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炭熱何能共雪霜
숯불이 어찌 눈서리와 함께하나 1)
我忙爲道亦魔忙
나 진리에 바빠 마귀도 바쁘네.
窄門勇決生而死
죽으나 사나 좁은 문 결단하고 2)
密室工分暗與光
어두나 밝으나 기도에 힘쓴다네. 3)
可愛春蠶成欲繭
어여쁜 봄누에 고치 지으려하고
誰知靈麝死松香
사향은 죽어서 향기 냄 뉘 아나. 4)
搖搖白羽蒸炎退
살랑살랑 부채로 찜 더위 쫓으니 5)
却羨武侯臥草堂
제갈량 초당 누움이 홀연 부럽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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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설상(共雪霜): 눈서리와 함께,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을 달리 표현한 것으로 숯과 얼음 대신에 숯과 눈서리로 말했다. 나쁜 것[惡]과 좋은 것[善]이 합할 수가 없다는 비유.
2) 착문용결(窄門勇決): 좁은 문을 용감하게 결단함(마7:13-14).
3) 밀실공분(密室工分): 골방에서 해야 할 과업 곧 기도의 힘씀이다(마6:6).
4) 영사사송향(靈麝死松香): 영사(靈麝)는 영지(靈芝)와 사향노루이고, 사송향(死松香)의 송향(松香)은 송향(送香)이 문맥상 자연스러우니 향기를 준다가 됨이니 죽은 다음에 얻어지는 것임을 뜻한다.
5) 요요백우(搖搖白羽): 요요는 흔들리는 모습을 묘사함이고 백우는 새의 깃털로 만든 부채 백우선(白羽扇)을 말한다.
6) 무후와초당(武侯臥草堂): 무후는 촉한(蜀漢)의 제갈량(諸葛亮)이 받은 무향후(武鄕侯)의 봉작이름이니 제갈공명을 말하고, 와초당은 초가집에 누워있음이 부럽다 함은 제갈공명이 출사(出仕)하기 전의 전원생활을 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