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 람
박계자
어디든
훨훨 날고 싶다던
너는 바람이었나
바람처럼 왔다가
사라진 숨결은
바람, 바람이어라
아름다운 바다를 건너
파란 하늘을 지나
수없이 많은 꽃들이
속삭이는 곳
그늘 없는
또 다른 세상에
바람이 되어버렸나
빗줄기는 바람에
흔들리고
꽃잎도 남몰래
흔들린다
어쩌면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명이 바람 될 줄
알았나 보다.
빗 방 울
박계자
솔잎 끝에 매달린
하얀 구슬
비의 눈물은
투명한 수정체
빗방울은
파란 솔잎을
타고 내려와
바람에 떨어질 듯
온몸을 파르르 떤다
작은 물방울들이
투둑투둑
장단을 맞춘다
찻잔을 입에 대고
빗소리에 빠져든다
창을 타고 내리는 빗물
오랜만에 느껴보는
낭만
빗방울은
살며시 속삭인다
난 네가 좋아
빈 가슴
박계자
바람을 타고
훨훨 산을 넘는 시간들
붉게 타오르는
노을빛 속으로
노를 저어 따라간다
조용히 떠오르는
그대의 모습
저녁노을 속으로
숨을 때까지
그대와의 삶을
돌이킨다
종일토록 무거운 마음
물살로 요동치는 날
텅 빈 가슴
무엇으로 채울까.
박계자
시인, 작사가, 평론가, 상담사, 미술치료사,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상담학박사(Ph.D),
문학박사, 나주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 열린상담학회 연구원 원장, 당진시 미술치료힐링 전문상담사,
시집(월하의 초상화), 인문 저서 (프로이트 정신분석상담과 심리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