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무거운 공기에 하늘에는 못보던 잿빛 양털구름이 얕게 깔려있어 비가 내릴것 같은 흐린 날씨이다.
간간이 비춰지는 햇살로 번뜩이는 아보카도 새순들이 마치 수많은 닭들이 모여 움직이는듯한 닭벼슬처럼 곳깔을 쓰고 붉게 올라와 있고 진녹색 사이로 연에 연한잎을 뽑아내는 올라브나 패션프루트 새순들이 어느새 봄기운을 잔뜩 머금고 있는것이
신비롭다.
생명의 경이로움에 신기해 있는데 참새 한무리가 날아와 작은 정원을 소란스럽게
헤집으며 무언가 열심히 쪼아 먹는다.
진작부터 멀찌감치 펜스위에 앉아 있던 제법 몸집큰 노란부리 토종새가 한참을 내려다 보더니 참새 무리 사이로 갑자기 내려 앉는다
놀란 참새들은 벼락같은 소리를 내며 저멀리 달아나고 민망하듯 날아간곳을 멍하니 쳐다보는 모습도 재미있다. 몇번 이곳저곳 마당을 찍어보지만 마땅치 않은지 반대편 지붕위로 날아가 먼하늘 쳐다보며 무엇을 해야 하나 궁리하는 눈치다.
그렇지! 나역시 움직여야 할 시간인것을 면도도 그렇고 아침 일상준비가 있다는 어떤 의식이 서둘러야 되는 몸을 움직이게 만든다
타월을 들어 몸의물기를 닦아낼 즈음 하얗게 변한 양털구름이 테마타 산쪽으로 급하게 밀려가면서 가벼운 물방울이 창가에 흘러내린다.
그렇게 봄비가 오면서 또다시 세상밖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