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유품정리사 (김새별)
나는 누구인가!!
https://youtu.be/xqkdjSR5eIw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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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지도사의 길에 들어섰다가 우연한 기회에 유품 정리를 도와주게 되었다는 저자 김새별씨는 10여년 째 활동중인 유품정리사입니다. 현장에 남은 고인의 흔적을 지우고 남아있는 유품을(사진이나 서류, 금품 등) 유족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다양한 죽음을 목격하며 다수가 꺼리는 일을 업으로 삼다보니 이처럼 필요한 일을 하고 있지만 주위로부터 받는 편견이 많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장례 서비스도 TV광고를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저자가 그 직업을 처음 택했을 때에는 내외적으로 많이 힘드셨을 것 같더라고요. 저 조차도 가까이에서 이분들을 보게 됐을 때 의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드니까요.
그런 편견을 조금이라도 깨는데 도움이 될 법한 책입니다.
내 주변의 사람들을 조금 더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게하고요.
책 내용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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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은 프롤로그, 에필로그와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문은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는데요 각 장마다 7개~8개 정도의 일화가 나열되어약 서른 개의 경험담이모아져 있습니다. 고인과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산 자와 동료들의 이야기도 담겨있는게 개인적으로는 살짝 놀람의 포인트였어요. 저자가 유품정리사이다 보니 마무리 단계에서만 개입하는 줄 알았거든요.
2)
저자가 하는 일은 일반인들은 접할 수 없는 분야이다보니 단지 궁금해서 읽어보실 분들도 계실텐데요. 고인의 사망 경위나 이유 등에 초점이 맞춰지며 호기심 충족으로 책의 내용이 소비되는 것을 꺼려한 듯 보입니다. 때문에 에필로그에서 '가십거리로 다룰 만한 자극적인 이야기를 전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분명히 밝혔어요. 그런것보다우리와 가족들이 무심코 지나쳤을 오늘이, 다양한 죽음 속에 마주 칠 하루가, 다양한 이웃들의 삶이 담겨있는 날이라는 것을 알아주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3)
TV 인터뷰 때에도 느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유품정리사로써 직업에 대해 갖고 있는 소신이 명확하며 진중한 모습이 느껴져 좋았습니다. '우리는 고인의 이사를 돕는 사람들일 뿐'이라는 대목이 특히 인상 깊었는데요, 그래서 전망있어 보인다며 섣부르게 이 일을 시작하지도 말고, 이 일을 하게 되거든 특별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아 도취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4)
일을 하면서 느낀 소회를 담담히 풀어냈지만 고인이든 아니든 사람의 흔적을 지우는 일이다보니 사연 하나하나가 가슴아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가끔 조금은 자세하다고 느낄 수 있을 묘사나 상황이 있어 가슴이 턱턱 막히더라고요. 감정이입을 쉽게 하는 편이라 씁쓸하거나 분노가 일어나는 상황이 나오면 읽는 것 자체가 힘들 때도 많았고요.
아버지의 시신 아래에 깔려있던 돈 다발을 대야에 쓸어담고 사라진 자녀의 이야기, 자신의 투병생활을 숨기고 혹여나 고통스러움에 전화할까 자녀의 번호도 등록하지 않은 핸드폰을 쥐고 홀로 떠난 아버지 이야기들이 특히 그랬습니다. 이웃의 냉대나 무관심, 집주인의 이성이 앞선 분노 등도 마찬가지였고요.
반면 노숙인들을 벗삼아 집에 들이고 따순 밥을 나누던 할아버지의 죽음 이야기는 씁쓸하긴 했으나 따스함도 느껴졌고 많은 생각을 하게했습니다. 가족없는 쓸쓸한 빈소에 평소 밥친구가 되어준 노숙인들이 서른 명 남짓 방문했다더라고요. 여태 얻어먹었으니 가는 길까지 얻어먹진 않겠다며 식사도 하지 않고 빈소를 묵묵히 지키고 발인 후 홀연히 사라졌다는 벗들. 이 이야기는가족과 친구, 타인의 경계는 무엇일까곱씹게 했습니다.
5)
에필로그 다음에는 부록이 이어집니다.유품정리사가 알려주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7계명이라는 제목으로요.
1. 삶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정리를 습관화하세요.
2. 직접 하기 힘든 말이 있다면 글로 적어보세요.
3. 중요한 물건은 찾기 쉬운 곳에 보관하세요.
4. 가족들에게 병을 숨기지 마세요.
5. 가진 것들은 충분히 사용하세요.
6. 누구 때문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사세요.
7.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남기세요.
"마지막 순간,
우리에게 정말로 남는 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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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마지막 항목에 있듯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입니다. 유형의 것이 아닌 무형의 따스함 말이죠.
그동안 만난 외로운 죽음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경제적 어려움, 가족이나 이웃과의 단절, 유품에서 나온 자녀들의 사진, 그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들을 그리워했다.(중략) 우리의 짧은 안부 인사, 따뜻한 말 한마디가 소중한 그 사람으로 하여금 죽음이 아닌 삶을 선택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에게 정말로 남는 것은 누군가를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 오직 그것 하나뿐이다.
p233, 에필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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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보름만에(?) 엄마와 통화했네요.^^; 갑작스레 주변의 모든 관계에 관심을 가져보시라 말씀드릴 순 없지만 여러분도 '내일하지뭐' 했던 연락이 있다면, 궁금했던 안부가 있다면 오늘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요. :)
기타. 공유하고 싶은 구절과 내 생각
글을 읽으며 인상깊었던 다른 부분들을 공유합니다.
그러나 수년 동안 죽음과 근접한 현장에서 일하며 알게 된 것은, 어릴 적 어른들이 해주었던 말처럼 죽음이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추한 것도 아니다. 죽음은 그저 자연의 한 조각일 뿐이다.
p30-31, 화장실에 놓인 국화 한 송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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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죽음에 대한 별 다른 거부감이 없는 편입니다. 죽은 사람을 마주하는 건 무섭지만 죽음 자체는 불경한게 아니니까요. 물론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라서 죽는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은 있습니다. 하지만 법의학자인 유성호 교수님도 자신의 저서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에서 '죽음과 친숙한 삶이야말로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삶으로 새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듯이 저는 늘 죽음은 삶의 종착지가 아닌 과정이라는 걸 의식하려고 합니다. 누구나 한 번은 반드시 겪게 될 죽음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길 희망해요.
먹은 그릇을 설거지하고, 먼지 앉은 가구를 닦고, 바닥을 걸레질하는 것은 하찮은 일이다. 그러나 이 하찮은 일들이 우리의 일상을 지탱해준다. 삶의 의지가 사라졌을 때 가장 먼저 손을 놓아버리는 것은 이런 일들이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청소를 결심했다는 것은 다시 살아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p111, 가진 것을 다 주고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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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인생을 시작하겠다고 마음먹고 짐 정리를 부탁한 여성의 이야기 일부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새해가 되거나 큰 다짐을 할 때 작게는 책상 정리, 크게는 방과 집 정리를 하게 되는게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의 발현이었구나 싶었어요. 잘 정돈된 공간에선 마음도 머리도 맑아질테니까요.
그러니까, 시험공부를 하겠다며 방정리를 하는 사람들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ㅎㅎ
고인들이 그토록 아껴두었던 것들을 폐기 처분하면서 깨닫는 것은 '죽을 때 지고 갈 것도 아니면서' 라는 말에 함축된 의미다. 내가 살아있지 않은 한 쓸모없어질 것들 때문에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는 생각이다. 그 생각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지금은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는 물건이 없다. 언젠가 쓸 데가 있을 것 같아서, 몇 번 사용하지 않은 새것이라서, 비싸게 산 물건이라서 필요하지도 않은데 끼고 사는 물건들을 삶을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p185. 삶을 사람을 더 사랑하는 법,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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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는 미니멀 라이프를 되돌아보게 하는 구절이었습니다. 보여주기 위해서보다 내면을 다지기 위한 목적이 컸던 라이프 스타일이었는데, 잘 선택했다 싶었어요. 적어도 물건에 치이는 마무리는 안하겠구나 싶어졌거든요. 소유와 존재를 헷갈려하지 말라는 어느 글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물건보다 추억과 기억이 풍요로운 사람이 되어야겠다고도 되뇌기도 했고요.
[출처]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김새별 지음|작성자슬기로운
blog.naver.com/ys_323/2220957778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