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광덕 큰스님의 온기가…”
돌이켜 보면 지난 1998년 12월 6일 명등 부촉 받는 날 나는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와 불광사에 도착하여 합창단에 올라가니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껴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큰스님께서 갑자기 많이 아프셔서 아산병원 응급실로 가셨다는 것이다.
걱정이 많이 되는 가운데 예정대로 명등 부촉을 받았다. 그리고 대원2법등 송년 모임에 참석하여 회식 진행중에 현선 전회장이 오셔서 전하시기를 큰스님께서 많이 호전되시어 일반병실로 옮기셔서 병문안이 가능하다고 하시는 말씀에 순간 귀가 번쩍 뜨여 회식장에서 급히 불광사로 와보니 공양간 보살 세분과 묘연성보살, 인왕수보살이 큰스님 병문안을 나서는 중이라고 하였다.
나는 인왕수보살과 함께 택시를 타고 아산병원으로 갔다. 병원 로비에서 먼저 오신분들과 함께 5층에 계신 큰스님 병실에 들어 갔다.
거기엔 지철스님과 지혜월보살이 병실을 지키고 있었다. 우리들은 큰스님 앞에 쭉 서서 인사를 드렸다. 그때 큰스님께서 나에게 이리 오라는 손짓을 하시기에 다가서니 한 손엔 링거가 꽂혀 있었고 다른 손을 내미셨다. 나는 양손으로 스님의 손을 꼭 잡아 드렸다.
그때의 따뜻한 큰스님의 온기가 아직도 내 손안에 남아 감돌고 있다. 큰스님께서 무어라 말씀을 계속 하시는데 산소 마스크를 하고 계셔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나는 명등소임을 성실하게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스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거듭 말씀을 드리고 물러서니 이번에는 인왕수보살을 손짓으로 부르셨다. 인왕수보살이 스님 앞에 다가서니 인왕수보살에게도 무어라 많은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가 인사 드리고 나오려는 데 또 나를 부르셔서 다시 스님 앞에 서니 무슨 말씀을 계속 하시는 것이었다.
큰스님께서 무슨 말씀을 그렇게 간절하게 하시는 것인지 그 당시는 전혀 감을 잡지 못했는데 많은 세월이 흘러 이제 와서 돌이켜 보니 큰스님의 뜻이 무엇이었는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그후결국 애석하게도 이듬해 1999년 2월 27일(음력 정월 12일)에
입적하시어 홀연히 우리곁을 떠나시었습니다.
현재의 불광사태가 일어난지 7년으로 접어들지 않는가?
불광법회를 창건하신 광덕 큰스님의 유지를 잘 받들어 계승 발전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광법회를 말살하려는 일부 스님과 이에 동조하는 불자들은 탐욕과 어리석음에서 벗서나 하루속히
불광정신으로 돌아와야한다.
좋은 일하고 착하게 남을 도우며 남은 생을 마치기에도 짧은 시간들이거늘 수행자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하여 큰스님의 빈 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진다.
우리 형제가 불광을 꼭 지켜야 할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불광은 우리 형제 모두의 것이니 누구 한사람의 것이 아니라 우리 형제 모두가 있는 한 불광은 절대로 개인 사찰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더욱더 분발하여 불광을 꼭 지켜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 우리 후손들에게 잘 물려줄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