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의 겨울 모임에서 만나게 된 곳, 광양 도립미술관.
최근에 지어진 듯하다.
모든 게 반짝반짝 윤이 난다.
2021년 3월 개관했구나.
사람들의 발길은 뜸하다.
무슨 일을 하든 사람 모으는 일이 제일 어려운 일이지 싶다.
특별전으로 오지호 작품전과 프랑스 작가 미구엘 슈발리에와 이이남의 콜라보 디지털 아트가 미술관을 채우고 있다.
오지호 화백의 작품은 특별전답게 그의 생애를 아우르는 작품들과 그의 대작들을 만날 수 있다.
그의 고향 화순에는 오지호기념관이 있고 광주에는 <오지호로>라는 도로명이 있을 만큼 호남을 대표하는 분이다.
특별전의 주제 <빛의 약동에서 색채로>답게 인상주의에 매료된 오지호 화백의 작품은 대부분 자연을 소재로 빛의 흐름에 색채를 입히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나무 그림자와 빨간옷을 입은 소녀(화백의 딸)가 인상적인 <남향집>이 눈길을 끈다.
다채로운 나무 그림자의 색깔이 신비롭다.
단아한 여인의 모습 <처의 상>
화백의 아내 사랑이 엿보인다.
유럽 여행 중 그린 <베니스>
낯익은 장소인 듯 싶더니 산마르코 광장의 두칼레 궁전.
커피 한 잔 마시며 느긋하게 광장을 바라보던 순간이 떠오르며 괜스리 반갑다.
DNA는 위대하다.
화백의 자녀들도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의 결이 다르다.
훨씬 원색적이고 강렬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미래가 된 산수: 미구엘 슈발리에, 이이남> 전은 프랑스와 한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아티스트들의 만남이다.
폭포 소리가 경쾌한 <폭발하는 산수>와 <진동하는 산수>를 지나 가장 강렬한 기억을 남긴 <미래의 산수>를 만난다.
휘장처럼 늘어진 천(샤스크린)들에는 우리나라의 수려한 풍경들이 펼쳐지고 그 사이로 놓여진 커다란 바위(바위 오브제)위로 색색의 나비들이 떼지어 날아오르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디지털로 보여주는 나비들의 화려한 몸짓에 시선을 빼앗기고 솟구치는 나비떼들을 신나게 따라 다니다 사진도 찰칵찰칵.
미구엘 슈발리에의 가상정원을 거닐어 본다.
그는 유럽 인상주의와 AI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여 화려한 가상의 풍경을 표현하는 프랑스의 뉴미디어 작가란다.
색감이 무척이나 화려하다.
삼원색과 형광색들의 휘황찬란한 춤사위를 보는 듯하다.
스크린 곁으로 다가가면 정원의 식물들이 물결치듯 인사를 한다.
미래의 정원은 이렇게나 화려하려나.
조금은 소박해도 되지 않을까.
왠지 너무 과하단 느낌이 드는 건 내 예술적 시선이 아직은 소심한 걸까.
입구로 나오니 클로드 모네와 빈센트 반 고흐의 예술 세계를 VR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보인다.
잠깐 VR기기를 착용하고 고흐의 작품 속으로 여행을 한다.
다음에 올 땐 시간을 잘 맞춰 큐레이터의 설명도 들으며 광양 도립미술관 곳곳을 탐방해야겠다.
첫댓글 지난주에 어쩌다 친구들과 광장시장에 갔었습니다.
"선희네 빈대떡"집 앞에 끝도 없이 줄 선 행렬,,,그 중 절반쯤은 외국인 여행객이었어요.
외국에서 한국에 가면 반드시 들려야 할 맛집으로 소문이 났답니다.
올해엔 광양 도립미술관도 선희네 빈대떡 처럼 외국인들에게 소문이 나면 좋겠어요.
맞아요.
건물은 멋드러지게 지어지고 괜찮은 작품전도 하는데 사람들 눈길은 머물지 못하더라구요.
사는게 더 팍팍해졌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