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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좋아 스크랩 우동한그릇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처음처럼^^ 추천 0 조회 30 10.02.01 09:2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우동 한 그릇이라는 소설은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우동 한 그릇이라는 연극을 보러 가면서 책 내용을 어떻게 연극으로 표현할까 궁금하기도 했다.

 

연극의 시작은 북해정 주인 아저씨가 그릇을 깨면서 나온다. 그리고 테이블 위의 우동 한 그릇이라는 책을 읽어준다. 이 연극은 지문을 읽어준다는 특징이 있다. 살며시 문을 열며 들어온다.. 이런 지문이 대사로 말해주는 형식이여서 처음엔 조금 어색했지만 곧 적응이 되었다.

 

일본은 연말에 해넘이 우동을 먹는다고 한다. 섣달 그믐.. 식당 영업이 거의 다 끝날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가스레인지 불도 끄고 간판 불도 끄려고 하는 순간 문이 살며시 열리면서 아주 초라한 행색의 한 여자와 6살, 10살 쯤 되어 보이는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서 있다. 선뜻 북해정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장사를 안 한다고 말 하는 주인 아주머니.. 그러나 선뜻 발을 떼지 못하는 세 모자..

 

초라한 행색의 어머니는 아주 어렵게 이야기 한다. “우동 한 그릇도 괜찮을까요??” 처음엔 당황스럽지만 마음씨 착한 아주머니는 따뜻한 난로 옆자리로 자리를 안내한다.

 

그리고 큰 목소리로 주방의 남편에게 우동 한 그릇이요.. 라고 이야기한다.

무뚝뚝한 주인 아저씨는 우동 한 그릇.. 하면서..우동 면을 하나 반을 넣는다.

뜨겁게 끓여져 나온 우동 한 그릇.. 아이들과 엄마는 너무나 행복해 하며 먹는다.

엄마를 먹여주는 아이들, 아이들 먹으라고 우동을 먹지 않은 엄마.. 우동 한 그릇으로 아이들이 배가 부르지 않을 것을 걱정하는 엄마와 너무나 너무나 배가 부르다고 엄마를 안심시키는 두 아들..

우동 한 그릇을 먹는 내내 가족은 행복해 한다.

그 모습을 주방에서 말 없이 지켜보는 북해정 가게 주인 내외는 우동을 먹고서 나가는 세 모자에게 큰 소리로 말한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또 한 해가 지나고 섣달 그믐날이 되었다. 또 장사를 마치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조용히 문이 열리고 세 모자가 서 있다. 엄마의 오랜 체크 코트를 보고서 가게 아주머니는 작년에 왔던 세 모자인 것을 기억한다. 반갑게 난로 옆 2번 테이블로 안내하고 또 우동 한 그릇을 주문 받는다. 주인 아주머니는 남편에게 우동 세 그릇을 공짜로 주자고 말하지만 아저씨는 말 한다. 오늘 우리가 공짜로 우동을 준다면 저 사람들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그러니 똑 같이 우동 한 덩이 반을 넣어 끓여준다. 무뚝뚝한 주인 아저씨의 따뜻한 배려가 너무나 좋았다. 너무나 맛있게 우동을 먹는 두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우동을 먹으라고 권하고 엄마가 더 많이 먹어야 한다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북해정 주인 내외도 그 광경을 보며 참 흐뭇하다.

 

다음해 섣달 그믐날.. 주인 내외는 9시가 넘자 마음이 분주하다. 2번 테이블에는 예약석이라는 팻말을 걸어두고 지난해 여름에 가격을 올려 200엔으로 올린 우동 값을 150엔으로 다시 바꾸고 세 모자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세 모자를 기다리는 북해정 주인 내외를 보면서 따뜻한 우동 국물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되자 조용히 가게 문이 열리고 세 모자가 들어온다. 엄마는 아직도 오래된 체크 무늬 코트를 입고 있지만 큰 아들은 교복을 입고 있고 작은 아들은 형이 입던 옷을 입고 있다. 이번에는 우동을 두 그릇을 시킨다. 우동 두 그릇을 너무나 맛있게 먹는 두 아들과 엄마는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그 날은 아빠가 교통사고를 낸 후 빚을 지게 된 모든 돈을 다 갚은 날이라고 엄마가 이야기 한다. 두 아들 덕에 빚을 빨리 갚을 수 있었다고.. 큰 아들은 아침 저녁으로 신문 배달을 하고 작은 아들은 저녁 식사 당번을 매일 했다고 한다. 그러자 큰 아들도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작은 아들 준이가 글짓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한다.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아빠가 교통사고를 내고 돌아가시고 그 교통사고로 다친 사람들의 병원비를 다 갚아야 하는 엄마는 매일 매일 회사에서 돈을 벌어야 했고 형아는 아침 저녁으로 신문 배달을 해야 했고 저는 매일 저녁 식사 당번을 했습니다.

 

지난 해 섣달 그믐날 늦은 저녁 북해정에 우동을 먹으러 갔습니다. 세 명이서 한 그릇을 시켜서 세 가족이 함께 먹었습니다. 그 우동 한 그릇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모릅니다. 그 우동을 먹는 동안 우리 가족은 참 행복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많이 울기도 하고 왜 우리는 이렇게 가난해야 하는지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우동을 먹고 북해정 아저씨 아주머니께 인사를 하고 나가는데 저희를 향해 아주머니 아저씨가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큰 소리로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저는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이 “괜찮아..힘을 내거라.”라고 들렸습니다. 그래서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크게 되면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우동 집 주인이 되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자 어머니도 울었고 주인집 내외도 울었다.

 

형아가 이야기 했다. 사실 동생 준이가 셋이서 우동 한 그릇을 먹은 이야기를 글짓기로 쓴 걸 알고서 조금 창피했지만 동생 글을 다 듣고 나니 창피해 한 자신의 더 부끄러웠습니다. 앞으로 정말 열심히 살겠습니다.

 

세 모자는 껴 안고 울었다. 주방에서 북해정 주인 내외도 수건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렸다. 우동을 맛있게 먹고 떠나는 세 모자를 향해..“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변함 없이 말했다.

 

또 한해가 지나고 북해정 주인 내외는 2번 테이블에 예약석 팻말을 두고 가격표를 다시 바꾸고 기다렸지만 그 세 모자는 오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고 북해정이 번창해서 모든 테이블과 가게 리모델링을 했지만 2번 테이블만은 바꾸지 않았다. 그리고 2번 테이블의 사연에 대해서 사람들의 입에 입을 타고 소문이 나 많은 사람들이 2번 테이블을 행복의 테이블이라며 와서 우동 한 그릇을 시켜 가족과 연인이 나눠 먹기도 했다고 한다.

 

10여년이 흐른 또 섣달 그믐날.. 북해정에는 수 많은 이웃 주민들이 와서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행사를 하고 있었다. 아무리 사람이 많더라도 2번 테이블은 예약석이라고 팻말이 놓여져 있었다.

 

10시가 넘은 시간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말끔한 두 청년이 가게로 들어섰다. “우동이 되나요?” “자리가 없어서 죄송..”이라고 말하는 순간 문이 다시 열리더니 10여 년 전 두 아이를 데리고 왔던 그 엄마가 아주 멋진 옷을 입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바로 그 어린 두 아들이 멋진 청년이 된 것이었다.

큰 아들은 의사가 되었고 작은 아들은 중앙 은행을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초라한 체크 무늬 코트를 입었던 엄마는 멋진 외투를 입은 귀분인 모습이었다. 마지막 북해정을 온 후, 외가댁으로 이사를 가서 다시 북해정에 오지 못했다고 이야기 했다. 북해정 두 내외는 장성한 아이들을 보며 너무나 행복해 눈물을 흘렸다. 이번에는 우동 세 그릇을 시켜 먹으며 과거를 추억하며 행복해 했다.

 

섣달 그믐날 저녁은 북해정은 행복으로 가득 찼다.

 

우동 한 그릇.. 다 아는 내용이었지만 무대 위의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로 많이 웃겨도 주고 가끔은 너무나 슬픈 이야기로 눈물도 나게 해 준 그런 연극이었다.

 

우동 한 그릇이 당신께는 어떤 의미인가요??

그냥 싸고 저렴한 한 끼 식사 대용의 음식 일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가족 전체가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아주 값진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지금 나에게 물 한 병, 빵 한 조각은 아무 것도 아니지만 어려운 나라 아이티나 아프리카의 빈국의 한 아이에게는 생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희망과 행복을 줄 수 있는 우동 한 그릇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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