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숨결
선자령에 피는 꽃, 말나리, 하늘말나리, 하늘나리, 다래, 개다래, 쥐다래, 나래박쥐나물, 금꿩의다리
이달의 블로그
박원
2015. 7. 23.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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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은 한반도의 등뼈를 이루는 백두대간 줄기로 산이라고 느낄 수 없을 만큼 평탄하고 완만한 고지대입니다. 바람도 쉬어가고 구름조차 머물러 가는 곳이지만 사람도 쉬어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모든 것이 넉넉합니다.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양 떼목장이 있고 바람을 끌어들여 전기를 만드는 풍력발전기가 이색적이지만 발 아래에는 셀 수 없이 귀하고 아름다운 꽃이 피는 곳입니다.
선자령(仙子嶺)은 경치가 아름다워 선녀가 아들과 함께 내려와 놀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꽃이 곱고 새가 울면 노래가 되고, 눈이 내리면 모포를 덮은 것 같습니다. 차가 도착하는 휴게소가 해발 850m이고 고개 정상이 해발 1,157m입니다. 산이 두렵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누구든 이곳을 찾으면 됩니다.
설악산을 올랐다가 심한 비가 쏟아져 이곳을 찾았습니다. 일기예보에는 일주 내내 맑겠다고 했기에 찾은 곳인데 그렇게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막 쏟아질 때도 2mm나 온다고 했지만 잠시만에 옷은 흠뻑 젖었습니다. 한쪽 다리는 어깨에 메고 한쪽 다리는 끌고서 찾아온 곳이었습니다. 그래도 선자령은 반가이 사람을 맞았습니다. 이곳에 요즘 피는 대표적인 꽃입니다.
말나리입니다. 말나리는 잎이 한곳에 몰려납니다. 꽃은 옆을 향해 핍니다.
잎이 돌려나고 꽃이 하늘을 향해 피면 하늘말나리입니다.
잎이 어긋나고 하늘을 향해 꽃이 피면 하늘나리입니다.
조금 일찍 피는 털중나리입니다.
설악산에서 필레약수터로 가는 길가 숲에는 다래가 많이 달려 있었습니다. 덩굴이 아래로 늘어질 정도였습니다. 다래와 쥐다래가 한 군데 엉켜 자라고 있었기에 소중한 자료가 될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쥐다래는 열매가 길죽합니다. 잎은 흰색 또는 붉은색으로 물이 듭니다. 단풍이 아니라 주위의 벌나비를 불러모으기 위해 색이 변하는 것 같습니다.
개다래입니다. 열매가 뾰족합니다. 잎은 흰색으로 변하지만 쥐다래처럼 붉은색으로 변하지는 않습니다.
나래박쥐나물입니다. 키가 2m정도로 자라고 끝에는 많은 꽃이 핍니다. 나래박쥐나물이라는 것은 잎자루에 날개가 나기 때문입니다.
선자령에는 금꿩의다리가 자생합니다. 아직 다른 산에서 금꿩의다리가 자생하는 것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대부분 수목원이나 식물원에 심어 키우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 졸려 교정은 아침에 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