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을 다시 찾았을 때는 기분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던 시점이었다. 가뜩이나 돌아볼 곳이 한 가득 담긴 서울을 어디서 부터 되짚어봐야 될까? 라는 그 행복한 고민에 젖어들던 시기였는데, 그토록 원하던 카메라와 렌즈 구성을 갖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카메라에 담기던 피사체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며, 느껴지던 깊이감은 이전에 사용했던 카메라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깊이감과 만족감을 가져다줬다. 연초 습관처럼 찾던 경복궁 처럼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있어 벅찬 기분을 가득 안고 그곳을 담고자 버스에 몸을 맡겼다.
평일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던 시간에 주변은 고요했으며, 오직 관리하시던 분 만이 그곳을 오롯이 지키고 계셨다. 한창 공사 중인 것으로 보이던 가림막 주변으로 산책을 즐기던 사람들을 제외하곤 간간이 지나가던 자동차의 소음만 존재할 따름이었다. 한껏 들뜬 기분으로 새롭게 구매한 카메라를 갖고 이곳을 찾았으나, 다시금 공간이 가져다주던 그 분위기에 매몰되고자 들뜬 기분을 가라앉혀본다. 굳게 닫힌 사직단의 문을 바라보며 수백 년 전부터 이곳이 가지던 당시의 위상과 무게감을 생각하며 말이다.







1. 제단
조선시대를 다룬 사극을 많이 보다 보면 어렵지 않게 듣던 대사가 있다. '종묘와 사직이 위태롭다' '종묘와 사직'이 두 명사를 들을 때마다 종묘는 알겠는데 도대체 사직은 어디지?라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가졌었다. 그곳이 바로 이번에 찾은 이 제단이었으며, 경복궁을 중심으로 각각 종묘는 오른쪽에 사직단은 왼쪽에 배치되어 있었다. 굳게 닫힌 그 틈 사이로 제단을 들어가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싶었지만 그저 영험한 기운을 가득 담은 채, 적막감만 감지되던 그곳을 틈바구니 사이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대한제국의 제단인 환구단이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사직단은 종묘 그 이상의 위상을 갖췄다. 종묘가 역대 왕과 왕비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라면, 사직은 토지의 신과 곡식의 신을 위제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각각 토지의 신에게 제사 지내는 국사단은 동쪽에, 곡식의 신에게 제사 지내는 국직단은 서쪽에 배치했으며 경복궁 바로 옆에 자리할 만큼 '농자천하지대본야'라는 기치를 내건 조선왕조의 시대정신의 증좌를 눈앞에서 바로 볼 수 있었다.
1년에 진행되는 네 차례의 대사와 선농, 선잠, 그리고 우단을 제사 지내는 중사와 그 밖에 기곡제와 기우제를 사직단에서 진행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존재만으로도 신성시되던 곳이라 왕실의 일원과 지정된 인원을 제외하곤 아무리 양반이라 하더라도 이곳에 쉽게 발을 들일 수 없었다고 한다. 위와 같은 정보들을 접했을 때, 한편으론 오늘날의 이곳에 내재된 그 의미가 많이 희석된 것으로도 보여 짙은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선이 역사의 경술국치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일제강점기가 도래하자 이곳의 운명도 조선왕조와 함께 쇠락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었다. 우선 조선총독부는 이곳의 성역화된 구역에서 공원으로 조성하기 시작했으며 사직단에서 사직공원으로 불리게 된 시기도 이때부터였다. 일반에 공개가 되니, 사람들은 우후죽순으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심지어 이곳에 일본 신사를 지어 참배를 이어가기도 했다. 그렇다고 광복을 맞이했어도 크게 이곳의 운명이 달라진 것도 아니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제단 일부가 훼손 된것도 모자라, 신사는 철거되었지만, 국제 규격의 사격장과 수영장이 이곳에 들어섰다.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바뀌고 서울시민들을 위한 유원지로 사용된 셈인데,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시설이 노후화되자 어울리지 않는 시설이라는 여론과 함께 사라지게 된다.
주변에 이만한 공원시설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맞기 때문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곳에서 운동을 하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을 나오던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관리권의 주체가 서울시에서 문화재청으로 넘어가면서, 문화재청이 2027년까지 사직단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로 인해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는 곳들이 참으로 많았다. 물론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더 이상 반려동물과의 동행은 불가능하게 됐으며, 오래전에 이곳에 있었던 매점 시설도 함께 사라졌다고 전해 들을 수 있었다.




2. 사직대제
사직단 주변을 돌다가 문득 궁금했던 점은 종묘처럼 이곳에서도 종묘대제와 같은 행사가 있었냐는 부분이다. 보통 종묘대제의 경우 사전 참가인원에 대한 예약을 받아 행사를 진행할 만큼 인기가 있는데, 사직단의 경우 이제 막 복원 공사가 시작된 만큼 관련된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곳에서도 제례행사가 진행되던 만큼 사직제례악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도 함께 접할 수 있었는데, 종묘제례악 처럼 그 원형을 접할 수 없었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러던 중, 2014년을 기준으로 사직제례악이 복원되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으며 매년 9월에 넷째 주 토요일에 관련 행사를 관람할 수 있다는 정보도 함께 접할 수 있었다. 종묘의 경우 최근 보수공사가 진행되며 완료 예정일자가 2024년 하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그 원형을 고스란히 관람할 수 없음에 아쉬움을 달랠 길이 없던 순간에 사직대제와 관련된 소식은 기나긴 가문에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다. 2023년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올 가을을 조심스레 기다려 봐야겠다.




복원공사가 단계별로 진행되면서, 당시 이곳을 관장하던 관리들의 복장과 사직대제 당시의 복장을 엿볼 수 있는 진사청도 들어섰다는 소식이다. 마냥 2027년까지 기다려야 되나 싶었지만, 이렇게 순차적으로 알려주는 요소들 덕분에 당장 내일 사직단을 가볼 이유가 생겼다. 물론 한창 복원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기에, 가림막은 고려를 해야겠지만 이렇게 간접적으로 당대의 문화를 엿볼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갈수록 공간에 대한 호기심은 짙어졌으며, 쌓여가는 시간들의 그 깊이만큼 누리고 싶어 하던 무언가의 깊이도 함께 깊어짐을 느낀다.
광복을 맞이하고 이 땅에 민주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왕실과는 자연스레 작별인사를 고했다. 하지만 서울은 고대 왕국의 그 시점부터 빼놓고 설명할 수 없을 만큼의 중요성을 갖춘 땅이었으며, 그 중요성은 시간이 갈수록 배가되어만 간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양쪽에 각각 종묘와 사직단 그리고 남쪽에 자리한 환구단의 조화로움이 완성될 때, 단순한 중요성에서 유구함이 더해져 더욱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형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늠할 수 없는 그 유구한 가치와 현대의 문화가 공존하는 곳. 그렇게 하루라도 빨리 사직단의 복원이 완성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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