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바라보면 정말 알밤을 깍아놓은 듯 매끈하게 생긴 알밤오름.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지라 겨우 서너 대 공간이지만 쉽게 주차할 수 있다.
조금 걸으니 하산하는 젊은 부부가 보인다.
"오를만 한가요?"
"저는 너무 힘들었어요"
엄살처럼 느껴지지 않는 진심을 담아 대답한다.
대체로 오르막이 있긴 하지만 등산이라기엔 수월한 길이 오름길인데 무엇이 그리 힘들었을까. 살짝 걱정이 인다.
정상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으악 이건 진짜 산행길이다. 길의 가파르기가 일반 오름과는 비교가 되질 않는다. 다 올랐나 싶었는데 잠시 틈을 허락했을 뿐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체감상 거의 80도, 아마 각도기를 가져다 댄다 하더라도 60도는 족히 나올 가파름이다.
헉헉 소리가 절로 나고 주르륵 땀이 흘러 내린다.
그나마 나무와 나무 사이에 밧줄을 매어 놓아 한 손으로는 밧줄을 한 손으로는 스틱을 잡고 오른다.
파랗게 드러난 하늘이 보인다. 우아, 정상이다.
너른 초지가 펼쳐지고 겹겹이 오름들과 흐릿하게 한라산이 보인다.
산불 감시소에는 연세 지긋한 분이 지키고 있다.
당신도 올라오는 길이 너무 힘들어 조금 더 완만한 반대편 길로 오신다며 내려갈 때는 그리로 가라신다.
거의 날마다 올라 오신다니 놀랍기 그지 없다.
내려오는 길 나무의 살을 파고 들어가 기생하는 칡덩쿨이 보인다.
나무에 달라붙어 있는 콩짜개와 가시넝쿨은 많이 봤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사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살짝 에둘러 가야 하지만 내리막이 조금 더 수월하다. 올랐던 길로 또 내려왔다면 허벅지와 장딴지에 불이 났겠는 걸.
비온 뒤끝이라 숙소에서 가깝고 최근 정비가 잘 되어 오르기 쉽다는 송당돝오름에 오른다.
이곳 역시 사람들의 발길이 잦지 않은 편이라 쉽게 주차를 하고 바로 오르기 시작한다.
알밤오름에 비하자니 참 수월한 길이다. 오르는 동안 주변 풍경이 더 시원한 오름이기도 하다. 다랑쉬 오름과 비자림의 전경이 펼쳐진다.
정상으로 오를 때 약간의 경사진 계단과 오르막이 힘겹긴 하지만 분화구 둘레가 꽤 길고 완만해 산책하는 느낌으로 걸을 수 있다.
정상에 전망대라도 하나 있으면 사방팔방 한 눈에 들어올텐데 키 큰 소나무에 시야가 가리는 게 아쉽다.
길어야 40여분이면 쉽게 다녀올 수 있는 돝오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언제든 다녀올만한 친근한 오름이었다.
첫댓글 어제는 생질녀가 와서 점심 먹고 서울현충원 한바퀴 돌면서 이런저런 설명 좀 해주었어요.
임시정부 요인 묘역과 박정희/김대중/이승만 대통령 묘역을 들렸고요.
김대중 대통령 묘역에 "고은"이 쓴 글을 새긴 공적비가 그대로 있더라고요.
고은 이 사람 개차반 아닌가요.
이승만 대통령 묘역 바로 옆의 조선왕조 11대 중종의 후궁인 창빈안씨 묘역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14대 선조부터는 모든 왕이 이분 창빈안씨의 후손이거든요.
3월 한 달 내내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오늘 4월 초하루 !!! 4월도 함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