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마을기록가 선생님들과 함께 발행한 '강북구 마을공동체 사례집 사람-마을을 품다'에 수록된 인터뷰자료입니다.
앞으로 매일 1~2편씩 인터뷰내용을 연재하려고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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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로 시작한
따뜻한 공동체,
실버엔젤
수유동
평균 70대의 어르신들이 강북구 수유동뿐만 아니라 이웃 마을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는 실버 천사들의 모임입니다.
본인 소개와 모임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백경자이고요. 43년생 75세입니다. 제가 활동하는 실버엔젤은 우리나라 새싹인 어린이들이 잘 자라서 나라의 큰 기둥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모임이 작지만 머지않아 자랄 수 있게 할 것이고 그 꿈이 이루어지리라 확신합니다.
마을공동체 활동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는요?
초등학교 1학년 친구를 지도할 때, 처음엔 불안해서 사람도 쳐다보지 못하고 제 말에 한번도 대답을 안 했었어요. 꾸준히 동화책을 읽어주는 동안 하나도 안 듣는 줄 알았는데, 다 듣고서 뒤에서 한마디씩 하는 거예요. 그림을 그려볼 기회를 줬더니 너무 멋있고 안정감 있는 그림을 그리는 거예요.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마음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면서 희망을 품고 지도를 했어요. 2년 후에는 아주 친해졌고 우리 남편과도 인사도 잘하고 친해졌어요. 이렇게 이 친구가 성장하는 걸 보면서 동화를 많은 사람에게 읽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때 도봉도서관에서 유아 동화 읽기가 있었는데 제안이 와서 2015년 북스타트 활동을 시작했어요. 2015년에 만난 사람들하고 “동화 들려주기를 해 볼까요?” 해서 3명이 모였다가 그 후에 10명 정도가 시작했어요.
실버엔젤의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요?
활동 시작할 때 저랑 같이 모인 사람들이 처음에 안 모였는데 감사하게도 2명이 오셨었어요. 그때 천사처럼 느껴졌어요. 그런데 마침 옆에 있던 분이 “이름을 ‘실버천사’, ‘실버엔젤’ 이라 하세요.” 라고 도움을 줬어요.
그동안 모임에서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2016년~17년, 어린이집과 장애아이들이 있는 곳을 방문해서 동화책을 읽어주었는데 아이들이 굉장히 반기고 행복해했어요. 거기서 우리가 힘을 얻은 거예요. 처음엔 3명으로 시작했는데 9명이 되었고, 계속 활동하면서 아이들에게 동화책 읽어 주는 게 좋다는 확신을 했지요. 마을공동체와 협동을 해서 재미난도서관, 나욧아카데미. 지역아동센터, 성체유치원, 수유1동성당, 백운어린이집도 갔어요. 강북도서관에 처음엔 한 달에 한 번 하다가 2달에 한 번 하게 됐고 이제는 강북 보건소에서 안전에 관한 동화를 들려주고 있어요. 보통 책은 도서관에 가면 40분 정도 읽어줘요. 이렇게 활동하다 보니 우리의 부족함이 생기면서 동화교육도 받고 자료도 구입하고 회의도 하면서 활동을 했어요. 회원들이 받은 교육으로는 기초교육. 역량교육을 받았고 자체연수로 심리학박사 교육도 진행했는데 우리가 홍보가 부족해서 주민들은 많이 참여하진 못했어요. 회원 중에 마술가가 계셔서 마술도 배우고 숲 해설도 해주시고 이번에는 2달간 경제교육을 받았습니다.
활동하면서 즐거웠거나 보람 있었던 점은요?
마을공동체 활동할 때 회원들이 많이 모였으면 했는데 바쁘다던 사람들이 9명까지 모이거나, 활동하다가 말썽이 생겼는데 그게 풀어지면서 다시 이어질 때, 그럴 때 행복한 거예요.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나를 믿어주고 인정해 주는 게 보람이 있어요. 경제교육에서도 부자가 돈이 아니래요. 사람한테 신뢰받는 친구 1명이라도 있는 게 부자라는 거예요. 아…. 진짜 나는 부자구나. 그래서 행복해요.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점도 있으셨나요?
함께 활동하던 회원들끼리 종종 오해가 생겼을 때랑 회원들이 활동 이후에 힘들어하며 지쳐서 집으로 가는 모습이 맘이 안 좋았어요.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기 전과 후,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마을공동체는 서로 자원을 나누고 도우며 대등한 관계 속에서 마을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는 따뜻하고 활기찬 마을공동체를 꿈꾸는 것이다.’
활동을 처음 시작하고 이 말을 접했을 때 너무나 와 닿았어요. 나를 성장 시킨 거지요. 내 집안일도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지 못 했고 마음도 따뜻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 말씀대로 살아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지금은 마당을 나온 암탉이 되어버린 거지요. 호호 지금은 남편이 집안일 도와주느라 바빠요. 외조를 다 해줘요.
이외에 모임에서 함께 펼치고 싶은 활동은요?
성냥팔이 소녀로 강의할 수 있는 경제교육 자료를 내 이름으로 만들어 줬는데 초등 6학년부터 중, 고등학생이 보면 딱 좋을 거예요. 아직 빔 사용을 못 해서 시작을 못 하고 있는데 저는 아이들한테 용돈에 대해 경제를 말해주고 싶어요. 새끼돼지 3형제로도 경제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또 회원 3명이 ‘꽃샘 길에서 행복해요’ 라는 무용을 3~4일을 준비해서 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좋아했어요. 이렇게 동화도 들려주고 공연, 무용, 연극 같은 거로 찬조출연을 하고 싶어요. 여러 사람 앞에서 음악으로 할 수 있는 거를 연주해주면서 문화 활동을 하고 싶어요.
마을공동체가 생소하신 분들께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자기 가진 것을 나누고 서로 도우며 마을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는 활기차고 따뜻한 공동체를 이루어나가는 이 꿈이 꼭 이루어지리라고 믿어요. 이건 분명히 우리가 힘을 합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젊은 분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어요. 활동하면 마음도 넓어지고 에너지가 생기고 모든 일이 잘 돼요. 회원 한 분도 실버엔젤에 들어온 이후에 표정이 부드럽게 변했다고 들었대요. 기쁘게 사니까 건강해지고 저도 많이 행복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