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춘식당은 예전부터 꼭 가고 싶었던 식당입니다. 워낙 유명하기도 하거니와 얼마전 조범님께서 강남에 문을 연 장춘식당 포스팅을 본 이후 이 집 주인장님이 바뀌셨나 하는 호기심에서도 말이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조금 아쉬운맛집이 되어버렸습니다. 여전한 내공은 느껴지지만 깊이를 잃어버린 그런 느낌이랄까요? 쉽게 결론내릴 수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원래 주인장님은 서울로 올라가신 것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범님께서 포스팅한 강남의 장춘식당으로 말입니다. 어쨌든.. 오늘 포스팅을 시작해봅시다. 드디어 저도 장춘식당을 가 보게 되었다는 겁니다.^^ 겉에서 보면 조금 작은 식당같아보이지만 실내는 꽤 넓어보입니다. 메뉴는 비교적 가격이 있어보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재료에 신경을 쓴다 생각해보면 아주 비싼 편은 아닌 듯 합니다.
우리는 고등어조림과 성게국을 주문했습니다. 이 집은 정갈함이 생명인 듯 합니다. 일단 먼저 내어 준 샐러드부터 맛을 보면 깔끔하고 정갈합니다. 그리고 반찬들이 나오죠. 말 그대로 정갈합니다. 제주에 와서 만난 반찬중에서 특이한 것들 중 하나는 깻봉을 이용한 요리들입니다. 깻봉절임은 깻잎의 꽃대를 초간장에 절인 반찬인데 맛이 깻잎보다 조금 약한 맛이 나고 질기면서 박하향이 더 강조되는 맛입니다. 흥미로운 맛을 내어주죠. 또한 고사리무침 빼놓을 수 없는 반찬입니다. 굵직하고 부드러운 고사리줄기는 이제 육지의 고사리는 생각도 하지 말라는 듯 저를 유혹합니다. 그리고 자리젓갈.. 자리가 통째로 나오는 집도 있지만 이 집은 자리를 곱게 갈아 만들었네요. 드디어 고등어조림이 나왔습니다. 묵은김치에 자작하게 끓여낸 것이 제대로 된 모양새를 하고 있네요. 고등어 살 역시 아주 싱싱해보입니다. 묵은김치도 제대로 맛을 내고 있어 고등어와 김치의 맛의 조화가 아주 좋았는데 문제는 양념이지요. 조금 달달함이 강조된 듯한 양념맛이 깊이를 잃어버린 느낌을 줍니다. 외식의 보통은 달달함과 자극적인 맛 뭐 이런 것이라 생각하면 무난하게 그리고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이 집의 내공과 깊이를 기대하고 온 제게는 많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성게국도 나왔습니다. 미역에 성게를 넣어 끓인 국이네요. 성게알의 고소함은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하지만 이 메뉴 역시 정갈함이 강조될 뿐, 깊이가 사라지고 손맛이 실종된 듯한 느낌입니다. 역시, 제가 기대했던 것과 조금 달라서 그런 기분을 느끼는 걸까요? 그 부분을 제외하면 이메뉴도 평균이상의 맛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따로 주문한 해물뚝배기인데 함께 수저를 나눌 사이가 아닌 분이 주문한지라 맛은 보지 못했네요.^^
어쨌든 다 비웠구요. 후식으로 호박식혜를 주십니다. 전체적으로는 정갈하나 기대했던 시간에 배인 내공과 깊이는 왠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주인장님도 손님들 접대에 신경쓰고 일하시는 분들도 친철하고 메뉴에 대한 설명이나 아이들에 대한 배려도 좋았지만 가장 크게 기대한 부분에는 많이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이 집은 유명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도 단체로 몰려오는 듯 합니다. 장사하시는 분들 마음이야 그렇지 않으시겠지만 맛집을 찾아다니는 입장에서는 뭔가 아쉬운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요. 하지만 깔끔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평균이상의 맛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집은 추천할 만 합니다. 특히 어른들을 모시는 자리로는 나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말의 아쉬움을 남겨봅니다. |
출처: 칼을 벼리다. 원문보기 글쓴이: 민욱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