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깨끗하던 공기가 갑자기 나빠졌는지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이라듯 뿌옇기만 하다.
그 원인이 중국발 스모그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그동안 선명하던 신내동이 오늘은 아예 보이지조차 않았다. (아래)
지난 여름 스페인 갈리시아에서 여름을 보낼 땐, 더위도 더위였지만 무엇보다도 깨끗한 공기가 좋았었는데,
이렇게 이웃 나라 때문에 피해를 보고 살아야 하는 우리의 운명도 참 기구한 것 같다.
주변이 맨 우리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나라들 뿐이니......
'미세 먼지'는 비단 외부 공기 뿐만은 아니다.
오늘도 또 하나의 ‘자화상 드로잉’을 해서 벽에 붙이고,
글 작업을 하려고 책상 PC에 앉았는데,
책상이고 PC 주변에 뿌옇게 쌓여 있는 먼지가 짜증스러웠다.
방 바닥이야 이래저래 청소를 하니까(쓸고 닦고) 그런대로 봐줄 만은 하지만, 같은 방이래도 이렇게 사각지대가 있는데, 이런 먼지들을 어떻게 청소를 해야 할지 난감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또 청소기 문제로도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나야 뭐,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사느라 진공청소기를 사용하기도 하고 또 없이 살기도 해왔는데, 여기 '내 자리'에 있던 청소기도 그냥 놔두고 다닐 수밖에 없다 보니, 그 사용했던 양에 비해 또 얼마 뒤에는 청소기 자체적으로 모터의 기능이 많이 저하되곤 해서 벌써 세 개 정도를 버릴 수밖에 없었는데,
최근에는 청소기 없이 살다 보니, 작품 위며 책상 위 등등 가구 위에 쌓인 먼지 처리가 영 곤란하지 않을 수 없다.
손바닥 만한 방이긴 해도, 그래도 속 시원하게 먼지를 제거한 상태로 지내보고 싶은데, 그러기가 요원하기만 하다.
더구나 요즘 내 생활이 쪼들리다 보니, 진공청소기 사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
허긴 어디 청소기뿐이랴?
집안에 있는 각종 가전제품마다 문제점 없는 게 없으니,
사실 나는 한동안은 전자제품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서, 전기 밥솥(압력 밥솥 포함)이나 전자렌지 등은 필요도 없다며 남들에게 줘버려서 그런 것 없이 살고 있는데,
살다 보니, 지금도 전자밥통 같은 건 필요없지만(나는 냄비 밥을 해 먹는다.) 전자렌지는 필요하기도 한데, 뭔가 데워먹으려 해도 없다 보니 일부러 냄비에 끓이거나 후라이팬에 구워 먹을 수밖에 없어서, 남들 준 걸 후회하면서도 그거 하나 장만하지 못하고 사는 실정인데,
가만 보니 여기 ‘내 자리’에 있는 가전제품 중 제대로 돌아가는 건, 냉장고 하나 뿐인 것 같다.
허긴, 그나마 그것도 작년인가 한 번 AS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TV도(평소에 나는 별로 TV를 보지 않는다.) 나는 여태까지 진공관을 사용하는 구닥다린데, 그 안테나가 그림을 세워놓은 캔버스 뒤에 있는데 짐정리 하는 와중에 콘센트에 꽂힌 게 뽑혔는지 화면이 말이 아닌데(그것만 아니라면 괜찮은 화면일 텐데) 그걸 다시 원위치해서 꼽을 일이 너무 끔찍해서(캔버스를 다 들춰내야 하니) 그냥 두고 보는 중이고,
세탁기도 너무 낡았는데, 누님네서 쓰다가 새 것으로 바꾸느라 나에게 넘어온 게 어느새 정말 20년은 돼 가는 것 같은데(왜냐면 내가 여기로 이사오면서 그 집 걸 가져왔는데,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어서), 이것 역시 물이 새서 사용할 때만 수도 꼭지를 틀어놓아야 하는 등 문제점이 있는 등(그렇지만 빨래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어서 다행이다.),
컴퓨터 등등(공교롭게도 컴퓨터 문제는 며칠 전에 얘길 했기 때문에 덧붙일 일 없지만).. 멀쩡한 게 거의 없다.
그러고 보니 어디 '전자 제품'만 그런가?
그 안에 사는 사람(나)도 맨날 문제투성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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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먼지' 얘기를 하다가 이상한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그만두겠다.
첫댓글 미세먼지는 평소에 관심을 갖지 않고 사는 편이었습니다.
마스크 하고 다니는 사람들 보면 '웬 호들갑!' 하곤 했는데
실제 집안 구석구석에 쌓인 먼지를 보면 장난이 아닙니다.
그렇지않아도 복잡한 인생, 신경 쓸 게 정말 많네요.
세월이 가면 가전제품도, 인간도, 또 다른 물건들도
낡고 망가지고 봄품 없어지는 것 아닌지요.
그래도 세월이 야속할 때도 있긴 해요.
가장 기본적일 수 있는 마시는 공기와 먹는 물이 깨끗한 곳에서 사는 것도,
이제는 '꿈'이 되는 건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