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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영락경 제11권
33. 삼세법상품[2]
그때에 세존께서 중생들의 마음속 생각을 관찰하시고서 다시 신족(神足)으로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감동시켰다.
그리고는 온갖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을 청하여 3세의 평등한 바른 법을 연설하시게 하였다.
여기서 동쪽으로 여덟 항하 모래 수효를 가면 부처님 나라가 있으니, 그 이름은 사유(思惟)이고, 부처님의 이름은 무념(無念) 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열 가지 명호를 갖추셨다.
한 번 결가부좌하고 앉으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채웠는데, 즉시 대중에게 게송을 말씀하셨다.
과거에 온갖 행의 갈래에서
나고 멸함의 근본을 보지 않아서
해탈하여 응당 수기를 받아
곧 성현의 경지에 응하네.
법성(法性)은 온갖 유(有)를 여의어서
3세의 번뇌를 짓지 않고
용맹함으로 온갖 행을 초월하여
꽃처럼 자연히 피네.
여래가 가르침 나타내어
형상 있는 종류를 널리 윤택케 하니
청정하기는 밝은 구슬과 같고
마음의 견고함은 수미산과 같네.
여러 부처님 공덕을 갖추고
온갖 갱락(更樂)을 영원히 여의어
욕심과 애착을 막고 방비해서
자연히 물드는 바가 없네.
불법(佛法)은 실로 매우 뛰어나
2승이 미치지 못하고
권도의 지혜로 온갖 변화 나타내
5분법신(分法身)을 갖추네.
나도 또한 스승에게 받은 바 없고
유위(有爲)의 배움을 따르지 않아서
감로의 못에 목욕하고
해탈로 몸을 장엄하네.
여기서 남쪽으로 여덟 항하 모래 수효를 지나가면 부처님 나라가 있으니, 그 이름은 장엄(莊嚴)이요, 부처님의 이름은 엄정(嚴淨) 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열 가지 명호를 갖추셨다.
한 번 결가부좌하고 앉으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찼으니, 대중 속에 계시면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오늘 시방의 부처님
신족의 변화를 널리 나타내서
각기 3세의 근본을 말씀하여
여래의 업을 궁구해 다했네.
한 모습[一相]은 본래 형상이 없어
깊이 들어가면 변제(邊際)가 없네.
법으로써 강(講)하여 사람에게 주니
허공처럼 염(念)하는 바 없네.
법고(法鼓)로 대천세계를 진동하고
10선(善)의 공덕을 갖춰서
하열(下劣)한 사람을 건져내
영원히 생사의 바다를 여의게 하네.
모든 부처님 나타내신
변화는 헤아릴 수 없기 때문에
인연이 도과를 이루어서
곧 성현의 경지에 응하네.
시방의 찰토에서 모여와
각각 3세의 법을 설하고
자연히 바른 법에 미쳐서
정의(定意)가 나타나 앞에 있네.
낱낱의 모든 털구멍에서
백천의 광명을 놓으셔서
온갖 도의 가르침 연설하여
3독(毒)의 근본을 소멸시키네.
여기서 서쪽으로 여덟 강하 모래 수효를 지나면 부처님 국토가 있으니, 그 이름은 정부정(淨復淨)이요, 부처님의 이름은 월정(越淨) 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열 가지 명호를 갖추셨다.
한 번 결가부좌하고 앉으시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가득 찼으니, 대중 가운데 계시면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중생의 성품은 약간(若干)도
해탈의 지혜를 관하지 않고
3세의 법에 언제나 머물러
일어나고 멸함이 법의 성품 같네.
성현은 정(定)에 들어가 관해서
12인연을 분별하시며
일곱 곳에서 세 가지 법을 관해
다 진여의 성품으로 돌아가네.
하늘에 태어나길 원하거나 즐겨하지 않고
또한 법을 요행(僥倖)하지도 않으니
이는 3세를 밝히기 위한 것으로
늘 착한 벗 택하기를 생각하네.
복을 심어서 밝음을 지혜로 삼아
가장 제1의(第一義)가 되어서
있다, 없다는 상념을 분별하므로
그 까닭에 인중존(人中尊)이라 호칭하네.
모든 법에는 각각 성품 있고
행하는 바 모조리 공으로 돌아가
마치 사람이 허공을 측량하는 것처럼
먼저 반드시 몸을 분별하라.
여래의 얼굴 쳐다보니
모든 법이 자체로 구족하여
입으로 여덟 가지 소리를 연설하시며
사람을 제도함이 한량없네.
여기서 북쪽으로 여덟 항하 모래 수효를 지나가면 부처님 나라가 있으니, 그 이름은 화성(化城)이요, 부처님의 이름은 무염(無染) 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열 가지 명호를 갖추셨다.
한 번 결가부좌하고 앉으시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가득 찼으니, 대중에게 게송을 말씀하셨다.
4대(大)는 성품이 없어
스스로 생겨났다 자연히 멸하네.
나는 저 인연 짓지 않아서
사물마다 있는 바가 없네.
집착이 없어 해탈을 선포하고
이끌고 당겨서 감로를 보이며
사람이 본래 원한 바를 따라서
저마다 과증(果證)을 얻게 하네.
나는 옛적에 보시를 행해
시방세계를 거느리고
7각지(覺支)의 스스로 그러한 보배로
온갖 사람에게 가득 채워줬네.
머물러서 중생을 교화하며
네 가지 무상(無想)을 염(念)하지 않고
여덟 가지 한가하지 못함[八不閑]을 길이 여의고
항상 성현과 더불어서 함께하네.
본래 세 가지 통달한 지혜로부터
이 3세의 지혜를 듣고
지금 세 가지 번뇌[塵垢] 여의어서
3세의 부처님께 수기를 받네.
보시를 행함을 후회한 적이 없고
뜻을 오로지 하여 뒤바뀜을 여의니
여러 삿된 길에 있는 이에게
바른 도를 보여 주네.
여기서 동북쪽으로 여덟 항하 모래 수효를 지나가면 부처님 나라가 있으니, 그 이름은 인혜(忍慧)요 부처님의 이름은 향진(香眞) 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열 가지 명호를 갖추셨다.
한 번 결가부좌하고 앉으시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찼으니, 대중에게 게송을 말씀하셨다.
법성(法性)은 자연히 생겨나지만
형상이 없으매 볼 수가 없고
성인의 금하는 계율 익히는데
수없이 많아 헤아릴 수 없네.
머묾은 본래 머묾이 없고
찾아보아도 본래 형상 없어서
너무나 깊어 측량하기 어려워야
비로소 응당 성인의 경지에 있으리.
현재의 법 분별하여
공(空)ㆍ무상(無想)에 물들지 않고
과거의 생(生)이 이미 다하여
3세의 근심을 여의게 되네.
몸은 온갖 근심의 그릇이 되고
갖가지 깨끗하지 못한 것이 새어나오니
능히 이를 버리고 바른 지혜에 들어가면
무위의 도에 차츰 이르리라.
뜻을 바로 세우니 삿됨에 물들지 않고
대도(大道)의 마음을 버리지 않으니
마음이 깨끗하기는 정련된 금과 같아
도에 나아감도 또한 어렵지 않네.
사람이 5도(道)에 태어나
내면적으로 분별하여 관(觀)할지니
3세 어디로부터 사람으로 하여금
어리석음과 미혹을 품게 하였는가?
여기서 동남쪽으로 여덟 강하 모래 수효를 지나가면 부처님의 나라가 있으니, 그 이름은 현성보집(賢聖普集)이요, 부처님의 이름은 관세고(觀世苦) 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열 가지 명호를 갖추셨다.
한 번 결가부좌하고 앉으시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가득 찼으니, 대중 가운데에 계시면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은 일체 3세의
공(空)과 무상(無相)을 관하여
지혜로 애욕의 근본을 끊고
곧 성현의 경지에 응하네.
뜻을 세워 부지런히 고행하고
항하 모래 수효의 부처님을 공양하며
일체의 지혜를 모두 갖추니
그 까닭에 인중존이라 호칭하네.
믿음은 감로의 법이 되고
두 소견의 마음을 내지 않으니
대중에 있으면 사자와 같아서
설하는 바가 시방을 진동하네.
생사의 온갖 더러움과 탁함
근본을 찾을 수 없으니
3세의 근심을 요달해서
여래의 법률에 가까이하네.
무릇 불도를 구하고자 하면
지혜의 보배가 으뜸이 되니
이로써 의심의 숲을 불태워 버리면
자연히 염(念)하는 바가 없으리.
부처님이 한량없는 경계에 노닐면서
지혜의 빛으로 비추는 바는
온갖 법을 정화해 없애서
3세의 행을 분별하네.
여기서 서남쪽으로 여덟 강하 모래 수효를 지나가면 부처님 나라가 있으니, 그 이름은 무량장(無量莊)이고 부처님의 이름은 인혜(忍慧) 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열 가지 명호를 갖추셨다.
한 번 결가부좌하고 앉으시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가득 찼으니, 대중 가운데 계시면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온갖 법의 근본을 염지(念持)해서
반연하는 상념을 무너뜨릴 수 없으니
행이 자연히 견고해지면
응당 성인의 경지에 있으리라.
여러 부처님 방편을 행해
덕훈(德訓)으로 중생을 교화하고
보살은 큰 서원 닦으니
4등심(等心)은 늘고 주는 바 없네.
증상무위의 도[增上無爲道]는
청정하여 물드는 바 없고
지혜의 구름 두루 펴서
3세의 근심을 소멸하네.
성현이 세상에 있으면서 교화하여
지관(止觀)의 법을 닦게 하고
낱낱이 지혜를 분별하여
곧 성현의 도에 응하네.
3세의 본성은 공해서
염상(念想)이 부사의하고
나고 멸함이 다시 서로 일어남은
정(定)에 들어야 비로소 없애게 되네.
삼계의 유(有)에 집착하지 않고
그리하면 곧 다함없음을 얻어
사람을 위해 위의(威儀)를 펴서
영원히 편안한 곳을 얻게 하네.
여기서 서북쪽으로 여덟 강하 모래 수효를 지나가면 부처님 나라가 있으니, 그 이름은 현선(賢善)이요, 부처님의 이름은 현유(賢柔) 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열 가지 명호를 갖추셨다.
한 번 결가부좌하고 앉으시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가득 찼으니, 대중 가운데에 계시면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여래께서 권도의 지혜[權慧] 나타내시어
시방의 세계를 통솔하시니
3세의 공을 분별하시면서
곧 성현의 행에 응하네.
법계는 가히 헤아리지 못해
허공과 같아서 다함이 없네.
부처님의 정법인(定法忍)을 얻으면
두 소견의 마음이 안 일어나네.
나는 옛 적에 수기를 받아서
안팎의 공을 분별했으니
이제 스스로 정각 이루어서
3세의 고통을 여의게 되었네.
여래의 장광설(長廣舌)은
백 가지 복으로 스스로 장엄하고
사상(思想)의 마음을 없애어
지극정성으로 두 업[二業]이 없네.
부처님은 온갖 행의 근본으로서
열두 문(門)을 연설하시어 창달하고
뜻을 쉬어서 도의 자취 이루어
다시는 5도(道)를 말미암지 않네.
마치 허공을 쳐다보고 쏘는 것 같아
세력이 다하면 도로 다시 떨어지니,
3세의 법을 선포해 창달함은
한량없어 다함이 없네.
여기서 위쪽[上]으로 여덟 강하 모래 수효를 지나가면 부처님 나라가 있으니, 그 이름은 길상(吉祥)이요, 부처님의 이름은 행진(行盡) 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열 가지 명호를 갖추었다.
한 번 결가부좌하고 앉으시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가득 찼으니, 대중 가운데에 계시면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지난 세상의 여러 성현들이
바르고 참된 경전을 반포하니
명색(名色)의 법에 물들지 않아서
곧 성현의 율(律)에 응하네.
보살이 본래 뜻을 발해서
위로 여래의 가르침을 닦지만
깊은 법은 늘고 줌이 없고
해탈하는 사람을 보지 않네.
한량없는 세계를 환하게 들어서[徹廳]
중생의 근기를 분별하고
전일(專一)하게 하나만을 사유해서
유(有)와 무(無)의 법을 성취하네.
상(相) 없음은 상을 둠이 아니니
3세의 식을 염(念)하지 않고
있는 것은 본래 없는 것임을 관하여 요달하니
인중존(人中尊)의 호칭을 얻네.
온갖 여러 법의 근본은
인연이 합해서 모여 이루어지고
형상 없는 법을 사유하니
비고 고요하여 본래 형상 없네.
10주(住) 도지(道地)의 법은
심념(心念)이 불퇴전하니
일행(一行)으로 정각 이루면
다시 나고 죽고 늙음 없네.
여기서 아래쪽[下]으로 여덟 강하 모래 수효를 지나가면 부처님 나라가 있으니, 그 이름은 극심(極深)이요, 부처님의 이름은 보취(寶聚)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셨다.
한 번 결가부좌하고 앉으시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가득 찼으니, 대중 가운데 계시면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인(忍)ㆍ지(智)로 도과(道果)를 닦아
3세의 근본을 영원히 여의고
스스로를 깨끗이 하고 남도 깨끗이 하니
바로 성현의 법에 응하네.
위없는 도를 설하여
주선(周旋)함에 정해진 곳이 없이
권도를 잡아서 온갖 행을 다하여
사람을 제도함에 게으름 없네.
성현을 만나는 즐거움
법을 듣고서 믿고 받아들이는 즐거움
사람을 제도해 번뇌를 끊는 즐거움
열반으로 영원히 고요한 즐거움.
나의 행은 삼계를 지나가고
악한 과보의 업을 멀리 여의어
선지식을 친할 수 있어서
법을 들으매 날로 이익이 늘어가네.
삼계 밖으로 초월해서
신족으로 허공에 노닐고
형상 없는데도 형상을 둔다면
어리석은 이의 닦아 익힘일세.
6바라밀의 대승법은
자기를 잊고 만물을 다하여
10주(住)의 경지에 오르게 되니
그 까닭에 불쌍히 여겨 다시 와서 교화하네.
그때에 장로 겁빈누(劫賓㝹)가 시방의 부처님께서 설하신 3세의 법의 온갖 행이 나아가는 바를 듣고서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리면서 확연히 대오(大悟)하였다. 그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땅에 엎드려서 부처님 발아래 절하고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때 한량없는 수의 온갖 하늘과 인간 백성과 하늘, 용, 귀신(鬼神), 건달바[龍畓和], 아수라(阿修羅), 가루라(迦留羅), 전다라(旃陀羅), 마후라가[摩休勒] 등 사람과 사람 아닌 것들이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발하였다.
다시 수없는 여러 하늘과 인간 백성이 부처님께서 3세 법의 근본을 연설하심을 듣고서는 모두가 부처님의 덕과 깊은 뜻은 한량이 없고, 모든 부처님의 법신은 막거나 헐 수 없으며, 또한 나한이나 벽지불이 미칠 바 아님을 찬탄하였다.
이때에 모인 이들이 다 몸 안에서 안팎의 3세를 분별하고, 도량에 나아가서 불퇴전에 미칠 것을 원하고 즐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