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글이지만) 이 글을 올해 하늘나라로 떠나신 사랑하는 어머니께 바칩니다.
몸이 병약해서, 부모님이 저를 좀 챙겼습니다. 아픈 제가 딱해보였는지, 게임기 매장에서 막 졸랐습니다.
혼내는 대신에, 어머니가 양보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샀던게 메가드라이브 (슈퍼알라딘보이) 였습니다.
랑그릿사1, 샤이닝포스2를 비롯해서 재밌는 게임을 어머니가 구해주셨습니다. 그 큰 사랑을 어찌 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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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서 부산 서면의 게임매장에서 MD 기계를 처분하고, SFC 슈퍼패미컴으로 교환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았습니다. 슈퍼패미컴에 명작 많은 것이야, 저희 세대 (저는 82년생)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고요.
파이널판타지6은 게임인지, 예술작품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고, 파판5도 오메가나 신룡잡을 때, 짜릿했습니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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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게도, 게임을 즐기던 제게, 게임 매장 여자 사장님이 권했습니다. 이 게임 해봤어? 싸게 줄 께, 꼭 해보렴.
그것이 제 인생을 바꾼 기적이 되었습니다. 가격은 기억이 안 나지만, 2만원인가, 낡은 중고품인데, 대단했습니다.
눈치 빠른 분은, 벌써 아시겠지만, 그 게임팩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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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작, 제 3 차 슈퍼로봇대전. 반프레스토.
어려웠습니다. 저한테는. 아군이 격추되어 터지는 일도 제법이 아니라, 자주 있었고요.
초등학생, 중학생 주제 수준에... (기억에 의하면 초등학생 이었던 것 같은데...)
일본어를 정확히 잘 모르니까 겟타 로봇은 변신하는 장면 보고, 또 보고 했던 것 같습니다. (OFF 기능 모름)
아무튼, 친구들이랑 같이 모여서 제3차 슈퍼로봇대전을 즐겨보곤 했습니다. 너무 너무 재밌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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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클리어 했던 것이야말로, 제 인생의 제일 가는 큰 자랑이자, 축복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웬드로랑 싸울 때, 아군 기체들 하나 둘 터져나가더니, 아예 다 터져나가서 뉴건담이랑 아무로 하나 남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 전함도 있었을꺼 같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
도망치면서 비겁하지만, 핀판넬 장거리로 공격했습니다. 그렇게 미세하게 자꾸 때리고, 때리다보니.........
웬드로 기체의 HP가 ????에서 숫자로 바뀌는 것을 눈으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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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의 전율을 평생 잊지 못합니다. 이겼구나... 마침내 이겼구나...
그것이 제 인생의 슈퍼로봇대전이 되었습니다.
이후, 뭐 제 4 차 슈퍼로봇대전 명작인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4차 팩 정품 구할 것이라고 애를 쓰고 다닌 기억도 생생합니다.
그 조차도 지금은 수집에 의미를 전혀 두고 있지 않으므로, SFC 팩들은 모두 모아 좋은 형님께 드렸습니다. 꽤 잘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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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로봇대전 관련 글은 여기까지 입니다.
그 뒤로는, 공략에 도전해서 제3차 슈퍼로봇대전 딱 한 가지 루트 정도를 공략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고,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헛된 시간은 아니었고, 추억을 되짚을 수 있어서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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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정신과 전문의 선생님의 블로그에서 인용한 글을 타자로 칩니다. 천천히. 정확하게, 기계식 키보드로 칩니다.
출처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정신과 의사, 의학박사, 몇 권의 책을 쓴 저자 ( blog.naver.com/j993601 ) 운영중
마음 작동 공식 / 추억의 힘 2020. 4.19. 글에서 발췌
"어른들은 여러분의 교육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어린 시절에 간직했던 아름답고 신성한 추억이 가장 훌륭한 교육이 될 겁니다. 인생에서 그런 추억을 많이 간직하게 되면 한평생 구원받게 됩니다. 그런 추억들 중에 단 하나만이라도 여러분의 마음속에 남게 된다면, 그 추억은 언젠가 여러분의 영혼을 구원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도스토옙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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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덧붙임)
사실은 좋은 부모님께 교육 받으며 자라온 것이 복이고, 자랑이었습니다.
2023년 이제 한 분은 떠나셨고, 저의 긴 치매 간병 생활도 마무리 되는 한 해가 되었습니다.
이제 뇌경색이 오셔서, 조금은 건강이 불편한 아버지와 함께 또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함께 극장 (영화관) 도 가서, 플라워 킬링 문 도 보고,
다시, 즐겁게 남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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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어리석은 일은 결코 아닙니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 이런 나이든 영감님 소리를, 하고 싶은 것은 전혀,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배운 바가 있다면. 할 수 있는데까지 부모님을 챙겨드리면, 인생의 후회가 좀 적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인지, 올해 초, 어머님을 화장하는 장면을 묵묵히 바라보면서도, 오히려 잘 견뎌낸 나 자신이 제법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머님은 많이 불편하시기 전까지, 가령 종종 의식이 또렷하실 때는, 저를 보며 무척이나 기뻐하셨으니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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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선생님께서, 매우 재치 있게, 노는 만큼 성공 한다 라는 책을 썼었는데요.
우리 다음 세대, 아이들이 공부도 하고, 잘 쉬고, 또 때로는 잘 놀아가면서, 멋진 아이로 건강하게 자라갔으면 좋겠네요.
아, 저 40대 미혼입니다. 뭐, 결혼이야 좀 늦게 할 수도 있으니까;;; (써놓고 나니 좀 창피합니다만, 뭐, 그럴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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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몹시 긴 글이었습니다. 장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우 급히 쓰는 순서없고 솜씨 없는 글이라 양해 부탁드립니다.
손가락에서 겟타 빔이 나가는 줄 알았던 그 시절.
마징가 눈에서 광자력 빔이 발사되는 그 감동의 그 시절.
브레스트파이어 (가슴팍 불덩이 입니까?) 의 박력. 게다가 그 멋진 사운드까지.
솔직히 슈퍼로봇도 좋고... 그리고 저의 닉네임 처럼 리얼로봇도 좋고... 다 좋아서, 이런 큰일이군요. 하하. 유머를 덧붙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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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되실 때마다, 하루 30분 정도는 몸을 움직이며, 운동 추천드려보고요. (산책도 당연히 좋습니다!)
그러므로, 건강하십시오. 그리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동호회에 계신 만화광 큰형님의 표현을 빌리며 마무리 하면 좋겠네요.
"당신의 앞날에 즐거움이 함께 하기를"
추신. 그럼 저도 정직의 길을 지키기 위해서, 춘식이 카카오페이 카드와, 극장 인증샷을 첨부해봅니다.
첫댓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저희 아버지께선 뇌졸증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시고, 현재 어머니 한분 계시는데 몸 건강해서 천만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늘 잘해드려야하는데 생각하면서도 그게 잘안되더군요. 이번주엔 찾아뵙고, 같이 놀아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전 집에 정식 게임기라곤 재믹스뿐이여서 슈로대를 못해봤었죠. 군대에서 조그마한 급여모아서 샀던 첫 개인게임기인 게임보이 컬러와 합팩에 2차슈로대g가 있어서 그때 처음 접했죠. 그게 아니였으면 이렇게 슈로대를 좋아하지 않았을지도란 생각이 듭니다.ㅎ
정말 이 곳까지 와주시다니 저로써도 감사한 일입니다. 우선, 명복을 빌어주셔서 또한 깊이 감사드립니다. 살아계신 분과 함께 하시는 것이 저 역시 중요하다는 자각이 최근에 있는터라서, 제 경우 아버지와 세계테마기행(EBS) 프로그램 함께 틀어놓고, 여행대리만족을 해보기도 합니다. 군대에서 만난 슈로대면 뭐 어떻습니까. 이런 작은 계기도, 어쩌면 운명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 어쨌든 파이팅 하시고요... 감사합니다. 꾸벅. 역시 명예회원 클라스 오락쟁이님 하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시북님이 옆에서 잘챙겨주셔서 행복하셨을거에요~ 뉴건담을 전함에 넣고 했다는 추억에 저도 추억하나가 떠오르네요 무슨 맵인지는 모르겠지만 물이 많았었습니다. 시로코가 디오 타고 나났는데 빔포 한방에 아군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졌습니다 그때 뉴건담을 물속에 박아 놓고 빔공격을 견뎌가며 판넬 떨어지면 전함들어갔다 나오면서 깬 기억이 있는데 정말 그이후로 뉴건담은 저에게 일당백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ㅎㅎㅎ #_#;;
시로코 너무 쎄지요 ^^ 그 당시에도 2회 이동은 충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글을 엄청 늦게 봤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40대 미혼이고 저는 제 첫 슈로대이자 또 최고의 작품으로 기억에 남는 4차 슈로대를 추천하고 싶네요. 3차는 4차 다음에 해봤는데 4차로 시작해서 그래픽이 좀 적응이 안됐고 무엇보다 너무 어려워서 하다가 포기했던 기억이...
모바일로 댓글 달아봅니다 :) 4차 정말 멋진 작품이었죠. 그때의 행복이 그리울 때가 많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