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작품발제:박미정
작가발제:박미정
모인 사람:박미정,박동주,김정숙,이영주,정혜안,김세화
박영미,박소영,윤조온,박지은,임진지.
[작가발제 개요]
박기범(1973~)
1.글쓰는 사람 박기범
90년대 사실주의 계보를 이어가는 그는 창작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학생때 고민한 것들을 실천하는 장으로 어린이 문학을 선택했어요.
어린이의 눈에 비친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2.실천운동가 박기범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작가가 아니고,자신의 양심대로 움직이는 실천가입니다.
한글학교 교사를 하고,장애아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미국-이라크 전쟁이 일어난 뒤로는 우리 자신들이 파병국의 국민임을 알고 깨어있자고
외치며 '어린이와 평화팀'을 하면서 반전평화운동을 하고 계십니다.
3.지은 책
<문제아>,<또야 너구리의 심부름>,<새끼개>,<어미개>,<엄마와 나>,<어린이와 평화>
[작품발제 개요]
열편의 동화속 아이들은 작가가 꾸며낸 아이도,멀리서 바라본 아이도 아닌
박기범 작가 자신이고 공부방에서 장애우 시설에서 부대끼며 함께 울고 웃고 고민하고
사랑을 나눈 바로 그 아이들이고 그의 산 경험인 것이다.
그 아이들 입에서 나온 소재란 산업재해,IMF정리해고,결손가정,일학군의 병폐,
주변인이 만든 문제아,촌지,산동네 철거,노숙자,축산파동,소떼방북,분신자살 투쟁,
병들어 버려진 애완견.. 어쩜 강건너 불보기처럼 덮어두려했고 기성 작가들마저 다루기
꺼려했던 문제들을 일인칭 화법과 일기체 형식으로 진솔하게 풀어 놓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독자들에게 답을 이끌고 있다.
작가는 같이 약속하자 한다.
바르게 살려고 착하고 씩씩한 사람 닮아가려고 그럴려고 노력하자고.
작은 목소리로 나는 대답한다.'네.노력할께요.!'우리 아이들도 약속 해주길 바란다.
[작품에 대한 생각]
(박동주)
그림을 보면서 '야가 문제안가?'라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처음 제목만 보고는 장편인 줄 알았다가 읽으면서 단편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아이들이 환상세계의 아이들이 아니라 현실속얘기의 아이들이어서
더욱더 깊이 가슴에 와닿네요.
문제아를 볼때 그 시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며칠전 초등학교3,4학년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데 가서 뭔가를
얘기해주고 싶었지만 눈이 마추친 아이들은 '그게 아닌데.'하는 표정으로 조심스러워하며
도망가더라구요.그리고 얼마전에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아이들을 보고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저 아줌마 뭐야'하며 쏘듯이 대들며 어떻게 할까하고 무서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어쩜 내가 신경과 관심을 가지고 하는 말들이 그런 아이들에겐 더 안좋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정숙)
<문제아>를 읽으면서 문제아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문제아도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지금까지 공부해온 책들은 어른들의 시각이 개입되었는데
이번 작품은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고 쓴 것이 참 좋았습니다.
(이영주)
이 책은 제가 여러 선생님들께 선물한 책입니다.
드리면서 '제발 '문제아'를 만들지 말아 달라'는 속마음을 담아서 말이지요.
아이들이 뭔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때는 반드시 그'이유'를 한번만이라도 물어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은 어른들에 대해서 반항심이 생기고 분노가 솟구칩니다.
이건 제가 실제로 겪었던 일인데요.
문제아를 잘 품어주시는 여자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근데 어느날 공부 잘 하는 아이와 문제아가 싸움이 났습니다.
전후 사정도 모르던 교장 선생님은 문제아를 막무가내로 혼내셨고
문제아를 아껴주셨던 여선생님마저도 "내가 널 얼마나 믿었는데~왜 그랬어?"
하면 아이에 대한 큰 실망을 드러내셨죠.
아이는 정학을 당하고 그 뒤에 이어진 불량한 행동으로 퇴학을 그리고는 자살을 했습니다.
나중에서야 다른 친구가 여자선생님을 찾아가 전후사정을 얘기했지만 그땐 이미 늦었죠.
멋스럽게 관심 가졌다가 오히려 더 큰 상처를 키울 수도 있습니다.
가장 믿었던 사람으로 부터의 배신으로 그 아이는 죽음을 결정한거죠.
그리고 <독후감 숙제>를 읽고서는 책이 없어 독후감을 못 쓰는 아이를 보면서 안타까웠습니다.
(정혜안)
어제 컵라면 두개를 삶아 아이들이 먹을라고 있었는데요.
뚜껑을 덮어놔야 하는데 4살 둘째가 그 새를 못 기다리고 뚜껑을 열더라구요.
그 모습을 보고 돌아보니 그 사이 큰애 컵라면 뚜껑도 열려있는거예요.
그래서 두번째거는 큰 애가 했는 줄 알고 물어보지도 않고 막 혼을 냈는데.
알고보니 둘째가 했는 거더라구요.
영주씨 얘길 들어보니 그 참 어제 일이 생각나네요.
저는 <손가락 무덤>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났습니다.
뭔가 모르게 자신이 없고,부모님을 부끄러워 하던 철없는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자라면서 그래도 우리 부모님은 "정말 열심히 살아 가시는 구나."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 '아빠는 떳떳하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퍽이나 공감이 갔습니다.
젊었을때 손가락이 잘려나간 우리 아버지.또 병석에 오랫동안 누워 계시다가 얼마전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가 생각이 나면서 이 글을 보고 많이 공감했습니다.
(김세화)
이 책을 읽고 느낀 제 감정은 '부끄러움'이었습니다.
제 친구들과 이웃이 이렇게 힘든 삶을 살고 있을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내 자신이
정말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뭐 거창한 실천이 아니더라도 우리 생활에서 작은 실천 하나가 세상을 바꾸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전학>에서 '우리 엄마는 아직 모르는 게 있다...마음이 쫄아들어 있으면 아무리 좋은
걸 차지해 봤자 하나도 좋지 않다'라는 구절이 참으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쫄지 않고 당당한 마음으로 산다는게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얼마나 중요한건지.
남이 나를 바라보는 행복을 찾지 말고 진정 내가 나를 바라보는 행복을 찾아가는게
얼마나 풍요로운 삶인지.
사실 저는 '내가 남보다 못살면 어떻게 하지?'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님이 거의 치매에 가깝게 편찮으시고 부터는 여러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내가 남들보다 너무 잘 살면 어떻게 하지?'하는 용기있는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네요.
그리고 여기<김미선 선생님>을 읽으면서 이런 선생님이 많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이렇게 장난도 받아주고 잘 놀아주는 선생님이 계셨는것 같은데..
근데 그 분들은 갑자기 자기 기분이 나빠지면 괴물로 바뀌는 특징들이 있었던것 같네요.^^
(박영미)
저는 <전학>을 읽으면서 전학을 가는 아이가 누군지도 모르는 선생님을 보면서
그 아이의 슬픔과 고통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것 같았습니다.
초등학교1년만이라도 행복한 맘을 가질수 있었다는것,그리고 5년안에 그런 생활이
끝났다는게 다행스럽게 느껴지네요.
그리고 <문제아>를 보면서 팔씨름도 못하고 닭싸움도 못하고 깡 마른 아이가
힘세고 싸움 잘하는 아이로 인식되면서 도저히 예전의 '나'로 되돌아갈 수 없는것이
안타까웠습니다.신문배달이나 우유배달을 하면서 생계를 위해 돈벌이를 하는 아이의
행동은 높이 사지 않는 것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5학년 선생님이 자세히 일러주는 덕택으로 6학년이 되어서도 어떤 학교생활이 될련지
상상이 되네요.<김미선 선생님>을 읽고는 얼마전 있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유치원 생일잔치를 하고 아이가 선생님께 떡을 주자 선생님은 "왜 더러운 손으로
떡을 주느냐?"며 핀잔만 주고 그 아이의 진실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죠.
아이가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 아이에 대한 평가가 다른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박소영)
처음 제목을 접하고는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가 아닐까하고
생각했습니다.근데 책을 읽어보니 이 아이는 전혀 문제아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웃에 맞벌이로 늘 바쁜 엄마가 있었는데요.
이 엄마는 "나는 자만 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미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어요.
그래서 그 아이를 저희 집에 델고 와서 우리 아이도 외동이다 보니 형처럼 잘 놀아보라고
자주 오라 했죠.근데 그 아이와 놀고 부터 우리 아이에게서 이상한 말-졸라...기타등등-
이 튀어나오더라구요.그 아이는 뻔치가 좋았는데 이제 그 아이가 나타나면 슬슬 겁이
나기 시작했죠.사실 이해해야지 하는 맘에 앞서 경계하는 맘이 먼저 생기더라구요.
(박지은)
박기범 작가가 이 나이에 이런 생각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 '눈'이 있다는게 대단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 사람은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실천을 함께 병행할 수 있는 사람.
가난한 삶을 옆에 두고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함께 생각해본 주제]
부모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들고 아이가 바르게 자랄 수 있는 한 방법으로
부모와 자식간 '지속적인 대화'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그 관계가 유지되기 어려워 보인다. 물론 노력도 해야하지만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박소영)
시간적으로 아이와 전혀 대화 할 수 없는 부모들도 사실 많이 있어요.
(이영주)
기본적으로 문제아는 있어요.
항상 그 뒤에는 울분과 분노가 쌓여 그렇게 문제아가 되는 겁니다.
학부모교실이나 주변을 보면 부모는 생계때문에 저녁 늦게까지 일하고
그 동안 혼자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런 엄마들에게 "네 자식이잖아.네가 좀 잘 해야 되잖아."하며 질타할것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도와줘야 합니다.우리회 이런 동화모임 어머니들이나 기타 다른 단체들
이 그런 일을 해야 하는 겁니다.
사실 저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고 저와 아이들이랑 함께 지내며 추억을 쌓고
있어요.아이가 1학년이 될 때 나도 1학년이 되는 겁니다.
아이가 생각하는 주제를 항상 저도 함께 생각하고 있는 거죠.
저는 아이의 몸상태나 생활계획표에 따라 제가 여러 일들을 정합니다.
아이가 빈 시간이면 저도 시간을 비워 두어 늘 함께 지내는 겁니다.
그리고 아이에겐 또래집단이 필요하며 우리 아이가 소속된 그룹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아이의 네트워크가 되는 겁니다.
(윤조온)
바쁜 엄마들이 아이들이랑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엄마가 그것을 감당 못하는 시기도 있구요.
그럴땐 아이가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야 합니다.
자기표현이 서툰 아이들이 그래도 자기를 표현하는 방식이 혼자하는 예술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누군가와 교감할 수 있도록 사람을 찾아봐야 합니다.
그것이 종교일 수도 있고,여러 동아리나 단체일 수도 있습니다.
(임진지)
주변에 아이에게 굉장한 애정과 관심으로 키운 엄마가 있는데요.
두 아들 모두 학벌이나 사회적 지위 모두 좋았지만 그것이 결코 행복한 모습일까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이 엄마는 자기 가치관에 갖혀서 아이들이 헤매는 시간마저도
아까워하며 아이들이 무엇을 찾기 전에 엄마가 스스로 찾은 청사진만 제시했죠.
(윤조온)
아이들도 우리가 그렇게 커온 것처럼 겪을 것은 다 겪어야 합니다.
실패를 통해서 얻은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되는 것입니다.
비록 부모로서 안타깝고 답답할때도 있지만 반드시 지켜만 볼때가 있는 거죠.
(이영주)
아이와 뭔가를 함께 할 때는 반드시 일대일로 해야 합니다.
형제들이 함께 부모와 있을 때는 자기들이 부모와 함께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더군요.
자기가 얼마나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알려면 반드시 아이 하나만 델고 해야 하죠.
그리고 학교일을 할때도 두 아이 반을 모두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올해는 너!다음해는 너!라고 정해두고 하는 것이 훨 좋습니다.
아이가 어려서 자기말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할 때 저는 이렇게 했습니다.
아이가 엉터리 문장으로 주절주절 얘기하면 "아~...그렇게 했다구."하며
완성된 문장을 제가 다시 한번 말해 주었죠.
(임진지)
저는 저녁에 아이랑 목욕하면서 많은 얘기를 합니다.
무엇을 했어라고 묻기보담 누구랑 놀았어라고 묻죠.
이렇게 얘기하고 나면 아이랑 더 친해진 것 같고 한결 뿌듯해집니다.
저는 아이를 유아교육기관이나 시설에 보낼 때 자기소개서란을 자세히 씁니다.
저의 교육관과 우리 아이의 장점을 엄청 길게 써서 보내죠.
그러면서 약간은 별난 엄마 티를 내죠.^^
(윤조온)
이호철 선생님의 <살아 있는 교실>을 보면 그런 장면이 나옵니다.
'어젠 뭐 먹었어?'하며 아이들의 손톱을 깎아주며 친밀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거죠.
아이가 '엄마는 더 앞서가~','엄마 그만해~'라고 느끼고 있다면
힘들지만 그만두는것이 훨씬 낫죠.
*********끝****************
많은 자료와 책을 읽고 준비하신 박미정씨께
정말 수고하셨다는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기록 후기)
한사람 한사람 말이 너무나 소중하고 값진 거여서
요약정리를 하지 않고 될 수 있으면 그대로 기록했습니다.
혹 말씀하신 얘기와 다르거나 뉘앙스가 맞지 않는다면 바로 댓글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세화씨 엄청 수고하셨네요. 읽으면서 그 자리에 있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꼼꼼하게 기록하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화이팅.
역시 세화씨 군요!! 이 글꾼은 어떡하라고..T.T 혹시 귀에 녹음기 달렸죠^^*
아주~좋군요... 나눈 이야기를 요약하는 것도 나름대로 좋지만, 할 수만 있으면 이 방법도 괜찮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