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이상한 아빠'를 주제로 한
세 편의 중편을 모은 책 한 권을 준비하고 있다.
전직 조폭인 아빠,
사장이었다 부도가 나 감옥에 간 아빠,
그리고 전업주부가 된 아빠이다.
너무 벅찬 케릭터이기에 남감할 때가 많다.
각 편당 80매 정도로 세 편 거의 완성됐다.
마지막 편 60매 정도에 막혀 어떻게 세 이야기의
주제를 다 아우를 수 있는 끝맺음을 할까 고민이 돼
끙끙 앓고 있다.
이 즈음에 만난 동화가 바로 <아빠가 집에 있어요>이다.
열 살 난 여자 아이가 갑자기 아빠의 실직을 맞는다.
바빠서 얼굴도 잘 못 본 아빠를 이제 매일 만난다.
아니, 학교 간 시간 빼고 거의 매일 같이 있는다.
고정된 성 역할에서 오는 아이의 갈등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아빠의 모습을 통해 해소된다.
아울러 '실업'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아이의 눈으로 소화시키는 기발함을 볼 수 있다.
글을 쓰다보면 내공이 부족해 가슴을 칠 때가 많다.
특히, 화자의 내면의 무늬를 드러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그만큼 작가와 화자의 내면적 합치가 되지 않아
그러기도 하겠고, 공부가 덜 돼 표현해내지 못한 글발 탓도 있겠다.
그런데 이 작품은 열살 아이의 내면의 모습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다.
읽으면서 '아, 내가 저 애라면 나도 그런 생각을 하겠다!'라는
감탄을 절로 쏟아내기도 했다.
글을 쓸 때 잘 안 풀리거든
일단 그 상태에서 접고 무작정 다른 책들을 집어들고 읽는데
이번엔 운 좋게 막힌 실마리를 풀어줄 책을 만난 거다.
참, 고맙다.
첫댓글 좋은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