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놀이터>
우리 집에서 약 15분 거리에는 분당 노인 복지관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이렇게 많은 노인들이 다 어디에서 왔는지
의아스럽기도 하다.
우리 동네 복지가 좋아져서 전철이용에 셔틀버스까지 기다려주니 참 신나는 공간이다.
이렇게 큰 놀이터가 있을까?
백여개가 넘는 강좌에 편의시설, 오락시설, 그리고 새로운 친구와의 마주침도 설렘으로 다가온다.
이층 로비에 들어서면 오른쪽 사무실 그 주변에 크고 작은 방들이 있어 각각의 동아리 모임을 주관한다. 운동시설에는 몇몇 노인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나름 순환운동을 하고 옆에서는 바둑을 두며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운다.
다시 왼쪽 골목에는 급식 실. 하루에 오백여명, 많을때에는 칠백여명이 점심 식사를 한다. 아침 일찍부터 한 자리를 차지하고 버티기도 한다. 노인들 입맛에 맞도록 요리하는 영양사와 조리사도 퍽 고마운 분들이다. 한 달간의 식단이 정해져있어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강의 목록은 백이십여개가 있다. 약간의 수강료가 있지만 모든
강의의 수강 신청이 만원을 이루는 아주 멋진 현상을 보인다.
한 명이 세 가지 정도의 강의를 신청해 듣고 신청자가 아니어도 오전 8시20분 복지관 문을 열기가 무섭게 출근하는 열성파 노인도 많다.
복지관 주변 산책(탄천로), 바둑두기, 삼삼오오 모여 잡ㄷㅁ하기,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 뽑아 마시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하기, 옥상에 올라 더 큰 소리로 이야기 하며 허허실실 웃어보기,그밖에도 놀거리가 참 많다.
점심시간이 되면 3500원으로 식권구입. 맛있는 점심 한 끼를
때우고 또 강의를 듣거나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오후 다섯 시가 되면 삼삼오오 지으로 돌아간다.
오늘도 변함없이 오전 8시2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우리들의
놀이터다.
*2023년 2월27일 발행<성남비젼>에 실린 나의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