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大觀'을 脫稿하며 - ‘門化光’의 어리석음에 대하여
어제 날짜(2020년 5월 14일, 庚子年 음력 4월 22일 丁巳日)로 '千字文大觀' 제5권(下2)의 원고를 脫稿했다.
2008년에 처음 '종요의 대서사시 千字文易解'을 발간한 뒤에 10여년 이상을 강의하면서 내용의 부족함을
절감하며 전면 개정판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경제적 문제로 엄두를 내지 못했다. 다행히도 政山이
제안한 출판기금 모금 운동에 많은 분들이 선뜻 참여해주시어 출간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개정판
원고를 쓰기 시작할 때인 2018년 12월경에는 3권 분량을 예상했는데, 책 두께가 너무 두꺼워짐을 우려해
다섯 권으로 나눠서 출간하기로 했다. 그간 네 권을 출간했고, 마지막 권인 下1권은 늦어도 6월 초에 나올
예정이다.
집필 작업에 약 1년 6개월여의 시간이 걸렸다. 코로나 사태로 석 달의 시간을 꼬박 벌었다(?). 덕분에 더운
여름이 오기 전에 탈고함을 다행으로 여긴다. 원고 양은 대략 170餘萬 字, 총 19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이다.
그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千字文大觀' 총5권(上, 中1, 中2, 下1, 下2)은 그간 '千字文易解'에 대한 마음의 부담을 벗고, 황하문명권의
人文思想과 民本思想을 다시 복원하여 新自由主義 潮流 속에서 황폐해져가는 도덕적 가치를 세울 철학적
기초를 다졌다는 데에 그 의미가 크다고 자부한다.
한편으로는 원고 작업을 하던 지난 1년 6개월 동안에 벌어진 우리 사회의 여러 추악한 모습들을 보면서
황하문명권의 人本思想에 대한 근본이 무너진 데서 오는 것임을 절감하면서 덕분에 원고의 충실함을
꼼꼼히 메울 수 있었다. 그리고 어제, 탈고 뒤에 인터넷 뉴스를 검색하다가 가장 먼저 눈에 띈
기사가 하나 있었다.
‘광화문 현판 훈민정음체로 시민모임’은 5월 15일 한자 광화문 현판을 훈민정음체로 바꾸기 위한
범국민서명운동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그 취지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자신들의 無知함은 전혀
모른 채, 서구 유목문화적 가치관에 顚倒(전도)되어 東西南北과 前後左右의 개념조차도 알지 못하면서
역사 유물조차 바꿔치기 하려는 그 無謀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수많은 영어의 무분별한 사용은
젖혀둔 채 ‘한글전용은 애국이요, 한문을 쓰면 중국화’라는 저런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가 오히려
두렵기까지 했다.
이제는 정치권의 우파, 좌파의 편 가르기를 넘어 역사문화의 유물까지 손대려는 無謀한 행동은,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중반까지 중국을 휩쓸었던 ‘紅衛兵(홍위병)’과 다름없는 행동이다.
남아있는 전통유물조차 제대로 없는 이 땅에서, 전통문화의 흔적이 그나마 희미하게 남아있는
‘門化光’조차 그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않고 바꾸려는 그 無謀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훈민정음체’란
하나의 글자모양일 뿐이지 세로쓰기 방식에서 훈민정음은 ‘音正民訓’이다. 더욱이 디자인을 전공하는
사람들이라면 문화의 다양성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왜 돌아보며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마침 오늘이 世宗임금 誕辰日이다. 君師父 一體 사상에 바탕하여 '어리석은 백성들을 위해 제뜻을 실어
펴도록' 訓民正音을 만드신 세종임금을 만백성의 스승으로 존숭하자는 의미로 세종임금의 생일을
'스승의 날'로 정한 것이 아니었던가? 그 스승이 백성들을 위해 만든 訓民正音의 理論이 무엇인지나 알고
저런 황당한 논리를 펼 수 있을까?
世宗 : 조선 왕조 제4대 임금, 誕生 음력 1397년 4월 10일(양력 5월 15일) , 沒 1450년 2월 17(양력 3월 30일,
在位 1418년 8월 ~1450년 2월, 이름 李祹(이도), 字 元正
마침 '千字文大觀' 마지막의 부수 해설 가운데 ‘齒(이 치)’에 세종임금의 이야기를 담아 두었기에 그대로
발췌 인용하여 불쾌하고도 씁쓸한 마음을 대신하고자 한다.
〈211〉 齒 이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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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齒는 止(그칠 지)에 口(입 구)를 더하고 혓바닥(一)을 중심으로 아래위로 가지런히 놓인 이(ㅆ, ㅆ)의
모양을 나타낸 象形文이자 會意字이다. 굳이 止자를 둔 이유는 평소에는 입을 다물어 이가 보이지 않고,
斷(끊을 단)字에서 보듯이 주로 음식물을 먹을 때에 이가 보인다는 뜻이다. 이를 齒牙(치아)라고 할 때
『字彙』에 따르면, “上曰齒요 下曰牙라(위를 齒라 하고, 아래를 牙라 하니라.)”했고, 『說文』에서는
“牙는 牡齒也라(牙는 어금니라.)”했다.
하지만 本書 ‘부록2’의 ‘世宗御製訓民正音’에서 五音을 牙・舌・脣・齒・喉로 분류한데서 볼 수 있듯이
牙는 위가 평평한 ‘ㄱ’자형의 이인 안쪽의 어금니이고, 齒는 어금니를 제외한 나머지 위가 뾰족한
‘ㅅ’자형의 ‘이’이다. 이의 모양과 입 안의 움직임에 따른 발음 기호를 象形化한 世宗의 탁월함이 더
욱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이는 幼齒(유지)와 永久齒(영구치)와 ‘사랑니’라 부르는 智齒(지치) 혹은 齻牙(전아)가 있어 대략의
나이를 알 수 있기에 年齡(연령)을 나타내는데 齒字를 넣어서 씀을 볼 수 있다. 사랑니를 智齒라 함은
나이가 들면서 경험이 많아 지혜로워졌다는 뜻이다. 신라 시대에 왕을 ‘이사금(鄕札향찰로 ’尼師今‘으로
씀)’이라 함은 바로 ‘智齒’의 잇자국이란 뜻으로, 경험이 많고 지혜로운 임금을 상징하는 말이다.
첫댓글 感祝 드립니다..
그 동안 정말 壽考하셨습니다.
천자문대관 대장정 마치심을 경하드립니다. 코로나19가 좋은 일로도 연결되는 아이러니네요. 천자문대관 탈고하셨으니 코로나19도 물러갈 것으로 믿습니다.
千字文大觀 脫稿를 慶賀드립니다.
黃河文明의 道脈을 잇는 貴한 遺産을 남기셨습니다.
自祝하는 자리를 期待합니다.
감사합니다.
천자문대관 탈고를 축하합니다.
그 동안의 대장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뜻을 받들어 정진하겠습니다.
천자문대관 탈고,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