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에서 만난 시골 인심 가득한 산장부부 이야기 경상북도 북단 춘양과 강원도 영월이 접하는 백두대간 고갯길 도래기재 인근에 우구치휴게소가 있는데 휴게소를 운영하시는 젊은 부부의 정겨운 시골인심 이야기를 적어본다 아침 6시10분 고치령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눈길 26.3km를 11시간 10분 걸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오늘의 목적지 도래기재에 도착하여 예약해 둔 민박집(ㄷ산장)에 전화를 한다 아저씨는 안계시다며 여주인장인 듯한 아주머니가 웬 일이냐 묻는다 오늘 숙박 예약한 대간 산행꾼이라니 어라 오늘 손님이 차서 방이 없단다 황당하고 낭패다 민박집 주인에게 원망의 생각도 들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떼써서 될 일이 아니다 계약금 보낸 것도 아니다 심호흡 한 번 크게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민박 안내판(우구치휴게소)이 있어 예약했던 민박집 전화번호와 비교해보니 전화번호가 틀린 다른 집이다 얼른 우구치휴게소에 전화하니 여자분이 받으며 몇 사람이냐고 묻는다 한 사람이라 미안한 생각으로 작은 소리로 대답하니 차를 곧 보내 주겠다 시원스레 대답한다 구세주 만난 기분이다 몸에 땀이 식어가 추워오는 걸 그 때서야 느껴진다 조금 기다리니 미쓰인 듯한 젊은 미인 아줌마가 큰 차를 몰고 나타난다 나중에 알고보니 애기가 셋이란다 그 차를 타고 영월 쪽으로 내려가니 산뜻한 목조 휴게소에 차를 세운다 방문을 여니 내부까지도 목조집이다 더운 물도 콸콸 편의점도 있고 식당도 겸하니 아침도 부탁하면 따뜻한 밥도 해결될 듯 운전하여 직접 한 사람도 택배해 준 착해 보이고 세련된 젊어뵈는 여사장님 “많이도 감사하네요”하고 나 혼잣말로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따뜻한 물로 샤워한 후 식당에서 식사도 주문한다 돼지고기김치찌개가 6000원인데 10,000원 어치해 주세요 큼직한 뚝배기에 나온 김치찌개에 돼지고기도 듬뿍이다 밥도 한 공기 추가하여 점심에 부족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소주 한 잔 생각나지만 내일도 태백산을 넘는 눈길 24.4km의 강행군이라 스스로 자제한다 식사 후 내일 일정이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미안하지만 새벽 5시 반에 산행이 시작되도록 부탁드린다 그러러면 5시에 밥먹고 5시 10분에는 집을 나서야한다 내가 생각해도 체면없는 사람이다 젊은 주인 여사장님 흔쾌히 수락한다 참 복 많이 받으실 마음 착한 여자분이네 하며 미안하기도 하지만 너무나 고맙다 그런데 요금계산을 부탁하니 세상에 ... 저녁과 아침 식사비 그리고 숙박비 거기에 2번의 왕복택배료가 32,000원이란다 계산을 잘못한 듯하여 되물어보니 방값 20,000원과 식사비 2끼 12,000원 만 받는단다 우선 방값 20,000원은 여태 누추한 방들도 한결같이 30,000 - 40,000원 또는 그 이상이었는데 이런 깔끔한 목조집이 20,000원이라니 겨울이라 난방도 해야 하는데 가격이 이해가 안간다 식사비도 내가 10,000원 짜릴 시켰는데 추가 주문한 밥 한 공기 값도 제외하고 원래 값 6,000원 만 받는다하고 자동차로 오늘 도래기재까지 마중나와 주고 내일 그 이른 새벽 시간 태워주는 택배비 까지도 전부 서비스란다 나중에 지도로 거리를 확인해보니 5-6km 거리다 거리로 따져 택시 요금 만도 왕복 요금으로 최저 1만원으로 내일 아침 왕복 요금 까지 최저 20,000원 이상으로 주인장께서 부르는게 값일텐데 아니 세상에 내 요사이 민심 고약한 것은 겪었어도 근래 이런 소박한 인심은 참으로 오랜만에 겪어보는 훈훈한 시골 인심의 경험이다 누차 사양하는 뿌리침을 제치고 약간 넉넉히 계산해 드리니 말과 행동에 고마워하는 마음이 묻어난다 세상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 예약한 집에 계획대로 같으면 이런 정 못 느꼈을 텐데 여행의 묘미를 이른 아침과 저녁에 두 번이나 맞이한 행복한 하루다 내일도 강행군을 해야 할 고단한 몸이라 새벽 3:30에 알람을 세팅하고 일찍 잠을 청해본다 다음 날 알람 소리가 요란하여 얼른 눈을 뜨고 일어난다 시계를 보니 3:30분이다 생각보다 덜 피곤하고 도리어 개운한 기분이 든다 좋은 공기 덕분이다 산행하며 산장에서 자고 일어나면서 항상 느끼는 생각이다 그리고 산행 중에는 배고픔을 느낀 적이 별로 없다 평소보다 덜 먹는데도 그렇다 어제 저녁 펼쳐놓은 짐을 대충 꾸리고 아침 준비운동 겸 요가운동을 한 시간 쯤한다 새벽 5시 주인장 아주머니에게 전화 하기로한 시간되어 전화로 깨우려하니 너무 이른 시간인지라 여간 미안하지가 않다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건다 주인장 아저씨가 받더니 아주머니를 깨워 건네준다 나 한 사람 때문에 부부가 모두 잠을 설치는 셈이다 또 한 번 더 미안한 마음과 착한 부부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따뜻한 미역국과 정갈한 밑반찬을 아침으로 듬뿍 먹고 물을 마시려니 주인장 아저씨가 어제 채취해 온 고로쇠물이 있다고 권하여 한 잔 가득 마신다 거기다 물병에 고로쇠물도 채워가란다 나는“아니에요”하고 사양하고 얼른 차를 타러 밖으로 나온다 도시에 없는 훈훈한 인정의 끝은 어데까지인가 ? 어둠이 짙은 이른 새벽 주인장 아저씨께서 손수 운전해 준 차를 타고 어제 내려온 오늘의 들머라 고치령에 내린다 주인장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주인장께서도 걱정어린 소리로 눈길에 조심하여 산행하시란다 참으로 고마운 주인장 부부시다 "주인장 부부 ! 사업도 잘 되시고 좋은 일도 많으세요" 마음속으로 기원드린다 밖은 아직도 어둠속이고 차도 전혀 다니지 않는다 날씨도 매우 쌀쌀하고 을씨년스럽다 늦겨울 차가운 밤길을 비추는 가로등불 아래서 아이젠과 스페쉬를 장착한다 우구치휴게소에서의 훈훈한 정을 가슴에 듬뿍담고 오늘의 목적지 태백산 넘어 화방재를 향하여 새벽의 희미한 눈길을 더듬으며 대간길 산속으로 빠져든다 관련산행기 :http://cafe.daum.net/byunkh77/n3c4/17 우구치휴게소 휴대폰 번호변경 : 010-8596-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