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9.28(일) 영남 알프스 일대의 11개 언덕길 180km구간에서 이루어진 힐클라이밍(언덕 넘기) 자전거 대회 참가 후기를 글과 사진으로 올립니다. 3년째 본 대회를 개최하고 계시는 "재미로 철인 클럽"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실력의 한계로 중간 60km 정도를 잘라먹고 대회를 마쳐야 해서 다음을 기약하는 답사기로 제목을 잡았습니다.
자세한 대회 소개는 재미로 철인 클럽의 게시글로 대신합니다.
http://cafe.daum.net/justfunironmanclub/jr0n/35
1. 대회 이모 저모
- 오늘도 부탁한다 : 힘든 대회가 될 것이기 때문에 7년 동안 나와 함께한 오랜 친구와 함께 합니다. 많은 낙차에서 날 보호하여 준 친구특별히 오늘은 그대와 함께 한다. 이 친구와 함께 하는 라이딩은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 샤방하게 : 해가 떨어지기 전까지 다시 볼 수 없는 샤방한 미소들, 고통이 뭔지 아시는 분들이지만 출발 전의 기분은 다 좋으신 모양이네요, 서로 배번도 달아주고,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고, 출발선에서 독사진도 찍고, 대회장님의 설명에 경청도 하고 좋습니다.
- 나를 따르라 : 첫 번째 고개 에덴밸리까지는 대열을 갖춰 서행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무리하면 안 됩니다.
- 아! 20 : 대회 구간 첫 업힐인 에덴벨리, 경사도 20, 결국 안장에서 날 끌어내린 무서운 숫자, 그렇지만 너의 숨찬 오르막도 올해가
끝장이구나 속절없이 등허리가 깎이고 있으니... 슝슝 돌아가는 저 풍차만 널 기억하겠구나...
- 와리가리 신공 : 에덴벨리처럼 잔인한 업힐에서 전문용어로 와리가리 신공(높은 경사도의 업힐에서 경사도를 낮추기 위해 지그재그로 운행하는 고난도 테크닉)을 시전하시는 내공 깊은 라이더들도 있다. 그런데, 나는 거꾸러 내려가고 있네... 한번 내린 자전거 다시 타기 힘드네요...
- 오뎅 카보로딩 : 오뎅으로 부족한 카보로딩... 밀양댐 첫 번째 포차입니다. 많은 애용 바랍니다. 이쁜 누님이 저랑 같은 수영장 다니세요...
- 아 701번 :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 생활차로 정상급 선수들도 댄싱치고 올라가는 에덴벨리를 안장에서 엉덩이도 안 떼고 차분한 표정으로 오르신다. 피나렐로가 야속하네요...
- 퍼지면 죽는다 : 그렇죠 맘이라도 그렇게 먹어야죠
- 도래결의 : 후미 4명은 이곳 도래재에서 운명을 같이 하기로 결의하였으나 그들이 끝까지 운명을 같이할 수 있을까?
- 여긴 보급소 아닌가요 : 충의의 예절의 고장 밀양에서 경주로 갑니다. 고개 정상마다 보급 주는 거 아닌가요? 내린 김에 사진 찍읍시다. 이곳에서 도래결의 4인방 중 검정 라이더는 아쉽게도 자기의 길을 가기로 합니다.
- 최후 2인 : 도래결의 4인 중 1명이 이곳에 추가로 핸들을 돌려서 가셨습니다. 남은 2명은 이곳 덕현삼거리에서 선두가 들어오면 라이딩을 다시 할 계획입니다. 밥버거도 먹고 체력을 비축하며 기다리니 슬슬 졸려 오네요...
- 아 에덴밸리! : 미국의 한 영부인이 브라질의 폭포 이과수를 보고 "아 불쌍한 나이아가라"라고 했다죠... 이곳 배내고개를 오르니 우리 동네 에덴밸리가 생각나네요... 에덴밸리가 앙칼진 여자라면 배내고개는 고약한 사내네요... 이곳을 지날 때 결국 도래결의 1인을 잃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307번 라이더님!
- 시~~원하다 : 선두조가 들어오고 다시 시작한 라이딩이라 라이딩간 간격이 넓네요... 배내고개를 지나고 나서는 라이더를 한명 밖에 못 봤네요... 밀양 얼음골 약수물 한 사발 하시지에...
- 이제 우리 동네 : 드디어 마지막 업힐을 넘고 있네요... 낙동강 수중섬도 보이고 찐한 꽃향기도 나네요... 이 맘때 라이딩에선 이 녀석의 냄새가 강하죠... 근데 꽃이름을 모르겠네요... 아시는 분요?
- 피니쉬는 완주자처럼 : 대회측에 죄송합니다만 비경쟁이라 골인은 멋있게 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리커버으리 : 307번 라이더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경의를 표합니다 : 701번 라이더님 오늘 라이딩이 뭔지 새로 배웠습니다. 존경합니다.
2. 대회 소감
이번 대회를 참가하면서 참 깔끔하게 정성껏 준비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안전사고 문제, 보급 등등 신경 쓸 게 많은데 앞으로 지역 체유계 발전을 고민하는 동호회 등에서 배울 점이 많았던 대회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회를 위해 애써준 분들과도 추억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3. 앞으로의 계획
도통 남편의 취미생활을 이해 못하는 아내와 라이딩을 하는 것이 장기적인 계획인데 이런 자전거 같이 타고 다니자면 좋아할까요?
* 중간에 잘라먹은 60km 구간은 조만간 접수하여 영알힐크라임 답사기 완성본을 남길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의리의 사나이 이신듯. 내년엔 멋지게 완주해보세요. 화이팅!!
와우 아주 재미나게 잘읽었습니다 역시 라이딩은 요런 재미가 있어야 제맛인듯 수고많으셨습니다^^
내년엔 더욱 재미날겁니다..
ㅋㅋ~ 머쉰~건님, 후미차에서 찍은 동영상 있습니다. 쪼매 기다려주세요. ^^
이번 대회 참가하신분중 제일 멋진 분..^^;;
글 쏨씨도 일품이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