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골프 그림을 처음 전시할 때만 해도 어려움이 많았다. 갤러리 측에서는 대중에게 외면당하는 주제라고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전시했던 작품이 모두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때부터 명성을 얻기 시작해 전국 골프장 클럽하우스 곳곳에 그의 골프 그림이 걸려있다. 전성기를 맞은 그의 작품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춘화를 그린 작품이 전시회에서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을 그려 넣은 골프공 한 개가 수백만 원에 거래되는 인기 품목이 되었다. 화단의 거센 비난에도 “생명의 원천인 ‘성(性)’이 리얼한 우리 삶의 풍경이다”라고 말하며 화가들에게 눈치를 보지 않고 솔직하게 그릴 것을 강조했다.
이왈종 춘화 골프공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던 모든 게 바람 한 점에도 못 미치더라.”라고 말했다. 화려함보다는 단순함을 추구하는 이유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불교 교리 중 하나인 ‘중도(中道)’로 인생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평소 애독하던 <반야심경>의 영향이었다. 화려함을 추구하면 집착과 욕심에 치우치고 갈등과 번민으로 상처받는다. 이왈종은 중도적 삶을 통해 얻은 행복을 제이드 그린으로 표현했다. 특수 제작하여 2cm가 넘는 두꺼운 닥종이(장지)에 서양 물감인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다. 대부분 작품을 연작으로 그렸는데 『제주 생활의 중도(Golden Mean of Jeju Living)』라는 제목을 붙였다.
제주생활의중도 2020, 116.8x91
출처 : 콩나물신문(http://www.kong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