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의 창시자이자 불확정성의 원리로 잘 알려진 독일의 이론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1901~1976)의 <부분과 전체>는 20편의 대화록 형식으로 구성된 자서전이다. 19세 때 친구들과 가벼운 등산을 하면서 나눈 이야기 ‘원자론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해 60세가 넘어 막스 프랑크 물리학 및 천체물리학연구소에서 칼 폰 바이츠제커Carl von Weizsacker, 한스 페터 뒤르와 나눈 대화 ‘소립자와 플라톤 철학’으로 끝난다. 대화를 통해 하이젠베르크는 기계적 매커니즘을 비판하면서 인간적인 과학을 모색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과 함께 독일의 병기국에 소집돼 우라늄클럽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그는 이 책에서 당시의 고민을 털어놓고 있다. ‘선을 위해서는 원자탄을 만들어야 하고 악을 위해만들어서는 안 된다. 도대체 누가 선과 악을 결정하는가. 히틀러가 행하는 일을 악이라고 규정하기는 쉽다. 그렇다면 미국이 하는 일은 모두 선이란 말인가.’
31세 때 그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안겨준 불확정성의 원리는 ‘모든 자연현상은 일정한 법칙에 의해 확정돼 있다’는 기존의 물리학개념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획기적인 것. 간단히 설명하면 전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다만 확률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이론이다. 불학정성의 원리는 닐스 보어의 원자모형론과 함께 원자의 모양과 움직임을 근본적으로 설명하는 정론으로 평가받는다.
독일의 뷔르츠부르크에서 그리스어학자의 아들로 태어난 하이젠베르크는 막시밀리안 김나지움을 거쳐 뮌헨대에서 물릭학을 전공했다. 1927년 26세의 최연소로 라이프치히대 정교수가 됐고, 막스 프랑크 메달을 수상했으며 카이저 빌헬름 물리학연구소장, 알렉산더 폰 훔볼트 재단의 초대 총재를 지냈다. 저서로 <철학과 물리학의 만남> <현대물리학의 자연상> <현실의 질서> <입자, 인간, 자연에 대한 단상> 등이 있다. <부분과 전체>는 1985년 지식산업사에서 고려대 김용준 교수의 번역으로 국내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