 것은 신경화학이었다. 1970년대에 최첨단을 달리던 야심적인 신경 화학자들은 많은 사람들이 환각제로 사용하고 있던 헤로인, 모르핀, 아편등과 같은 약에 흥미를 가졌는데, 이 화합물들은 모두 비슷한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1970년대 초에 각기 다른 세 그룹의 신경화학자들이 거의 동시에 이 아편제들이 뇌속에서 진통작용을 담당하는 특수한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결합한다는 것을 밝혔다. 그리고 이 수용체는 뇌가 통증을 느끼는 부이에 분포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리하여 드디어 "아편제가 어떻게 통증을 차단하는가"라는 문제가 해명되었다. 이 화합물들은 앞서 나온 신경세포 X의 감도를 둔하게 만드는 하행경로를 활성화하는 것이었다.
멋진 발견이었다. 그러나 그에 따른 의문이 생겨났다. 뇌는 왜 식물인 양귀비가 합성하는 화합물에 대한 수용체를 만들고 있는가? 이야기는 점점 구체화되었다. 신경전달물질인지 호르몬인지 알수는 없지만 화학구조가 아편과 비슷한 화학물질이 몸속에 존재한다는 것이 분명했다. 일종의 내인성 모르핀이 뇌속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틀림없었다. 신경화학자들은 열광적으로 내인성 모르핀을 찾아 나섰다. 그들은 곧 그들이 찾던 바로 그것, 즉 아편제와 화학구조가 유사한 내인성 화합물을 발견했다. 그것은 세가지 다른 종류로 나뉜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엔케팔린, 다이놀핀, 그리고 그중 가장 유명한 엔도르핀"이 그것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오피에이트 수용체가 이들 내인성 오피오이드 화합물과 결합하는 것이 발견되었다. 나아가 오피오이드 화합물들이 뇌의 일부분에서 생산되고 분비되어 통증의 지각을 조절하고, 척수로 통증을 전달하는 일부 신경세포들을 덜 흥분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7장에서 엔도르핀과 엔케팔린 역시 성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한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오피오이드의 역할에 관한 흥미로운 발견을 하나 덧붙이자면, 이 화합물들의 방출 덕택에 침구치료가 어떻게 효과를 나타내는지가 밝혀졌다는 것이다. 1970년대까지 서양의 많은 과학자들이 이 현상을 들어본적은 있었지만 대부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인류학적으로 기괴한 일(사람을 몸에 침을 놓는 한의사, 주술사 등) 중의 하나라며 쓰레기통에 처박에 놓고 있었다. 그런데 그후 아편에 대한 연구가 왕성해진 시기에 닉슨대통령의 주도로 중국과 서방세계의 교류가 시작되자 실제 침구치료에 관한 자료가 공개되었다. 중국 수의사들이 동물의 숫ㄹ에 침을 사용하다는 사실을 알게된 과학자들은 침의 진통작용이 문화적인 세뇌에서 오는 위약효과라는 가설을 폐기하였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서방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인 뉴욕타임스의 제임슬 레스틴이 중국에서 충수염에 걸려서 마취대신 침을 맞고 수술을 받은 사실이었다. 그는 살아남았고 건강을 회복했다. 이때 ㅁ낳은 사람들은 아마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어라? 이건 정통파야. 백인종에게도 듣잖아!
침은 내인성 오피오이드를 다량으로 방출시키도록 자극한다. 그 이유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았다. 이를 잘 나타내는 것이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날록손)을 써서 방출되는 내인성 오피오이드의 일부 활성을 무효화하는 뺄셈 실험이라는 실험이다. 수용체가 차단당하면 통증지각을 둔하게 만드는 침의 효과는 약해진다. 내인성 오피오이드가 위약효과를 설명하는데에 관련이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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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뇌속에서 통증이 어떻게 처리되는가를 보려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위약 효과의 한 예로 정맥으로 투여하는 진통제는 환자 바로 눈앞에서 주사할때가 몰래 주사할때보다 효과가 있다. 즉 통증을 경감시키려는 처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환자가 아는 것이 약의 효과를 더 증강시키는 것이다. ....
.. 위약효과가 내인성 오피오이드에 의해 나타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 증거가 되는 에가 날록손으로 오피오이트 수용체를 차단하면 위약이 더이상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상이 스트레스도 오피오이드를 방출한다는 발견에 이르게 된 경위이다. 이 사실은 1977년 로저 기유맹이 처음으로 보고한 것이다. 2장에서 소개되한 발견으로 노벨상을 받은 기유맹은 스트레스가 원인인 엔도르핀, 즉 베타 엔도르핀이 뇌하수체에서 방출되는 것을 증명했다. .. 러너스 하이...운동하는 동안 엔도르핀 분비..
치과에서 듣는 음악소리는 왜 아프게 느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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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각과민인 사람들에게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은 뇌의 더욱 감정적인 영역들이며 이 영역은 우리의 불안과 공포의 중심이다. 이는 통각 과민 상황에서 뇌의 통증회로 중 어디가 더 활성화되는지를 보는 영상연구로 알 수 있다. 바륨같은 항불안증 약물이 스트레스로 인한 통각과민을 차단한다는 연구결과로도 알 수 있다. 신경증이나 불안증 검사에서 높은 점수가 나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통각과민이 되기 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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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근통..
이는 통증에 대한 참을성이 현저히 감소되며 온몸의 여러부위가 아픈 기묘한 병이다. 때로는 마비가 나타날 정도로 아픈데도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아무런 이상을 발견할 수가 없다. 신경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관절염이나 염증도 없다. 정통파 의학은 수십년 동안 섬유근통이 심신증에 속하다고 치부해왔다. 섬유근통이 긴장성이거나 신경질적인 사람에게서 더 잘나타난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아무 이상도 없다는 것이 전형적인 의학적 결론이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 그들의 뇌척수액을 분석하면 P물질이라 부르는 통증을 매개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농도가 높다.
그리고 2장에서 소개했지만, 예기치 못하게 섬유근통 환자에서의 당질 코르티코이드 농도는 정상인보다 낮다. 아마도 일종의 당질 코르티코이드 분비 장애를 가지 사람들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스트레스로 인한 통각결여가 되는 대신 통각과민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잘 모른다. 내가 아는한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증례들에서 무엇인가 진짜로 생물학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가고 있다. ...
통증과 만성 스트레스
.. 만성 스트레스가 있으면 통증지각에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가? 스트레스로 인한 통각과민이 있을때, 아마도 추측컨대 통증은 계속되고 더 악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트레스로 인한 통각 결여때는 어떨까? 급성 스트레스 상황, 즉 사자에게 상처를 입은 시나리오에는 이를 적용할 수 있다. ...
.. 우리에게 익숙한 만성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우리를 괴롭힐 때에 오피오이드가 과잉방출되면 어떻게 질병으로 발전하는 것일까? 만성 스트레스 때문에 우리는 내인성 오피오이드 중독이 되는 것일까? 스트레스가 오피오이드를 다량 방출한 결과로 우리는 몸에 필요한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 만성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면은 어떤 것일까?
여기서 답이 궁해진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책이 다루고 있는 모든 생리체계와 다르기 때문이다. 셀리에가 처음으로 만성 스트레스가 질병을 일으킨다고 깨닫기 시작했을때 그는 질병은 생체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다 소진해버렸기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했다. 즉 여러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이 고갈되어 버려 생체가 스트레스의 공격에 무방비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장들에서 본것처럼 현대의 해답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은 고갈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자체가 궁극적으로 인체에 해를 끼치기 때문에 병에 걸린다는 것이다.
오피오이드는 위의 규칙에 해당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로 인한 통각 결여는 영구히 지속되지 않는다. 그 가장 좋은 증거는 오피오이드의 고갈이다. 우리가 언제까지나 파산한 채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내가 아는 한 스트레스가 지속되어 오피오이드가 다량 방출되었다고 해서 스트레스 관련 질병에 걸리는 일은 없다. 이 책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도한 만성의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의 경향에 비추어서도 이는 좋은 소식이다. 스트레스 관련질병에 대한 걱정거리가 하나 줄어든 셈이기 때문이다. 통각 지각 및 진정한 육체적 스트레스의 세계라는 관점에서 볼때, 오피오이드의 궁극적인 고갈은 스트레스로 인한 통각 결여의 진통효과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기 암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나이 든 여성이나 전투에서 중상을 입은 병사, 살점이 뜯겨나간 채 살아남은 얼룩말에게도 결과는 맹백하다. 통증은 곧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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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맙습니다
통증을 치료하려는 사람으로서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것이 심히 부끄럽습니다 ~~~~
고통받는 환자와 인간에게서 멀어진 의사를 위하여
http://cafe.daum.net/panicbird/HCsV/55
이 글을 보세요 ㅎㅎㅎ
@문형철 감사 감사 ^^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