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보직 끝판왕!!!
FC바로세운누나
안녕하십니까, 장용,상화,황봉 형님!!
직업상 운전할일이 많아서 평상시에 팟캐스트를 자주 듣고 다니던 중, 우연찮게 발견한 장용의 병영일기!!
이건 무조건 1회부터 들어봐야 할 것 같아서 첫 회부터 정주행하여 2주일 만에 30회까지 달려왔답니다.
상화형님께서 언젠가 꿀보직 랭킹에 대해서 언급하신적이 있는데, 제 보직이 빠져있는거 같아서 한번 비교체험 해보고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한번 평가해보시고 랭킹 매겨주시길 바랍니다. ^^
저는 2000년 초반에 우리나라 최전방에서 군복무를 하게 되었답니다.
최전방이라 하면, 산도 많고 길도 험하고 눈도 많이 오고 춥고 힘들다!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제가 근무한 최전방 부대는 산에서 근무는 했지만, 길도 좋았고, KTX타고 전철로 갈아타고 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었고 한번은 눈이 많이 왔는데 사진병은 눈 덮인 부대사진을 찍기 위해 온 사단 사령부를 찍새하고 다니고 눈을 치워야하는데 부대에는 넉가래와 싸리비가 없어서 애를 먹을 정도였습니다. 혹한기훈련 때 실외온도가 0도였습니다.
이게 무슨 최전방부대 냐구요?
왜 우리의 적이 북한이라고만 생각을 하시는지요. 임진왜란! 강원도에서 막았습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부산 해운대에서 근무를 했지요. KTX타고 전철타고 해운대역에서 부대까지 걸어 다녔습니다. 10분입니다.
외박 나가면 다방은 하나도 없었고, CGV에서 영화보고 백화점에서 옷 사 입고 해운대에서 헌팅했습니다. 서면으로 나이트도 가구요.
일딴 이정도의 부대에서 군 생활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아였지요. 아직 제 보직 설명도 안했는데 벌써 꿀 한통 다 먹은 느낌입니다. 이제 보직 설명 들어갑니다.
저의 보직은 대한민국 0.01%인 암호병입니다. 저희 사단사령부에 TO가 2명입니다. 보통 암호병을 이야기하면 암구어를 만드는 암구어를 관리하는 병사라 생각하시는데,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암호병은 엄청난 베일이 가려져있고 보안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암호병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추측으로 만들어낸 이야기 입니다.
군 모든 유,무선은 100% 도청이 됩니다. 전화, 팩스, 무전기 등등. 모두 도청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내용을 암호화 하고 그 내용은 암호병들만 서로 조립하고 해독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고도의 두뇌작업이고 수학적계산과 그 외 여러가지의 것들이 필요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군 보안상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전역을 했어도 나라의 안보가 흔들리는 걸 볼 수는 없지요.
최고 순위의 보안을 다루는 암호병이 생활하는 암호실! 수많은 통신병들이 궁금해 미쳐하는 그곳!!
암호실은 지하벙커에 위치해 있었고 위병이 지키고 있고 입구에 CCTV가 설치된 3개의 문을 통과해야 하며 입실할 수 있는 사람은 암호병, 암호장교, 통신대대장, 정보참모, 사단장뿐입니다.
그리고 암호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사람은 암호병과, 암호장교 뿐입니다.
일단 제 26개월 군 생활동안 암호장교는 공석이었습니다. 유선중대장이 암호장교업무까지 병행했는데 바쁜 업무로 1주일에 한번 올까말까 하셨고, 전역할 때까지 대대장, 정보참모, 사단장님은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즉! 암호실에는 간부가 없었고 터치하는 사람도 없고 암호병들의 천국이였지요. 단 두 명뿐이지만!!
이등병시절에는 말년 한명 때문에 한 달 정도 고생을 했지만, 그 후엔 제 사수를 제가 금방 잡아먹었기 때문에 편하게 암호실 생활을 했지요.
암호실에는 에어컨이 나옵니다. 겨울에는 히터도 나옵니다. 여름에는 팬티만 입고 근무합니다. 겨울에는 내복만 입고 근무합니다.
간부가 안 들어오고 또 못 들어오니까. 그리고 들어오는 간부가 있어도 CCTV로 신원확인하고 문3개 열고 하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합니다. ㅎㅎㅎ
컴퓨터가 2대가 있었는데 스타크래프트하고, 디아블로 하고 놉니다.디아블로 캐릭터별로 모두 만렙찍어봤고 스타크래프트 별의별 전략 이상한짓거리들 안 해본 게 없습니다.ㅎㅎㅎㅎ
휴가 복귀때 영화CD를 10장씩 가지고 들어와 영화 주야장천 봅니다.
야동도 많이 가지고 들어갔습니다. 맥심잡지 돌려보고 그런 거 안했습니다. 화장실에 밤늦게 들어가서 자기위안삼고 그런 거 안했습니다. 에어컨 빵빵한 그곳이 있으니까요. ㅎㅎ 참고로 제 닉네임 FC바로세운누나 ^^
그리고 암호실내에서 담배도 피고, 라면도 끓여먹고, 아주 편했지요. 그냥 집이였습니다. 집집집집.
군 생활동안 안 해본 게 몇 개 있습니다.
아침점호, 구보, 보초, 불침번, 당직.
아침점호, 군단과 군사령부와 체크한다고 빠지고, 당연히 구보도 안 뛰구요. 암호병은 보초안섭니다. 불침번, 당직 당연히 안섭니다. 저녁10시에 취침해서 아침6시까지 풀잠 잡니다.
잠자는 도중에 혹시 비상 걸려도 남들 군장 싸고 위장하고 그럴 때 총만 가지고 암호실로 갑니다. 그리고 잡니다. ㅎㅎ
예전에 암호병이 보초서다가 북한군에 납치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던 게 그래서 그런지 저 군 생활 때는 아주 편했습니다.
군 생활동안 보초, 불침번, 당직만 안했다고 해도 꿀보직이라고 할겁니다.
제가 사수 전역하고 제가 상병꺽였을 때쯤에 제 일과를 말씀드리자면
아침6시 기상하여 지휘통제실에 보고하고 암호실로 갑니다. 암호실에 쇼파가 있지요. 쇼파에 누워서 불 끄고 잡니다. 그러면 하나뿐인 후임병이 깨웁니다.
후임 - “박상철 상병님, 식사합시오"
그러면 저는 귀찮은 목소리로 "안 먹어"라고 말하면 후임병이
후임 - "저,, 저녁밥입니다"
아침에 자서 저녁밥시간까지 자는거죠. 일어나서 후임병에게 라면 끓이라고 시키고 일어나 스타크래프트 한판 때립니다.
저녁점호 다 끝나고 밤11시나 12시쯤 들어갑니다.
그러면 당직사령이 말합니다.
당직 - “박상병, 야! 너 뭐하다가 왔냐?”
나 - “넵 군단과 군사령부와 암호관련 업무체크했습니다.
나머지 사항은 보안상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20년 넘게 군생활 하신 당직사령중인 행보관도 맨날 저 소리에 답답해하고 미쳐죽습니다. ㅎㅎ
훈련 때나, 작업 때나, 대청소할 때 등등 귀찮은 일들 열외 많이 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보안상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라고 마무리합니다.
훈련을 해도 암호차를 타고 이동하고, 차량을 위장하는 훈련을 해도 암호차에서 나오지 않고 다른 통신병들이 암호차를 위장해주고, 심지어 암호차는 철조망까지 쳐야합니다. 그것도 저희는 안합니다. ㅎㅎㅎㅎㅎ
온실 속의 화초 마냥 아낌없이 편하게, 편하게 보살핌을 받았네요.
같은 중대원이나 간부들이 싫어할 만도 한데, 일도 안하는 거 같은데, 찜찜해 할 때쯤 군단 암호대회에서 우승하며 쓰리스타 군단장상을 받아오니, 이놈이 뭔가 하긴 하는구나, 하면서 인정해주더군요.
그렇지만 암호병! 동전의 양면처럼 안 좋은 것도 있습니다.
암호병은 최고보안을 다루는 보직이기에 조그만 실수하나가 바로 중징계이고, 영창이 아닌 바로 군법이고, 군교도소입니다
그리고 만약 확인되지 않은 자가 암호실에 침입하게 되면 저는 소이탄을 던져 암호실을 폭파해야합니다. 물론저도 같이 폭파되겠죠.
암호병은 전시가 되면 적군에게 죽는 경우는 없고 (포로가 되겠죠), 포로가 되기 전에 아군에게 사살되거나,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전시에 생존확률이 97.5% 정도 된다고 합니다. 사단장님과 동급으로 보호받고 항상 곁에 같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군대 일을 생각하다보니 더 많은 일들도 많은데 더 생각이 나질 않네요.
어쨋든 따뜻한 최전방 부대에서, 최고의 땡보직으로 근무한 저, 전역할 때 남들은 구릿빛 피부에 몸짱 되어 나갈 때 저는 몸꽝은 되었지만 백옥 같은 피부에 스타크래프트 초고수가 되어서 전역을 했답니다. ^^
상화형님. 제 보직랭킹은 몇위쯤 될까요 ㅎㅎㅎ
그나저나 암호병관련 내용 발설해서 기무대에서 잡으러 오면 어떡해하죠? 그때는 지켜주세요 참모병장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