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5일 월요일
여행 엿새째.
아침 5시 조금 넘어 일어났다.
어제저녁 러닝머신 운동을 한 탓인지 여느 날보다 잠을 더 잘 잔 듯했다. 몸과 마음이 상쾌했다.
창밖을 보니 황량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고, 191번 고속도로로 차량들이 달리고 있었다.
어제저녁에 빨아 널은 옷과 양말을 만져보니 보송보송 잘 말라 있었다. 기분이 더 상쾌해졌다.
카톡을 열어보니 스승의날이라고 축하 메시지들이 와 있었다. 하나하나 답장을 보냈다. 고마운 제자들과 선생님들….
어제 가이드가 나눠준 컵라면과 햇반으로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했다. 커피도 내려서 한 잔 맛있게 마셨다.
아침식사 후, 8시 30분에 숙소를 떠나 191번 고속도로를 따라 아치스 국립공원(Arches National Park, 1,370m)으로 이동하였다. 중간에 콜로라도강을 건넜다. 어젯밤에 지인이 보내주신 '콜로라도의 달밤'을 귀에 대고 살며시 나 혼자 들었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콜로라도강 인근 310제곱킬로미터의 넓은 면적인 공원이며, 2,000개 이상의 천연교(arch)가 존재한다고 한다. 지금도 새로운 아치가 발견된다고 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모래바람이 만들어 낸 자연의 걸작품들…. 인간처럼 수명이 있어 붕괴되기도 하고 새로 생성되기도 한다고 한다. 인간과 자연...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매표소를 지나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서서도 30분을 차로 달려 주차장에 도착했다. 지나는 길 주변의 풍광이 모두 절경이었다.
어퍼 델리케이트 뷰 포인트 트레일을 40분간 하였고, 이어서 윈도우즈 루프 트레일을 1시간 30분간 하였다.
노스 윈도우, 사우스 윈도우, 터릿(Turret, 미사일 발사대) 아치, 더블 아치를 차례로 감상하며 걸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절경이었다. 멀리 로키산맥 필레산에 하얗게 쌓인 눈이 아치들의 풍경을 더 멋지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점심은 태국식당에서 똠얌꿍, 쏨땀, 카우팟을 선택해서 먹었다. 좀 짜긴 했지만 맛이 괜찮았다.
다시 아치스 국립공원 데블스 가든(악마의 정원) 주차장으로 가서 랜드스케이프 아치 트레일을 1시간 정도 했다. 같은 국립공원이지만, 오전의 풍광과는 달랐다.
방문자 센터에 들러 공원 기념관과 기념품 가게를 둘러봤다.
191번, 313번 도로를 지나 데드 호스 포인트(Dead Horse Point) 주립공원으로 가서, 캐년 랜즈 국립공원을 조망하였다. 하늘 위의 섬(Island in the Sky)에서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캐년 랜즈를 감상하였다. 오랜 세월에 걸쳐 그린리버강이 만들어낸 계곡들, 그리고 멀리 필레산의 설경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하고 있었다.
191번, 70번 고속도로를 지나 그린리버로 1시간 정도 이동하였다. 도로 옆 경치가 모두 멋졌다.
미국요리 전문 식당인 타마리스크(Tamarisk) 레스토랑에서 사우스 샐러드를 선택해서 먹었다. 호텔식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사는 두세 가지 메뉴를 사전에 가이드가 제시하고 각자 취향에 맞게 선탁한 후 미리 주문해 놓는 방식이다. 콜로라도강 지류인 그린(Green)강 바로 옆에 자리잡은 식당이었는데, 음식 맛이 아주 좋았고 도도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식사하는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최근 내린 비와 고산 지대에서 눈이 녹아내린 물로 강물은 크게 불어나 있었다.
숙소인 홀리데이 호텔(Holiday Inn Express & Suites Green River)로 가서 짐을 풀었다.
밖으로 나와 산책을 조금 하다가 일몰을 감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