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15분 전
권주안의 작품세계...이상향으로 향하는 통로에서 만나는 다양한 구조물 권주안의 유토피아, ‘동경의 창 너머’를 그리다 |
[미술여행=윤경옥 기자] 서울시 종로구 경희궁1길에 위치한 '갤러리마리'가 현실과 이상 사이 유니크한 가상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권주안 작가를 초대해 권주안 개인展: 그 이상의 길..."현실과 이상 사이 유니크한 가상의 풍경"전시를 열고있다.
11월 8일(수)부터 12월 8일(금)까지 한 달동안 열리는 권주안 개인展: 그 이상의 길에서는 작가의 올해 신작과 콜라보 작업을 포함한 총 3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권주안 작가는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과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를 연결하는 일종의 ‘중계 영역’을 유니크한 상상력으로 펼쳐낸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형태의 구조물과 작가를 대리하는 존재 얼룩말이 등장하는 가상의 풍경은 완전한 현실도 아닌, 완벽한 이상의 공간도 아닌 중간 지점이면서 이상향으로 가는 통로이다.
권주안 개인展: 그 이상의 길에서는 작가의 올해 신작과 콜라보 작업을 포함한 총 3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사진: 권주안_전시포스터)
◈ 권주안의 작품세계...이상향으로 향하는 통로에서 만나는 다양한 구조물
권주안의 작품에는 현실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과 예기치 못한 역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 구조물과 함께 놓인 휘어지고 변형된 계단은 이상 세계로 가는 지난한 과정을 상징한다.
사진: 작품1_권주안, 그 이상의 길 I, 2023, Acrylic, oil, wallpaper on canvas, 162.1×259.1cm
힘들고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작가의 욕망이 투사된 작업들은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물 또는 성과 탑 등으로 끊임없이 진화하며 현실에서 구현할 수 없는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화면에 나타난다. 구조물의 면에 맞춰 부분적으로 벽지를 오려 붙인 후 채색을 통해 획득한 표면의 질감은 화면의 입체감을 더하는 요소다. 특히 사각 캔버스에서 벗어나 비정형의 구조물 모습 그대로 나무판을 잘라내고 채색한 컷아웃 작업은 그 돌출감으로 인해 서로 다른 차원의 연결 통로가 되어주는 창과 문이 우리 앞에 열려있는 듯하다.
사진: 작품6_권주안, 하늘을 걷다, 2013-2022, Acrylic, oil, wallpaper on canvas, 97×194cm
이상향으로 향하는 통로에는 카펫과 리본, 바람에 나부끼는 붉은 깃발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그리고 작가를 대변하는 존재 얼룩말이 등장한다.
작가는 작가노트에 “작품 속에 설정해 놓은 가상의 풍경 속에서 얼룩말로 대치된 나는 가상 여행을 한다. 얼룩말은 내가 바라는 문지기일 수도 있고 안내자일 수도 있으며 이상향으로 향하는 주체일 수도 있다.”했다. 특히 작가의 작품 속 얼룩말은 억압이나 규율을 벗어난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존재다.
사진: 작품3_권주안, 그 이상의 길 II, 2023, Acrylic, oil, wallpaper on canvas, 90.9×60.6cm
그림 안에서 훌륭하고 믿음직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얼룩말이 가진 무늬가 마치 자신의 보호색처럼 느껴졌다고 말하는 작가는 현실과 이상향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능동적인 매개체 얼룩말에 자신을 대입하여 소통한다. 작품 속 화자이자 이상향의 문지기이자 또한 작가 자신이기도 한 얼룩말은 관객을 기다리며 안내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사진: 작품2_권주안, 그래서 그들은 함께 간다, 2023, Acrylic, oil, wallpaper on wood, 68.8×202cm
권주안 작가가 그려가는 상징과 은유의 서사는 외부의 현실과 내면의 이상이 충돌할 때마다 겪는 갈등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게 한다. 안온(安穩)한 풍경과 함께 장면을 설명하듯 한 줄의 제목이 더해지며 현실의 무게감을 벗어난 화면 속 이야기는 더욱 공감의 폭이 넓어진다. 굴곡진 계단을 지나 작은 창과 문을 통과해서 마주하게 될 편안하고 고요한 공간들이다.
사진: 작품4_권주안, 고요한 여정, 2023, Acrylic, oil, wallpaper on wood, 31×131cm
<작가노트>: 얼룩말, 이상향의 문을 여는 아이디
권주안 작가
나의 작품은 현실과 유토피아를 연결하는 공간을 표현한다. 각각의 작품은 서로 다른 내용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모두 이상향을 향한 욕망을 담고 있다. 나는 현실에서 겪는 여러 어렵고 힘든 상황으로부터 탈출하고자 도피처를 찾게 되었고 그것이 작품 속에 다양한 구조물들을 만들게 하였다.
작품마다 각기 다른 형태로 표현된 구조물들은 내가 꿈꾸는 이상향으로 통하는 출구가 되어준다. 그것은 현실과 이상향의 두 공간을 연결하는 ‘중계 영역’이다.
구조물에는 창문과 문이 있고, 그 너머로 보이는 하늘이 유토피아를 상징한다. 간혹 보이는 계단은 유토피아로 향하는 길이며 과정을 뜻한다. 변형되고 왜곡된 계단들은 유토피아로 가는 역경과 고난을 상징하며, 나뭇가지에 매 놓은 깃발과 리본, 카펫 등은 그곳으로 안내하는 이정표 역할을 한다. 그것은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며 이탈하기를 거부한다.
작품에는 의인화되어 우의적으로 표현된 얼룩말이 등장한다. 나는 이 얼룩말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거나 대치(replace)된 존재로 여긴다.
얼룩말은 병든 육신과 사회적 규율로 억압되었던 나의 자유를 간접적으로 해소시켜 주는 대리인과도 같은 존재이다. 얼룩말이 가진 자유분방함과 역동성 그리고 보호색은 나의 결핍된 욕망을 채워 줄 대리물(代理物)이다. 얼룩말의 보호색은 내가 욕망하는 보호색이기도 하다. 나는 외부의 간섭이나 폭력으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할 무언가가 필요했고 얼룩말의 보호색은 그러한 방어책의 수단이 되어준다.
작품 속에 설정해 놓은 가상의 풍경 속에서 얼룩말로 대치된 나는 가상 여행을 한다. 얼룩말은 내가 바라는 문지기일 수도 있고 안내자일 수도 있으며 이상향으로 향하는 주체일 수도 있다. 즉 얼룩말이 나이고 내가 곧 얼룩말이다.
자신과 동일시된 얼룩말을 내가 꿈꾸는 이상향의 입구에 위치시키고 얼룩말로 하여금 내 자신의 욕망이 성취되길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얼룩말은 언제나 내가 원하는 자리에서 이상향을 향해 나갈 준비가 되어있다. - 권주안 작가
사진: 작품7_권주안, 명상 의자, 2021, 패브릭 위에 프린트, 나무 위에 아크릴, 97×90×72cm
◈ 권주안의 유토피아, ‘동경의 창 너머’를 그리다
누구에게나 동경(憧憬)하는 삶은 있다. 마치 꿈속을 거닐 듯, 환상적인 삶의 모습을 상상하며 산다. 프랑스 문학가 아나톨 프랑스(Anatole France, 1844~1924)의 “우리보다 앞선 다른 시대에 유토피아를 동경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인간은 아직도 동굴 속의 비참하고 벌거벗은 상태에서 살고 있을 것”이란 언급 역시 같은 맥락일 것이다. 권주안 그림이 전하는 중심 메시지도 ‘동경하는 삶’으로부터 출발한다.
권주안은 그림을 통해 ‘동경하는 삶과 현실 사이의 틈’을 발견하고 있다. 누구나 간절히 그리워하고 염원하는 어떤 대상을 갖기 마련이다. 같은 기간의 삶이라도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이유이다. 가령 적게 벌고 적게 쓰는 삶을 바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많이 벌고 많이 쓰기 위해 삶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이도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 곧 우리의 인생이다. 권 작가는 그림에서 ‘삶의 방향을 동경(憧憬)하는 방법’을 창(窓)으로 질문한다. 또한 상상 그 이상의 모든 것을 품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작품 속 구조물 중에 창문과 문이 등장합니다. 그 너머로 보이는 하늘이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를 상징합니다. 그 중간에 놓인 계단은 유토피아로 향하는 길이며 과정입니다. 간혹 변형되고 왜곡된 계단들은 유토피아로 가는 역경과 고난을 상징하죠. 또한 나뭇가지에 매 놓은 깃발은 그곳으로 안내하는 이정표 역할을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며, 이탈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작품의 중앙 혹은 전면에 가장 비중 있게 등장하는 소재가 창문이다. 정형화된 창문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자유로운 형상의 창문들이다. 마치 이곳과 저곳, 오늘과 내일을 구분하듯 화면의 중경(中景)을 꽉 채우며 서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중경의 경계가 곧 그림 화면의 외곽 혹은 그림이 그려진 바탕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마치 물방울이 번진 듯한 화면의 형태가 더욱 몽환적인 상상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작가의 상상이 현실 너머의 이상향을 그리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상상(想像)과 이상(理想)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의미이다. 먼저 상상은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을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것’이다. ‘상상(想像)’의 어원은 2500년 전의 저서인 ‘한비자’에 나오는 ‘견골상상(見骨想象)’이라는 말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코끼리의 뼈를 보며 실제 모습을 미루어 짐작해 보는 것이다. 실재의 근거나 존재감을 전제로 한 것이다. 반면 이상(理想)은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완전하다고 여겨지는 상태’로 정의된다. 그러다 보니 이상에는 현실과 어느 정도 괴리가 있는 간절한 욕구가 반영되어 있다. 권주안의 그림은 상상과 이상의 매개이다.
그림의 전면에 단골로 등장하는 계단이나 물길(강물)은 작가의 ‘이상향에 대한 욕구’를 실현해 주는 통로로 여겨진다. 또한 작가의 분신 역할을 하는 얼룩말은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의 표상이다. 실제로 얼룩말은 온순한 동물의 상징인 말이나 당나귀의 친척뻘이지만, 성질은 워낙 사나워 길들이거나 훈련할 수 없다고 알려진다. 그런 얼룩말이 혼자 혹은 소규모 무리로 동경하던 저 너머로 향해 걸어가는 모습은 ‘현실의 벽을 극복하겠다는 작가의 남다른 의지’가 얼마나 간절한지 짐작하게 해준다.
권주안의 그림을 계절에 비유하면 대부분 봄에 해당한다. 그것도 세상 만물의 생명력이 돋아나고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초봄이다. 파릇한 이파리에 부드러운 바람결, 잔잔한 강물과 구름의 움직임…, 평화로운 기운으로 충만하다. 다소 몽환적인 풍경 속이지만, 이미 가야 할 방향이 설정된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는 것처럼 더 없이 안정되어 있다. 나만의 이상향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가슴에 품고, 평온한 바람이 불어오는 ‘동경의 창 저 너머’로 향한다. 수많은 선택의 기로가 기다리고 있겠지만, 묵묵히 제 갈 길을 향할 뿐이다. 경계 없는 초원의 얼룩말처럼, 내 안의 이상을 묵묵히 좇고 있다. -김윤섭(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 미술사 박사)
사진: 작품5_권주안, 하늬바람, 2023, Acrylic, oil, wallpaper on wood, 50×176cm
한편 권주안은 숙명여자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까지 38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121회의 국내외 단체전 및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숙명여대 회화과에 2021년 부터 출강 중이며,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성남아트센터, △한전아트센터, △아랍에미리트 한국대사관, △전경련, △한국벤처경영원, △(주)아트오너, △아티스큐브, △주영캐슬, △GS타워, △(주)한국유나이티드제약, △(주)세비앙, △이브자리 코디센 삼성점, △토마토저축은행, △안양시 노인복지센터, △Lotus Fine Arts Logistics(Singapore), △Charles Hinman Studio(USA), △Southern Nevada Museum of Fine Art(USA), △Montclair State University's George Segal Gallery(USA) 외 한국과 독일 등 다양한 기관과 개인이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사진: 권주안 전시전경1
사진: 권주안 전시전경2
권주안 작가의 주요 개인전 (부스 개인전 포함 38회)으로는 ▲2023 그 이상의 길, 갤러리마리, 서울, ▲월드아트 두바이, 두바이 월드트레이드센터(두바이, 아랍에미리트), ▲2022 다시 만나 기쁜 날, 갤러리아트솔, 서울, ▲한국국제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2021 부산국제아트페어, 벡스코, 부산, ▲2020 연우갤러리, 서울, ▲2019 유나이티드갤러리, 서울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지원), ▲2018 SHOW CON, 오산시립미술관, 오산 (오산시립미술관 지원), ▲2017 공중정원, 온유갤러리, 안양, ▲초대전, 말박물관, 과천 (한국마사회 지원), ▲2016 Gallery KUBOTA , 도쿄, 일본 (현대미술한일전 주최, 지원), ▲이상, 그 이상의 이상을 향하여, GS타워 더스트릿 갤러리, 서울 (GS타워 초대전), ▲2012 초대전, 기아자동차 잠실지점, 서울 (기아자동차/비컨갤러리 공동 기획), ▲2011 이브갤러리, 서울 (이브자리 코디센 삼성점 초대전), ▲2010 초대전,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서울 (한국전력 지원), ▲2008 초대전, GS타워 더스트릿갤러리, 서울 (GS타워 초대전), ▲2007 초대전, 우리은행 강남갤러리, 서울 (우리은행 기획), ▲2004 Easy Art, 서울옥션센터, 서울 등이며
▲2023 'Art for All' 아이프칠드런 엔젤아티스트 특별자선전, 호리아트스페이스, 서울, ▲2022 아이프칠드런 후원 경매 프리뷰 전시, 아트조선스페이스, 서울 등 ▲2005년(서울&시카고, 포스터갤러리, 시카고, 미국)부터 2023년 까지 주요 단체전 및 아트페어(121회)에 매년 참가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사진: 권주안 전시전경3
권주안 작가는 2004년 동아미술제(입선, 동아일보사)를 비롯해 2006년 경향미술대전 장려상, 경향신문사, 2007년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한국미술협회, 2007년 GS타워 더스트릿갤러리 작가 공모 작가선정, 2009년 한국전력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작가 공모 작가 선정, 2011년 이브갤러리 작가 공모 작가 선정, 2016년 한국마사회 말박물관 초대작가 공모 작가 선정, 2018년 오산시립미술관 SHOW CON 작가 공모 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진: 권주안 전시전경4
권주안 개인展: 그 이상의 길...현실과 이상 사이 유니크한 가상의 풍경전의 관람시간은 화요일 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련기사
태그#권주안개인展#권주안작가#전시#갤러리마리#얼룩말#권주안의작품세계#그이상의길#현실과이상사이유니크한가상의풍경#통로#김윤섭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대표#미술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