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이 고난받은 이유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욥 42:5).
욥기서 1장 1절을 보면 욥에 대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스 땅에 욥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 계속해서 2절 이하를 보면 열자녀를 두었다는 것과 많은 소유물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그에게 아들 일곱과 딸 셋이 태어나니라 3.그의 소유물은 양이 칠천 마리요 낙타가 삼천 마리요 소가 오백 겨리요 암나귀가 오백 마리이며 종도 많이 있었으니 이 사람은 동방 사람 중에 가장 훌륭한 자라"
하지만 하루 아침에 열자녀가 죽고 소유물도 다 잃고 망했습니다. 몸까지 병이 들자 아내가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며 악담을 퍼부었습니다.
욥이 고난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욥의 친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죄 때문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욥의 고백에서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욥 42:5).
☞ 욥과 세 친구의 대화(4-31장)
욥기 4-31장까지는 욥이 세 친구와 대화하는 내용입니다. 세 친구가 욥에게 하는 말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같은 내용입니다.
▸첫째 친구 : 욥아! 잘 생각해 봐. 예로부터 죄 없이 망한 사람 있어? “생각하여 보라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 정직한 자의 끊어짐이 어디 있는가”(욥 4:7).
▸욥 : 아니야. 나 죄지은 것 하나도 없어.
▸둘째, 셋째 친구 :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너 죄 때문에 망한 거야.
☞ 엘리후의 등장(32-37장)
32-37장은 갑자기 엘리후가 등장해 혼자서 죽 이야기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것도 세 친구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역사 이래 죄 안 짓고 망한 사람 없어. 잘 생각해 봐”라는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 하나님이 욥에게 질문하다(38-41장)
38-41장은 하나님이 욥에게 질문하는 내용입니다. 질문은 창조와 섭리에 관한 내용입니다.
“야, 욥아 내가 너를 창조할 때 내 옆에서 구경했어? 내가 땅에 기초를 놓을 때 봤어?”라고 질문합니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욥 38:4).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욥이 없었으니 당연히 대답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41장까지 질문이 이어지다가, 42장에 와서 욥이 대답합니다.
“주께서는 못 하실 일이 없사오며 무슨 계획이든지 못 이루실 것이 없는 줄 아오니 무지한 말로 이치를 가리는 자가 누구니이까 나는 깨닫지도 못한 일을 말하였고 스스로 알 수도 없고 헤아리기도 어려운 일을 말하였나이다”(2, 3절).
하나님이 38장에서 41장까지 왜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하셨는지 알 수는 없지만, 추측은 가능합니다.
“욥아, 내 질문에 대답 못 하겠지? 창조와 섭리는 나만이 알 수 있고 피조물은 백 년이 가도 대답 못 할 질문이야. 내가 너에게 고난을 준 까닭도 백 년을 연구해도 몰라. 그런데 너희가 뭘 안다고 갑론을박하며 야단이야? 너에게 고난을 준 이유는 창조주인 나만이 알 수 있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38장에서 41장까지 질문은 창조와 섭리는 나 하나님만 알 수 있고 피조물은 알 수 없다. 내가 욥에게 준 고난의 의미도 나만 아는 비밀이고 너희는 모른다. 그런데 너희가 왜 야단이야? 이런 뜻에서 질문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욥이 대답합니다. “무지한 말로 이치를 가리는 자가 누구니이까(욥 42:3).” 즉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의인인 나에게 왜 고난을 주시는가하고 따지고 들었는데, 하나님의 질문을 받고 나니 내게 주신 고난의 이유는 사람은 백 년을 연구해도 알 수 없고 하나님만 아는 비밀인데, 이것을 모르고 공연히 까불었군요. 무지한 말로 하나님의 이치를 가리웠군요.”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나서 욥이 회개합니다.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재 가운데에서 회개하나이다”(42:6). 이 말씀을 보고 '욥도 죄가 있지 않느냐?' 라고 하지만 이것은 욥이 무슨 죄가 있어서 회개한다는 뜻이 아니라 무지한 말로 이치를 가린 것을 회개한다는 뜻입니다. *‘이치’ - ‘충고’, 권면, ‘계획’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하나님의 뜻’(표준 새번역)을 나타냄.
‘나에게 주신 고난의 뜻은 하나님만이 홀로 알 수 있고 인간은 백 년을 연구해도 모르는데, 이걸 안다고 따졌던 그 죄를 회개합니다.’라고 하면서,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5절)라고 욥이 고백한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해 귀로 듣는 정도로만 알고 있던 욥에게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체험시켜 욥의 신앙을 성장시키려는 하나님의 숨은 뜻이 있었던 것입니다.
히스기야가 죽을병에 걸렸다가 살아난 일이 있는데, 이 또한 유익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보옵소서 내게 큰 고통을 더하신 것은 내게 평안을 주려 하심이라 주께서 내 영혼을 사랑하사 멸망의 구덩이에서 건지셨고 내 모든 죄를 주의 등 뒤에 던지셨나이다”(사 38:17).
오늘날 우리에게 불어닥친 고난도 하나님에 대해 귀로만 듣던 자리에서 보는 자리로 한단계 더 성장시키시려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러므로 고난은 고통의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을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은혜의 시간임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본 글은 필자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재학시절 설교학 교수였던 박희천 목사(현 내수동 교회 원로)의 글에서 일부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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