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근대화 이전에 우리 조상들은 자연적인 맛과 향을 즐겼다. 색감과 맛을 만들어내는 조리 방법보다는 원재료의 색감과 맛을 최대한 살리는 조리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현대에 우리가 먹는 음식은 식품첨가물로 인공적인 맛과 색감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자연적인 맛보다 인공적인 맛이 나는 경우가 많다. 과자, 빵, 통조림 등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식품에는 식품첨가물이 들어있다.
그렇다면 식품 첨가물이란 무엇일까? 식품첨가물이란 식품의 제조, 가공 또는 보존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예를 들어, 발색제는 색이 있는 식품의 색을 강조하거나 먹음직스러워 보이도록 하는 물질로, 주로 햄 등의 육류 가공품에 사용된다. 예시로 CJ제일제당의 ‘the 건강한 직화구의햄’의 원재료명 및 함량 표시를 보면 이 햄은 초산나트륨, 타르색소, 이산화규소, 폴리인산나트륨, 피로인산나트륨, 질산나트륨 등을 함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 질산나트륨과 초산나트륨은 세균류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보존료이다. 이산화규소는 식품이 덩어리로 굳어지거나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는 고결 방지제이고, 폴리인산나트륨과 피로인산나트륨은 식품의 pH를 조절하는 산도조절제로 사용된다. 또 타르색소는 식품에 색을 추가하거나 원래의 색을 복원하는데 사용된다. 그렇다면 식품첨가물을 많이 먹어도 안전한가?
식품첨가물은 배출되거나 몸속에 축적된다. 몸에 축적된 여러 가지 화학물질이 섞이면서 독성을 가진 화학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에 식품첨가물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 첨가물로는 가공육류 속에 있는 아질산나트륨, MSG 등이 있다. 햄이나 소시지 등 육가공품의 분홍색을 내기 위해 아질산나트륨(발색제)을 많이 사용한다. 아질산나트륨이 첨가된 육류를 조리할 때 타거나 너무 익게 되면 발암 물질 중 하나인 니트로사민이 생성된다. 니트로사민을 생성하는 반응때문에 국제 암 연구 기관(IARC)에서는 아질산나트륨도 발암 물질로 지정했다.
화학조미료의 성분인 MSG는 버섯, 육류, 김, 토마토 등 자연식품의 일부분으로 존재하기도 한다. 그러나 식품 첨가물로 만들어진 화학조미료인 경우에는 부작용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MSG를 다량 섭취했을 때는 근육경직,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중국 음식에 MSG가 많이 사용되어 중국 음식을 먹고 난 후 위에서 언급한 근육경직,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많아 ‘중국음식점 증후군(Chinese restaurant syndrome)’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잼, 간장, 마가린, 절임류 등에 사용되는 솔빈산이 있다. 솔빈산이 들어간 잼과 아질산나트륨이 있는 햄을 같이 먹게 된다면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물질인 변이원성 물질이 생기기도 한다.
위에서 소개한 식품 첨가물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과 염려가 날로 높아져 가며 식품을 구매할 때 영양성분표시를 확인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식품 첨가물의 유해성에 대해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국제기구인 합동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에서는 어떤 물질을 매일 먹더라도 유해한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양을 1일 섭취 허용량으로 정해놓고 있다. 가공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식품첨가물의 양은 실제 1일 섭취허용량과 비교해봐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안심은 금물이다.
각 식품마다 1일 섭취 허용량을 준수하고 있으나, 실제로 우리가 생활하며 하루동안 먹는 음식은 여러 종류로 분화되어 있고 각각의 식품마다 어느정도의 식품첨가물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섭취허용량을 준수하고 있는 각각의 식품을 선택하더라도 하루동안 많은 양의 식품을 무분별하게 섭취하면 1일 섭취허용량을 초과하여 우리 몸에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많은 음식물 속의 다른 종류의 첨가물들이 만나 독성이 가중되는 ‘첨가물 칵테일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첨가물 칵테일 효과는 많은 종류의 첨가물을 섭취했을 때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이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켜 독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먹고 있는 합성비타민C와 탄산음료, 마가린, 마요네즈, 잼 등에 사용되는 안식향산 나트륨이 함께 혼합되는 경우에는 유독성 발암물질인 벤젠을 형성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식품을 섭취할 시 불가피하게 함께 섭취하게 되는 식품첨가물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공식품의 섭취를 피하는 수밖에 없는 것일까? 가공식품의 섭취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나 현실적으로 모든 식재료를 직접 길러서 먹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가공식품을 섭취할 때 최대한 식품첨가물 섭취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은 뭘까?
대부분의 식품첨가물은 수용성물질이라 물에 담궈놓거나 끓는 물에 데치면 희석되어 제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햄, 소시지, 베이컨등에 들어있는 아질산나트륨의 경우에 끓는 물에 데치거나 뜨거운 물에 헹굴 시 기존의 식품첨가물 섭취량의 대부분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착색제와 산도조절제가 들어있는 맛살, 기포를 제거하는데 사용되는 소포제, 살균제등이 들어있는 두부, 사카린나트륨이 들어있는 단무지와 같은 경우에는 물로 헹군 다음 찬물에 담가놓을 시 대부분의 식품첨가물이 희석되어 제거된다.
앞서 보았던 여러가지 위험성이 있더라도 다양한 식품들에 사용되고 있는 식품첨가물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대신 우리의 건강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는 식품첨가물의 위험성을 항상 인지하고, 식품첨가물도 자연식품처럼 건강하게 섭취하기 위해 물로 헹궈먹거나 끓는 물에 데치는 등 식품첨가물의 섭취량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