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마을기자단 정지숙
중랑마을人이란,
중랑구에서 다년간 활동해 온 마을활동가 분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마을활동기를 기록하는 마을기록활동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소개될 다양한 활동들을 기대해주세요 :)
주민편익, 지역 발전 등에 관한 사업, 주민불편 해소를 위한 목적으로 2023년 중랑구 마을공동체 주민제안사업이 진행되었다. 치열한 공모 사업 중 선정되어 한 해 동안 사업을 이끌어간 <복지파트너>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봤다.
“경로당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했어요.
실버체조, 실버댄스, 색종이 접기, 색칠하기 등의 활동과 함께
숨은 그림 찾기, 끝말잇기 등의 워크북 활동과 보드게임 등의 수업을
매주 토요일 8회차에 걸쳐 진행했죠.”
Q. 왜 경로당 어르신분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시게 되셨을까요?
“평소에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일반적으로 평일에 어른 신분들을 대상으로 수업이 진행되기는 하지만, 체조나 미술활동 등 한 가지 분야의 사업들만 진행되곤 하는데,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드리고 싶었어요.
사실 저희 주변에는 ‘경로당 밖’에 계신 외로운 어르신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최근에는 대형 아파트 단위로 경로당이 운영되다 보니, 경로당에 발길을 들이시지 못하시고 경로당이나 산책로 등 주변을 배회하시면서 시간을 보내시는 어르신분들이 계시는데, 그분들에게 알찬 프로그램을 만나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드리고 싶어 사업을 신청하고 진행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사실, 거동이 쉽지 않으신 어르신분들은 특정 공간으로 모시는 것조차 쉽지는 않은 형편이거든요. 더운 날엔 더위서, 추운 날에 또 추워서 한 곳에 모이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들로 인해 ‘경로당’을 거점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
Q.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보람을 느끼신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 ‘시니어 도란도란 놀이터’란 프로그램명을 붙이고, <‘뇌청춘’을 돌려다오>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데요.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많은 어르신분들께서 말씀하셨어요. ‘매일 이런 프로그램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나이에도 뭔가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 ‘매번 무료했던 토요일인데, 이젠 토요일이 기다려진다.’ 등의 말씀을 해주실 때마다,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할 이유가 선명해지곤 해요.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한 경로당의 어르신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해 같이 빛나는 얼굴’을 하신 어르신이셨는데, 어느 날 모습이 보이지 않으시는 거예요. 나중에 들었는데 넘어지셔서 크게 다치셨는데, 그렇게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세상 여행을 그만하시게 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어요.
어르신들은 내일을 보장하지 못하거든요. 한 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운 어르신분들이 오늘 하루하루 행복하게 보내 실 수 있도록 작은 보탬이 되어 드리고 싶어요. ”
Q.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혹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모여 ‘나의 달란트로 어르신분들께 행복을 선물해 드리자’라는 신념으로 뭉쳐서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지만, 행정적으로 어려움이 있긴 했어요. 주민제안 사업의 경우 자부담금 10%가 사업비에 포함이 되어 있는데, 선생님들께서 시간을 내어 봉사 차원에서 사업을 진행함에도 불구하고 자비까지 들여야 하는 부분들이 마음이 좀 무거웠어요.
어르신들께서 좀 더 유쾌하게 프로그램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매회 간식을 준비했는데, 간식비를 구입할 때 이동하는 교통비조차 지급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허탈한 마음이 올라오긴 했어요. 지원이 진행될 때는 좀 더 확실하게! 아낌없이 지원이 되었으면 하고 바래요.
저희 어머니도 93세 시거든요. 요즘처럼 추운 날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조심스러워 더욱 바깥활동을 꺼리시는데, 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경로당 밖에서도 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복지를 위한 영역이 확대되었으면 해요. ”
처음 <복지파트너>에 대한 사업을 마주할 땐, 사실 의아함이 컸다. 나에게 어떤 이익과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어르신들을 챙기실 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인터뷰를 나누다 보니 어쩌면 ‘내일을 보장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향한 애틋함과 공경이 마음이 닿았다. ‘나이는 숫자일 뿐, 마음이 젊을 때 노인이 아니다.’라는 얘기가 있다. 아직도 반짝 반짝 빛나는 삶의 살아가시는 한 세대를 이끈 분들이시기에, <복지파트너>의 정성과 노고에 존경심과 함께 감사한 마음을 전해드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