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이 남긴 후기 걸작 피아노 소나타의 하나로,깊은 시정과 뛰어난 음악성을 갖춘 명작이며,베토벤의 내밀한 감정이 반영된 작품이다.
■ 작품 배경 베토벤의 병력은 청각 장애만이 아니었다.그는 성인이 된 후 줄곧 복통과 호흡기질환,우울증 등에 시달렸으며, 1821년51세 때부터는 간경변과 과다 음주로 인한 황달까지 앓게 되었다.그의 건강은 나날이 악화되었으나 다행히 그의 병세가 다소 호전될 때도 있었기 때문에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덧붙여 평생 고난과 고통에 익숙했던 베토벤이었기 때문에 일말의 희망과 불굴의 의지로 작품 활동을 이어서 할 수 있었다.피아노 소나타31번은 이렇듯 그가 새로운 고통과 직면해 있을 때인 1821년부터 써내려가 탄생시킨 작품이다.때문에 그가 겪었던 고통과 다양한 감정들이 곡 안에 모두 녹아들어 있다.
이에 대해20세기 독일의 피아니스트 빌헬름 켐프는‘이 곡은 베토벤의 가장 은밀한 고백’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한편,이 작품을 통해 만년에 변화된 베토벤의 인생관도 엿볼 수 있다.즉,운명 앞에 맞서 강한 투쟁심을 보였던 중기와 달리 한층 성숙되고 인생을 달관한 듯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그가 남긴 자필 악보를 보면1821년12월25일 이 곡이 완성되었다고 적혀있다.하지만 그는 이듬해 초3악장을 수정해 최종 완성시켰다.악보는 이듬해인1822년7월 베를린과 파리,빈,런던에서 동시에 출판되었다.
베토벤이 쓴 대부분의 작품이 누군가에게 헌정되었던 데 반해 이 작품은 누구에게도 헌정되지 않고 출판되었다.처음에 베토벤은20년 가까이 인연을 이어온 제자 페르디난트 리스(Ferdinand Ries)에게 헌정하려 했다가 그가 자신의 작곡 스타일을 도용해 곡을 쓴 것에 분노해 취소한 다음 자신과 각별했던 안토니 브렌타노(Antonie Brentano)부인에게 헌정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작 출판 때는 이를 번복하고 헌사하지 않았다.베토벤의 자필 초고는 베를린 주립도서관(Staatsbibliothek zu Berlin)에 보관되어 있다.
■음악 구성
▲1악장 : 모데라토 칸타빌레 몰토 에스프레시보(Moderato Cantabile Molto Espressivo)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악보에도 표시되어 있듯 제1주제는 티없이 맑고 아름다운 선율이 콘 아마빌리타(Con Amabilita:사랑스럽게)와 잔프트(Sanft:부드럽게)로 연주되며 시작한다. 일명 ‘사랑의 선율’로 불리는 이 선율은 베토벤이 상당히 애착을 가졌던 선율로 다른 작품에 재활용되기도 했다. 이어 E플랫 장조의 청초한 제2주제가 등장하고 이것이 변화되어 진행된다.발전부에서는 제1주제 첫 동기가 8차례나 조옮김으로 되풀이되고 재현부에서는 제1, 2주제를 재현시킨 후 다시한번 제1주제의 첫 동기를 회상한 뒤 차분히 마무리 된다.
▲ 2악장 : 알레그로 몰토(Allegro molto)는3부 형식의 스케르초 1부부터 불안하고 변덕스러운 느낌의 선율이 대담하고 자유분방하게 전개되면서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D플랫 장조의2부는 빠르고 힘있게 하행하는 악구의 반복으로 짧게 진행되며, 3부에서는1부를 충실하게 반복한 다음 코다에서 화음을 강조한 후F장조로 조바꿈되어 끝이 난다.
▲ 3악장 아다지오 마 논 트로포(Adagio ma non troppo)-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Allegro ma non troppo) 아다지오의 커다란 서주를 가지고 있는 푸가 악장으로 베토벤의 심오한 음악성과 독창성을 보여주는 악장이다. 첫 아다지오는 레치타티보를 포함하는 8마디 도입부로 시작된다.이어 A플랫 장조로 아리오소 돌렌테(Arioso dolente :슬픈듯이 노래하는)선율이 등장해 숭고함을 자아낸다.이 악상은 혼돈 속에 방황하는 영혼을 그린 3성 푸가가 전개된 후에 다시 G단조로 등장하는데,베토벤은 이 부분에 “지쳐서 슬퍼하는”이라고 적어놓았다.이후 화음만으로 점점 강하게 전개되다가 G장조로 바뀌어 “차츰 원기를 회복하면서”라고 표시한 푸가 부분으로 들어간다. 다시 주제가 변화하고 확대되다가 3성 푸가가 만들어진다. 마지막에는 마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후 기쁨을 발산하듯 크게 힘을 발산하면서 끝맺는다.
<출처:두산백과>
■ 감상
◆ 제1악장 (7:34) 상단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