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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악기지식 질문 스크랩 류트로 연주하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파르..
말ol 추천 0 조회 78 08.12.21 15:06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류트로 연주하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파르.. 나의 음악이야기

2007/12/11 14:04

복사 http://blog.naver.com/audion/40045245320

출처 카페 > 류트 사랑 | 슬기
원문 http://cafe.naver.com/lutelove/420

 

얼마 전 우연히 이 카페에 가입한 애호가입니다.

 

원래는 다른 것을 검색하다가 이 카페를 발견하였는데, 일단은 류트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과 더불어 이 악기를 실제로 연주하는 분들도 꽤 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고음악은 예전에 대학때부터 너무나 좋아하던 분야였고, 대학때는 리코더를 배우기 위해 동분서주하였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학 이후로는 음악보다는 오디오, AV 그리고 사진으로 취미가 이동하면서 음악은 영원한 동반자 그리고 공기와 같은 것이라는 느낌만 있을 뿐 예전과 같은 감성은 희미해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고악기를 처음 접한 것은 몇 해전입니다. 그 때는 쓸만한 플륫을 구하려고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바로크 플륫인 트라베르소를 국내에서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게 되었고, 그 때 아무 생각없이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흑단으로 만들어진 검은색의 윤기나는 바디와 모서리의 상아 마무리는 고악기의 고아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고, 현대의 플륫과는 다른 섬유질의 음색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나의 악기에 대한 열망을 다시 살아나게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마땅히 배울 처지가 못 되는 지라 지금 고이 모셔두고 있고, 지금은 음악으로부터는 한 발짝 떨어져 있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황당한(?) 일을 벌였던 것은 아마도 제가 천성적으로 악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특히 고악기의 고아한 음색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일 겁니다.

 

오디오를 좋아했고, 음반을 좋아했기에 여러 분야의 음반들이 있지만, 아직도 손에 잡히는 일순위 음반은 고악기 연주 음반입니다. 대부분의 고악기는 섬세하면서도 약간은 신경질적인 예민함도 있기 때문인지, 집에서 틀기에는 쉽지 않지만(특히 밤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류트만큼은 명료하면서도 부드럽고 또한 귀에 거슬리지 않아서인지, 예전에는 밤에 주로 류트음반을 듣고는 했습니다.  물론 대부분 LP음반이었는데, 어느 땐가 포노앰프가 고장나고부터는 현재 음악을 거의 듣지 않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분야는 서양음악중에서는 고전이전 특히 고음악(바로크, 르네상스, 중세)을 좋아하고(특별히 좋아하는 작곡가는 바흐입니다...) 아울러 우리나라음악(정악, 민속악)도 또 다른 음악의 한 장을 차지합니다.

 

이 카페에 가입하고 나서  바로 인터넷음반가게에서 lute관련된 음반을 CD로 몇 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집어든 음반이 바로 이 Nigel North가 연주하는 Bach on the lute입니다.

바흐는 제 대학 생활을 거의 지배하던 작곡가이고 당시 암울했던 대학시절, 수많은 고민속에 살았던 당시 대학 생활 유일한 안식처였습니다. 바흐에 대해서는 아마 나중에 기회 있으면 또 얘기하기로 하구요...

당시 들었던 바흐의 곡들을 보면 브란덴브르그 협주곡으로 시작하여 무반주 바이올린, 첼로조곡들, 수많은 오르간 푸가작품, B단조 미사곡, 칸타타곡들, 관현악 조곡, 클라비코드 건반음악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후의 'Musical Offering'과 'The art of Fugue'등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겨울, 스산한 바람소리와 함께 저녁 동아리방에서 듣던 무반주 바이올린 샤콘느와 음악의 헌정, 푸가의 기법의 관현악곡들은 제 대학 생활 음악세계의 가장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곡입니다.

 

당시에 마음에 맞는 바흐 애호가 몇 명이 하던 얘기가 '바흐는 겨울에 들어야 제 맛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바흐의 샤콘느는 상당히 유명해서 바흐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들도 녹음해서 듣곤 했던 곡입니다. 당시에 개인적으로는 쉐링의 무반주 바이올린 연주를 제일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그 스산함을 가장 절실하게 나타내 주었기 때문입니다. 소위 '존재하는 것의 고독'을 아낌없이 느끼게 하였고, 또한 그것이 나에게 무한한 위로가 되었던 바흐음악이었기에 이를 절실하게 표현해 주었던 쉐링의 연주는 약간 까칠하였지만 그만큼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그뤼미오나 다른 연주자의 연주도 괜찮았지만, 쉐링의 연주는 당시 잘 모르던 나에게 바이올린의 그 까칠하지만 노이즈가 끼어 긁히는 듯한 바이올린의 그 강렬한 마찰의 힘을 가슴속 깊이 느끼게 하였습니다. 반대로 어떤 후배는 이를 비명지르는 소리라며 아주 싫어하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과 첼로곡은 반주를 제외하고 독주 악기 하나만으로 완전한 음악이 되도록 시도한 굉장히 독창적인 음악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현악기의 기법에 있어서 다성부의 진행이 빈번하고, 중음 연주가 거의 기본이 되다시피 하는데, 독주악기 하나로 반주없이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을 겁니다. 쉐링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얘기가 많지만, 컴퓨터와 같은 기억력을 가진 완벽한 연주자로 유명했습니다. 때문에 연주가 약간 드라이하고 까칠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욱더 스산한 겨울의 바람과 같은 느낌을 잘 표현하지 않았나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까칠한 연주, 존재하는 모든 것의 본원적인 고독을 느끼게 하는 이들 바흐의 곡에서 개인적으로는 내적인 따뜻함을 수없이 느꼈습니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곡은 소나타 3곡과 파르티타 3곡으로 구성되었는데, 일종의 조곡, 모음곡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전 곡을 아우르는 샤콘느는 파르티나 2번의 마지막 곡입니다. 바흐의 샤콘느는 원곡인 바이올린 이외에도 기타로 편곡되어 많이 연주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기타를 치는 사람들은 이 곡을 최후의 곡으로 삼는다고 하는데, 예전의 잘 아는 기타 애호가는 대학때 기쁠 때는 기뻐서 듣고, 슬플때는 슬퍼서 듣고... 샤콘느를 평생 가지고 간다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기타로 듣는 샤콘느는 바이올린 원곡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까칠한 느낌은 조용하고 어쩌면 좀 멋있는 듯한 느낌이 더욱 나더군요... 아마 대부분은 원곡보다도 기타로 듣는 샤콘느를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나이젤 노스가 연주하는 이 바흐 무반주바이올린 곡은 마치 원곡인 것처럼 잘 어울립니다. 기타와 같은 멋부림은 없지만, 더 또랑또랑하고 또한 특유의 배음때문인지 연약하면서도 연민을 느끼게 하는 조용한 음색입니다. 고아하지만 절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아직 몇 번 듣지 않아서 뭐라 얘기하긴 그렇지만, 류트로 듣는 무반주 바이올린곡을 들으면서 예전의 느낌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록 바이올린 원곡처럼 가슴을 후비는 듯한 아픔은 없지만 말입니다....!!  류트로 이 곡 전체를 다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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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1.05 16:10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해요~~~!!!!^^ 잘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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