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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상에 역주행하는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운영방식에 문제제기
소수의 이사회에서 판단하지 말고 총회에서 당당하게 회원들의 의사를 타진해야
회사를 감독하고 컨설팅하는 회계사들의 조직이 가장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인 것은 부끄러운 일
청년공인회계사회는 5월 20일(금) 등록 공인회계사 310명의 서명을 받아 회칙개정안을 한국공인회계사회(이하 한공회)에 제출하였다. 현행 한공회 회칙에 따르면 100명 이상의 회계사들이 서명하여 회칙 개정안을 제출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회칙개정안의 주요내용은 1) 전자투표를 도입하여 총회의 대표성을 강화하고 2) 회계사들의 국회 격인 평의원회의 선출방식을 민주적으로 변경하며 3) 임원 선거 입후보자격을 5년으로 단축하여 피선거권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청년회계사들은 지금까지 이해할 수 없는 한공회의 행정에 대해 누워서 침을 뱉는 격이라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은 비민주적인 공인회계사회의 운영 방식을 묵과 할 수 없어 회칙개정안을 낼 수밖에 없었다. 젊다고 해서 어떠한 배려나 특권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2만 공인회계사의 모임인 만큼 모든 공인회계사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1년의 수습기간이 지나면 공인회계사법에 따라 한공회에 의무적으로 등록을 하게 된다. 이때 납부하는 등록회비가 350만원에 달한다. 수습회계사들의 초봉은 10년째 제자리를 걷고 있는데 등록회비만은 매년 꼬박꼬박 올라서 한달 월급보다도 더 많은 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돈을 걷어감에도 청년회계사들은 피선거권이 없으며, 그나마 있는 선거권도 행사하기 힘들다. 총회는 늘 평일 오후시간에 하는데 회사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청년회계사들이 참석하기는 어렵다. 전자투표나 우편투표를 도입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한공회는 모든 회원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다며 한결같이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다. 결국 청년회계사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매번 불이익을 얻을 수밖에 없으며 투표권의 제한과 이에 따르는 무관심에서 오는 이득은 소수의 기득권층이 향유하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공회의 주요업무를 의결하는 이사회의 이사를 선출하고, 내규를 개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평의원회의 평의원은 회계법인 별로 할당되어 선출된다. 독재시대에나 있을 법한 평의원 선출방식이 기업의 투명성을 외치는 회계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연차가 낮은 청년회계사들을 각 회계법인이 평의원으로 선임할 이유가 없으니 고액의 회비를 내고 입회해도 의견을 낼 창구조차 없는 셈이다. 결국 매년 수습회계사들의 회비는 오르고, 회계법인이나 기존 회계사들의 회비는 동결되는 식의 청년회계사들에 대한 일방적인 피해의 전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지만 한공회는 늘 오해라고만 이야기 할 뿐, 제대로 된 개선방안이나 토론의 창구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청년회계사들의 의견이 반영이 될 수 없는 또 하나의 요소는 피선거권이 지나치게 제한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행 회칙에 따르면 회장이 되려면 10년, 이사가 되려면 7년을 ‘감사인’에 속해있어야 한다. 회계법인을 벗어나는 회원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음에도 회계법인에 장기근속하지 않으면 피선거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것이다. 결국 청년회계사들의 참여는 점점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무관심은 커져간다. 무관심을 조장한 한공회는 독단적인 의사결정 후에 젊은회계사들의 무관심만을 나무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사회는 청년들의 참여를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는데 한공회만은 참여의 통로를 막아놓고 청년들만 탓하고 있으니 청년회계사들의 냉소는 커져갈 뿐이다.
사실 3년전에도 유사한 회칙개정안을 내놓았지만 총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회칙상 회칙개정안은 총회의 논의사항이나 한공회는 유권해석을 통해 이사회에서 부결시켜버린 것이다. 부결에 대한 대안으로 청년회계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이번에도 이사회를 통해 부결시키는 꼼수를 생각하지 말고 당당하게 총회에서 회원들의 의사를 들어보아야 한다. 회장선거가 있는 총회인 만큼 어느때 보다도 많은 회원들이 참여 할 것이고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투명성의 기본 원리는 참여와 관심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은 장점임에도 계속해서 참여를 가로막는다면 공인회계사 조직은 고인물이 되어 썩어갈 수밖에 없다. 여러 사회 이슈로 인해서 자본주의의 파수꾼이라는 공인회계사에 대한 신뢰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기업의 투명성을 말하기 전에 우리 자신이 부끄럽지 않은지 돌아볼 때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민주적으로 개선이 되어 다양한 사회의 이슈를 선도하는 그룹이 되었으면 한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늘 응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