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텐트와 돗자리, 이런저런 먹거리들을 챙겨 집 근교 산으로 향합니다. 오전 9시 30분,커다란 느티나무가 우뚝 서있는 산 아래 주차장은 이미 차 댈 곳이 거의 없습니다.
앞차가 빠지기를 기다리다 겨우 주차를 하곤 계양산 솔밭길로 오릅니다. 고작해야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곳이라 찾는 이가 많습니다. 키가 크고 곧게 자라는 소나무 아래 괜찮다 싶은 곳에 돗자리를 폅니다. 산비둘기들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나뭇가지 위에서 깃털고르기를 하고 때론 구우구우구우구 울며 고개를 연신 끄덕이는 춤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는 중에 저는 수건과 물티슈로 즉석 북을 만들어 가져간 간이탁자 위에 올려놓고 드럼 악보를 꺼내 펼치곤 드럼 연습을 합니다.
시원한 묵사발, 족발, 체리, 유과, 식혜를 수시로 먹습니다. 가져간 애플수박은 먹을 엄두를 못내 도로 가져왔습니다. 콩국물은 소금이 없어 못먹었지요. 동행한 지인이 김밥 산다고 해 그런줄 알았는데 김밥 집 문이 닫혀 못사 밥을 못 먹으니 무얼 먹어도 왠지 허전합니다. 밥을 먹어야 뭘 먹은 것 같은 저인지라 더욱 더.
나뭇잎들이 살랑살랑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누워 바라보다 청솔모의 묘기에 눈길을 주다가 낮잠에 듭니다. 혼자 와 막걸리를 마시는 사람, 연신 떠들어대는 중년 여인네, 둘이 와 다정한 대화를 나누는 연인들, 등산복을 차려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 예닐곱 명 아이들을 데려와 나무 기둥에 줄을 묶고 즉석 줄타기 요령을 알려주는 여인, 계곡 물에서 물장난을 치는 아이들과 잠자리 채를 들고 나비며 잠자리를 잡으러 다니는 아이들 등 많은 이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휴식을 취합니다.
어제 하루를 도시 속 산, 솔밭에서 보내고 돌아와 오늘은 조용히 휴식 하는 중입니다. 나이들어서는 어디 크게 아프지 않은게 감사할 일이라는데...감사할 일이 참 많습니다.
미소퀸의 수다였습니다~^^♡
첫댓글 내가 자연이 되고 자연이 내가 되고...
미소퀸님의 일상이었습니다.~
그러게요. 자연 속에서 휴식과 평안을 찾네요. 점점 더요~~
솔밭을 보고 있노라니 솔향기가 납니다.
코를 킁킁거리지 않아도 솔밭에 가면 솔향기가 나듯이
사람에게서는 사람냄새가 나야 하는데 요새는
사람냄새 나는 사람을 보기가 힘듭니다.
미소퀸님의 수다를 읽으면서 나는 사람냄새를 맡습니다.
그래서 미소퀸님이 사랑스럽습니다.
과찬에 홍당무가 되었습니다. 별님 칭찬 덕분에 기분 좋은 시간 보내게 되어 감사해요. 오늘도 힘차게, 건강 챙기며 보내셔요~