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에 어머니께서 사두신 청소도구 입니다.
욕탕 옆에 두고 욕탕을 닦는데 쓰다가 욕탕이 없어지면서 구석에 보관되어 오던 것입니다.
눈이 붙어 있었을 때에는 너무 귀여워서 장식품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이것을 처분할까 망설이면서 재미있는 정리정돈의 흐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에너지의 흐름처럼 정리정돈에는 수납의 흐름이 있습니다.
흔히 동선을 정하면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용도변경도 그 흐름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청소도구는 어느 순간부터 쓰임의 의미보다는 기억의 의미로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즉 이렇게 예쁜 것을 좋아하시며 사 놓으신 어머니의 마음을 기억하는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즉 아직 유품은 아니나 기념품 정도의 역활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럼 부등호도 그렇게 되었을까..
깨끗한 것을 유난히도 좋아하시던 어머니의 청소도구 중에서 과연 저것이 기념품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내가 좋아하는 플라스틱 용품으로 같이 구입한 것이라는 사실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은 아닐까..
어머니는 별로 쓰신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항상 쓰곤 했지요.
부등호가 사용품<기념품 으로 설정되고
나>어머니 로 정해지자
망설임의 시간이 줄었습니다.
그래, 처분하자..
아직도 아쉽지만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입니다.
내가 쓴 안경이나 확대경으로 해석한 것은 언제나 본인확인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많은 선함가운데 상대에게도 부등호가 있음을 인정하고 상대가 지키고 싶었던 큰 선함을 붙들어 주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결점의 부등호로 내 마음에 그것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에라도 말입니다.
부등호를 활용하면 관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