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이 되었습니다]
916번째 4월 16일
2016년 10월 17일 월요일
오늘은
세명의 아이들이 생일을 맞았습니다.
단원고 명예 3학년 5반 #조성원, 9반 #김아라, 10반 #이가영학생의 생일입니다.
1: 5반 #조성원
To 조성원오빠
바보, 똥꾸멍, 오징어 오빠야....
오빠 차가운거 겁나 싫어 하잖아
맨날 나한테 보일러 틀어 달라 하잖아....
이젠, 앞으론 그러지 말고 따뜻하게 손난로 써야돼.
오빤 특별히 두개니까
혼자 다 써야된다.
성원이동생오징어 아름.
조성원.
성원이의 꿈은
역사선생님이 되는 것 이였습니다.
성원이는 담임선생님이신 #고이해봉선생님을 존경했습니다.
중앙대학교에 진학하여 이해봉선생님처럼 역사선생님의 길을 걷고자 했습니다.
성원이는
세살 어린 여동생과 열 살어린 남동생이 있는 삼남매의 맏이입니다.
활달한 성격에 친구도 많고 좋아하는 선후배도 많은 인기남 입니다.
만화영화 둘리에 나오는 케릭터 마이콜과 피부와 머리 스타일이 닮았다하여 친구들은 "마이콜성원" 이라고도 부르기도 했다고합니다.
동생들도 잘챙겨주었던 성원이는 특히 꼬마 막둥이를 많이 챙겼고 막둥이도 형을 잘 따랐다고합니다.
또 엄마와도 너무 친해서 비밀도 없었고 대화도 많이 나누었다고 합니다.
늘 엄마곁에 껌딱지처럼 언제나 붙어다녔던
성원이를 어머님은 "마마보이"로 기억하고 계십니다.
세월호가 인천항을 출항하기 전날인 4월15일 저녁에 성원이는 어머니와 통화를 했습니다.
어머니는 안개가 많이 끼고 날씨가 좋지않아 출항이 미뤄졌다는 말에 어쩐지 불안하다고 하였으나 성원이는 괞찮다고 어머니를 안심시켰고 그렇게 대화를 마쳤습니다.
그것이 어머니가 들은 성원이의 마지막 목소리였습니다.
끝까지 지켜주겠다는 막내 록이도 지켜주지 못한채, 친구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엄마, 누구보다 믿어 주고 지지해 주는 엄마, 친구 같은 엄마를 남겨 두고 성원이는 우리들곁을 떠났습니다.
성원이 짝꿍은 #박홍래입니다.
5반 희생학생들 책상위에는 성원이 동생 아름양이 한 명 한 명에게 선물한 핫 펙이 놓여져 있습니다.
성원이는 하늘공원에 잠들어있습니다.
2:9반 #김아라
"slow and stead win the race"
아라 책상위에 쓰여진 문구입니다.
아라의 꿈은
약사가 되는 것입니다.
"황금손"
아라가 초등학교때부터 책상에 써 붙인 글입니다.
아픈 사람을 낫게 해주는 "황금손"이 되겠다고 늘 말했다고 합니다.
아라는 학원을 거의 다니지 않았지만 공부를 잘했습니다.
대학때 화학을 전공한 아빠와 영문학을 전공한 엄마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특히 과학과 영어를 잘했습니다.
중학교때부터는 영어 웅변대회에 나가 상도 많이 탔습니다.
아라는 여섯 살 많은 오빠를 둔 착하고 성실한 막내딸 이였습니다.
말썽도 안부리고 자기 할일은 알아서 하는 아이였으며, 비싼 옷이나 화장품등은 사달라고 부모님을 졸라 본적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주말에는 친구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기도 했다고합니다. 특히 같은 반 향매에게는 영어를 가르쳐주고 향매에게는 중국어를 배우는 사이였습니다.
아라는
세월호 참사 6일 만인 4월22일 가족의 품에 돌아와 지금은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친구들과 잠들어 있습니다.
부모님께 세상 보물 1호였던 아라였습니다.
아빠는 쉬는 날이면 김치 된장찌개, 짜장면, 짬뽕, 탕수육, 낚지볶음, 잡채밥까지 아라가 좋아하는 음식은 다 만들어 줄 정도로 아빠의 모든 것 이었습니다.
아라가 숙녀가 되어 짝을 만나게 되면
"내 딸 잘 부탁하네" 하며
술 한잔 권하려고 담가 놓았던 10년이 넘은 인삼주는 이젠 주인을 잃어 버렸다고 하십니다.
버스운전을 하고 퇴근하고 돌아 온 아빠에게
"아빠, 힘들어서 어떻게. 아빠가 고생하는 거 나 다 알아. 이담에 내가 아빠 호강시켜 줄 때까지 건강해야 돼"
약속했던 아라는 지금 아빠곁에 없습니다.
"미안하다.
꼭 너의 억울함을 풀어줄게.
끝까지 끈질기게 싸울게.
잠시 하늘 나라에서 천사로 있다가 다시 내 딸로 태어나서 못 받은 사랑 더 많이 받아야지..." 아빠.
3: 10반 #이가영
"우리가 웃고 떠들면서 놀던 때가 엇그제 같은데 너가 우리 품을 떠난지도 1년째라니 우리가 작년에 너 생일 챙겨주러 갔을때 그날 ㅇㅇ 이 꿈에 나와서 너가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는 말을 듣고 많이 놀랐었는데 ....."
이가영.
가영이는 네살위 오빠가 있는 남매중에 막내입니다.
어릴때부터 오빠를 잘 따랐고 오빠 또한 가영이의 든든하고 자상한 오빠로 알뜰살뜰 잘 보살펴 주었다고 합니다.
아빠와 오빠가
" 엄마의 껌딱지. 엄마의 진드기"로 놀릴 정도로 엄마를 좋아했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엄마가 옆에 있으면 어김없이 팔짱을 끼었답니다.
가영이의 꿈은
수의사가 되는것이였습니다.
가영이는 아기 자기한 인형들을 모아 창가와 침대 머리맡을 장식하는 평범한 열 일곱살 소녀였습니다.
그리고
달팽이를 키우는 취미가 있어서 플라스틱 통안에 흙을 깔고 분무기로 물을 주면서 자기손으로 달팽이를 두마리나 키웠습니다. 3년동안 가영이는 단 하룻밤도 달이와 팽이와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가영이는 수의사의 꿈을 키웠다고합니다.
집에서는
가영이는 오빠하고 자주 토닥 거리면서 싸우곤 했지만 오빠가 군복무를 하게 되자 오빠가 제대해서 집에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가영이를 잃고 부모님은 특별법제정과 진실규명, 책임자처벌을 요구하며 국회 농성에 참여 하셨을때 가영이 오빠는 이"나쁜나라"의 부름을 받고 의경으로 복무하고 있었습니다.
10반은 단 한명의 생존자만이 돌아왔고 선생님은 생존하셨습니다.
가영이 짝꿍은 #김유민 입니다.
가영이는 경기도 화성효원추모공원에 잠들어 있습니다.
♡보고 싶은 딸♡
가영아!
오늘 생일 축하해.
어느덧 두번째 생일을 맞게됐네.
이런식으로 너의 생일을 축하해야하는 현실이 엄마는 너무나 마음이 아프단다.
거기서는 선생님과 친구들하고 즐겁고 재미있게 보내고 있을거라고 생각할게.
여기서 하지 못했던 것들은 거기서 다하면서 살고 있어야돼. 알았지.
너무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한다 내 딸.
I LOVE YOU.......엄마가........
친구님들
우리는 역사선생님 조성원, 약사 김아라,
그리고 수의사 이가영을 잃어버렀습니다.
성원.아라,가영이의 생일을 축하하여주시고 #조성원_김아라_이가영을 기억하여 주십시요.
아이들의 생일케익은 조성원 ㅡ #최영운,
김아라 ㅡ #다음카페_여성시대, 이가영 ㅡ #이동춘님이 보내주셨습니다 .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