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사평
시 / 시조
현대시나 시조의 창작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대체로 표현된 언어의 조탁(彫琢)과 투영된 주제의 적절성에 많은 관심을 두게 한다. 이러한 관점으로 가려 모은 10편이 우선 우열의 대상이 되었으나 작품의 수준은 상당히 높았다.
작품의 제재가 바다나 그 바다가 생활터전인 관계로 어쩌면 소재와 주제가 단순한 생활체험일 수도 있었겠으나 이러한 한계를 초월하여 다양한 이미지와 지적인 주제로 형상화한 작품들에서는 우선 응모자들의 시적인 창조적 성향에 찬사를 보낸다.
대상으로 선정된 「바다 설계사」는 ‘뱃길을 탐독하는 등대’가 주된 화자(話者)로서 ‘수신호’를 보내거나 ‘등고선’을 그리면서 바다를 설계하는 시적 상황이나 전개 과정이 남다르다. 그는 결론으로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이 바다 사람들의 ‘나침판’으로 혹은 ‘좌표’로 형상화하고 있어서 공감을 흡인하고 있다..
우수상 「간절곶」에서 ‘기억을 지울수록 간절함이 있’다는 비유와 「울기등대를 찾아왔다」 는 시조로 등대가 지켜보는 항구의 상황이, 「등대와 등대 사이에 문이 있다」에서는 ‘두 개의 등대를 닮은 연인이 된다’는 어조의 시법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이 밖에 선에 들지 못한 작품들도 상당히 높은 예지력들이 뚜렸한 작품들이었음도 밝혀두면서 격려를 보낸다.
시 / 시조 심사위원 김 송 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