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 구더. [이야기 뵈뵈: 내러티브로 들려주는 바울의 그리스도교]. 평택: 에클레시아, 2021(2017). 444쪽. 15,000원.
1세기 그리스도교의 사회학적 연구서다. 내용은 내러티브(이야기)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단순한 허구적인 소설이 아니다. 1세기의 사회학적 연구에 근거하여 로마 교회의 뵈뵈 집사를 주인공으로 저자가 상상력을 발휘하여 1세기 그리스도교의 모습을 그려낸 이야기이다. 주로 로마와 고린도의 도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쉽게 쓴 1세기 사회적 연구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 폴라 구더는 차세대 톰 라이트라고 평가받는 영국의 강연자, 작가, 교육자다. 그는 로마서 16:1-2에 등장하는 일꾼 뵈뵈가 로마에서 마주했을 법한 사람들(성경에 등장하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와 상상 속에 등장하는 사회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등장시켜 로마에서 생겨나고 발전한 초기 교회의 모습을 재현하려고 노력했다.
이 책은 그간 한국에 소개된 로버트 뱅크스의 [1세기 그리스도인 이야기] 시리즈와 제임스 판파드레아의 [로마에서 보낸 일주일](북오븐 역간), 벤 위더링턴 3세의 [고린도에서 보낸 일주일](이레서원 역간), 데이비드 드실바의 [에베소에서 보낸 일주일](이레서원 역간)을 종합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다각적인 면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접했을 로마의 사회적 정황을 서술한다.
폴라 구더가 이 책의 이야기를 만들면서 반영한 1세기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공존,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의 사용 문제, 그리스도인들의 모임 장소인 가정집과 공동주택, 당대 로마의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규모, 공동체의 지도자, 후원자와 피후원자의 관계, 바울의 직업인 천막 제조업의 상황, 노예와 노예 신분, 그리고 해방노예, 로마의 식사, 로마 세계의 필경사들의 직무와 형편, 유대인과 이방인의 식사 문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서 여성의 역할, 가난한 자들을 돕기 위한 모금, 결혼과 결혼 연령, 노예와 결혼, 노예 입양과 상속, 우상에게 바친 고기 먹는 문제 등 다양한 주제들이다. 이에 더하여 저자는 바울 서신에 등장하는 로마인들의 지위와 역할 등을 소개한다.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이 책의 주된 내용인 뵈뵈 이야기이다(처음부터 330쪽까지). 2부는 미주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저자가 뵈뵈 이야기를 창작하면서 반영한 다양한 사회적 키워드를 설명한 부분이다.
성경을 당대의 관점에서 읽으려고 한다면 이 책은 우선적으로 읽어야 할 책이다. 그리고 재미있으며 쉽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