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서귀포문화원 제주어말하기대회
학생팀 최우수
자리물회 어떵허꽈
도순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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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날 오후, 순이네집 마당
<어머니 등장>
어머니 : (일을 마치고 들어온다) 야! 조근년아! 조근년아! 집에 아무도 어시냐, 다 어디들 가시니?
(흰수건으로 몸의 먼지를 탁탁 치며) 아이들도 원, 인칙들 와그네 ᄉᆞ제라도 좀 허주.. 탁 지친지..
순이 : 어머니! 학교 갔다 와수다.
어머니 : 이제사 왐시냐 ᄒᆞᆫ저 책가방 가다 안팍거리 청소ᄒᆞ라.
근디 니 그 옷꼴이 뭐냐. 니 바지로 동네방에 다 끄성 뎅겸시녜...
순이 : 요즘 이런 옷이 유행이우다. 어머닌 것도 모르멍..
어머니 : 그저 뽄만 부리젠...
순이 : 무사 갑자기 청소ᄒᆞ랜 난리꽈, 싹싹 더운디. 아버진 어디 가셨수꽈?
어머니 : 오늘 서울에서 니네 고모 맹질먹으레 온덴 ᄒᆞ난 자리사래 갔져. 올때가 넘어신디 안왐신게.
순이 : 아이고 고모 올거로구나. 알아수다, 깨끄치 청소허쿠다예.
<아버지 등장>
아버지 : 아이고 지치다. 나 왔져 (자리든 봉지 들고)
어머니 : 무사 영 늦어수꽈? 자리는 이십디가?
아버지 : 오게, ᄇᆞᆯ목리꺼정 가그내 자릿배 기다리당보난 늦언.
어머니 : ᄇᆞᆯ목리꺼정 갔다오젠 허난 경 늦었구나.
순이 : 무사 자리사래 ᄇᆞᆯ목리꺼정 갔다옵데가?
어머니 : 아이 무신 것도 모를타? ᄇᆞᆯ목리 자리가 젤로 맛ᄌᆞ난 사래갔주.
아버지 : 서로 이녁내 바당 자리가 맛존데 헌다.
어머니 : 옌말에 'ᄇᆞᆯ목리 사름이 모슬포 가그내 자리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져.
순이 : 게난 차이가 무시거꽈?
아버지 : 모슬포 자리는 크고 뼈가 세언 구워 먹기에 조코이,
서귀포 볼목리 자리는 뼈가 부드럽고 고소해언 ᄂᆞᆯ 것이나 물회헤영 먹기 조텐헌다.
어머니 : 제기 만들게 마씸. 서울 고모 오기전에..
<서울고모 등장>
고모 : 어머 안녕하세요? 잘들 지내셨어요? 어머 순이도 많이 컸구나.
아버지 : 야이 무신 곤밥 먹은 소리 햄시니. 그냥 원래대로 말 ᄀᆞ르라.
어머니 : 오젠허난 소가수다. 고모 오민 먹젠 자리물회 햄수다.
고모 : 어머 그래요? 고마워요. 서울에서도 자리물회 먹고 싶었는데...
순이 : 고모! 그냥 제줏말로 고릅서게. 고모가 서울말 쓰난 이상허우다.
고모 : 응! 그럴까? 아라저.
순이 : 내꺼 선물은 어수꽈?
고모 : 어실 리가 이시냐. 마 선물이여.
순이 : 와! 고맙수다. 막 존 거우다예.
어머니 : 자 이젤랑 자리물회 만들게 족은년은 가그내 놈삐여 마눙이영 꺼내오고
아방은 가그내 마당 우녁펜이 유 이영 알녁펜이 제피쎂 ᄒᆞ꼼 토다다 줍서.
순이 : 예.
아버지 : 아라서.
<자리회 만드는 장면>
고모 : 오늘 자리 막 좋수다예.
비스름허게 잘 썰어사 가시도 쎄지 안 호고 식초에 잘 버무려사 보드라와 집니께예.
어머니 : 고모도 알긴 잘 알암신게.
고모 : 무사 모릅니까? 나도 제주사람인디..
아버지 : 제주사름은 여름철에 입맛 어실땐 자리물회가 최고여.
<순이가 무와 마늘 들고 입장>
어머니 : 오늘은 놈삐도 맛 좋다. 쉐우리도 복작 썰어 놓고 막 맛 좋게 허쿠다. 맞다, ᄎᆞᆷ지름도 ᄂᆞ아사 되키여.
순이 : 어머니 난 자리물회 먹을 때 제피 냄새가 궂인디 안 넣으면 안 될거꽈?
고모 : 순이야! 자리물회는 제피를 넣어사 제맛이 난다. 난 서울살멍 이것 먹구중 해언 원...
아버지 : 맞다. 육지살민 자리물회 영 자리젓이 얼마나 먹꾸중들 헐거라게.
고모 : 맞수다. 제주가 고향인 사람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이 자리물회하고 자리젓이우다.
근디 언니 만든 자리물회 너무 맛좋수다예.
어머니 : 고맙수다. 하영 먹읍서. 이디 더 이수다.
아버지 : 음식에는 여럿이 모여 조화를 이루는 것이 경도 한다게. 이거보라, 자리물회에 들어가는게
자리, 외, 된장, 제피쎂, 유쎂, 놈삐, 쉐우리, 고추, 양파, 마농, ᄎᆞᆷ지름 등 벌써 10가지가 넘지 안헴시냐.
어머니 : 맞수다. 요즘 웰빙시대에 딱 맞은 먹거리가 우리 제주도 음식이우다.
얼마나 맛존게 함니까. 갈치국이영 빙떡, 메밀칼국시는 육지사람들도 역부로 먹으러 온덴햄수께.
고모 : 맞수다. 제주음식이 ᄆᆞᆫ딱 웰빙음식이우다.
어머니 : 야 순이야! 밥 다먹어시난 가그내 보리개혁 산드륵 허게 ᄒᆞ솔 탕오라, 고모 드리싸게.
순이 : 예 아라수다.
고모 : 맛좋게 먹어수다. 내년에도 언니만든 자리물회 먹으래 ᄄᆞ시 와도 되지예.
어머니 : 예개~ 겅함서게.. 기다리크매 꼭 옵서예.
아버지 : 여러분도 이번 맹질에 육지에서 손님오난 자리물회 ᄒᆞᆫ그릇 대접허십데가? 막 좋아들해실거우다.
순이 : 제주의 맛 잊지들맙서예. 고맙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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